왜 지금, 모든 사람이 AI로 나만의 도구를 만들어야 하는가
2026년 2월, AI 스타트업 OthersideAI의 CEO Matt Shumer가 X(구 트위터)에 올린 글 하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Something Big Is Happening."
조회수 8,500만. Fortune 특집 기사, CNBC 출연, 위키피디아 별도 항목까지. 찬사와 비판이 동시에 쏟아졌다. Forbes는 유료 AI 구독을 권하는 세일즈 피치 같다고 꼬집었고, The Guardian은 과거 과대광고 이력을 들어 신뢰도에 물음표를 붙였다.
논쟁의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그러나 찬반 양측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 딱 하나 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미 뒤처지고 있다는 것.
Shumer 본인도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글의 요지는 공포 조장이 아니라, "지금 당장 AI를 실험하고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나는 그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동시에 답답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AI를 쓰고 있다. ChatGPT에 질문을 던지고, Claude로 문서를 정리하고, Loveable으로 웹 서비스를 만들어 본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결과물의 품질은 들쭉날쭉하다. 온라인에 올라오는 시연 영상은 마법 같은데, 직접 해보면 5분 만에 무너진다. 인내를 가지고 몇 시간 또는 몇 일 노력해 보지만 결과는 만족 스럽지 못 할때가 많다,
AI를 "쓰는 것"과 AI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큰 간극이 존재한다.
그 간극의 원인은 도구가 아니다. 체계적인 사고 틀의 부재다.
유튜브 강좌, 블로그 글, X 스레드 — 정보는 넘쳐난다. 그러나 제각각 좁은 단면만 다룬다. 여기서 프롬프트 요령, 저기서 코딩 시연. 전체를 꿰뚫는 사고 체계는 어디에도 없다.
AI 개발 가이드는 바로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설계도다.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업계에서는 한층 더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2024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SaaS is dead"**를 선언한다. AI 에이전트가 기존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이라는 논지였다.
그리고 현실이 뒤따랐다.
2026년 2월 첫째 주, SaaS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다. 불과 7일 만에 소프트웨어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Forrester는 이를 "SaaS-pocalypse(SaaS 종말)"라 명명했다.
시장은 공포에 반응하고 있고, 기업은 구조를 바꾸고 있으며, 개인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열리고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사서 쓸 것인가, 직접 만들 것인가"의 균형추가 역사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One Way Ventures의 투자자 Lex Zhao는 TechCrunch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코딩 에이전트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의 진입 장벽이 급격히 낮아졌고, "사서 쓸 것인가, 직접 만들 것인가"의 판단이 점점 더 후자로 기울고 있다고.
Databricks CEO Ali Ghodsi는 같은 매체에서 좀 더 날카롭게 짚는다. 기업들이 Salesforce를 바이브 코딩으로 자체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자연어로 바뀌는 순간, SaaS 제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배관 같은 존재가 된다. Salesforce 전문가, ServiceNow 전문가 같은 직종은 설 자리를 잃는다고.
Booz Allen의 CTO Bill Vass는 Tech Brew 인터뷰에서 한발 더 나간다. AI 에이전트가 사내 업무 규정을 읽고 소프트웨어를 자동 생성하는 시대라고. 과거에 유료 SaaS 5개가 나눠 처리하던 업무를 ChatGPT, Gemini, Claude가 거의 무료로 해내고 있다고.
IDC는 2025년 12월 보고서에서, 2028년이면 사용자 수 기반 과금 모델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소프트웨어 기업의 70%가 가격 체계 자체를 재설계할 것이라 내다봤다.
2024년, 핀테크 기업 Klarna가 Salesforce와 Workday를 자체 시스템으로 교체하며 업계에 충격을 줬다. 1,200개에 달하던 SaaS를 대폭 정리하고, AI 기반 기술 스택을 구축했다. OpenAI와 협력해 만든 AI 고객 상담 시스템은 상담원 700명 분의 업무를 처리하며, 평균 응대 시간을 11분에서 2분으로 줄였다. 연간 비용 절감 규모는 약 4천만 달러.
물론 뒷이야기도 있다. AI 전면 전환 이후 고객 응대 품질이 떨어지면서, Klarna는 다시 인력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CEO Siemiatkowski 본인도 "Salesforce의 종말은 아닐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SaaStr의 분석은 더 냉정하다. 바이브 코딩으로 첫 버전을 만드는 건 전체 작업의 2%에 불과하다. 유지보수, 확장, 보안 감사, 규정 준수, 500개 외부 도구와의 연동 — 이것이 진짜 일이다.
그러나 큰 흐름은 부정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비용과 난이도가 역사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 바이브 코딩이 있다.
2026년 2월, Anthropic이 "Built with Opus 4.6" 해커톤을 개최했다. Claude Code 출시 1주년을 기념한 이 대회에 13,000명 이상이 지원했고, 500명이 선발되어 10만 달러 규모의 API 크레딧과 함께 일주일간 경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상자들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아니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들이었다.
한 현직 의사가 3위에 올랐다. 코드를 단 한 줄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 파이썬도, 자바스크립트도 없이, 자연어 지시와 Claude Code만으로 실무에 바로 쓸 수 있는 수준의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했다.
그 의사는 의료 현장의 진짜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겼다. 코딩 실력이 아니라, 현장 경험이 승리한 것이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장벽은 기술력이 아니다. "만들려면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Shumer 에세이의 핵심 조언은 단순하다. "AI를 검색 도구처럼 쓰지 마라. 실제 업무 깊숙이 밀어 넣어라."
그러나 나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AI를 활용하는 것과 AI로 직접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ChatGPT에 질문을 던지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진정한 가치는 자기 문제에 꼭 맞는 해결책을 스스로 구축할 때 비로소 생긴다. 반복 업무를 없애는 자동화 흐름, 우리 팀만의 요구에 맞춘 내부 도구, 고객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AI 기반 서비스.
이런 일이 가능해진 배경이 있다.
OpenAI 창립 멤버이자 테슬라 전 AI 총괄이었던 안드레이 카르파티(Andrej Karpathy)가 2025년 초에 이름 붙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만들고 싶은 것을 일상의 말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다듬고, 오류를 잡아준다. 2025년 콜린스 사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만큼, 이미 하나의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기성 소프트웨어에 나를 맞추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내 문제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내 손으로 만드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Visa에서 20년 넘게 대규모 데이터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해 온 나조차도, 이번 변화에는 전율이 느껴질 만큼 결이 다르다고 느꼈다.
동시에 500명 이상의 학생과 현업 종사자를 교육하면서, 기술 배경 없는 사람들이 AI 앞에서 혼란해 하는 모습을 숱하게 목격했다.
양상은 언제나 같았다. 똑똑하고 의지도 있는 사람들이 막힌다. 역량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올바른 사고 틀이 없어서다. 바이브 코딩에 도전했다가 포기한다. AI에 무엇을 맡겨야 하고, 무엇을 맡기면 안 되는지 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AI 개발 가이드를 썼다.
이 책은 프롬프트 모음집이 아니다. 유행 기술 소개서도 아니다. "내 문제를 내 손으로 해결하는 구조적 사고법"을 훈련하는 책이다.
AI 그 자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 삼아 실제 문제를 푸는 법을 다룬다. 능숙한 운전자가 되려는 것이지, 자동차 엔진을 설계하려는 것이 아니다.
15개 장에 걸쳐 다루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AI 이해하기 — 사고 모델, AI의 강점과 한계, 현대 AI 기술 스택의 구조
데이터와 프롬프팅 — 데이터 정리와 구성,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에이전트 설계
솔루션 만들기 — 노코드 업무 자동화, 바이브 코딩을 통한 실제 서비스 구축, 코드 어시스턴트 활용법
실전 운영 — AI 개발 생명주기, 비용·성능·확장 전략, 위험·한계·책임 있는 AI 활용
코딩 경험은 전혀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풀고 싶은 문제 하나와, 시작하겠다는 결심뿐이다.
기술 역사를 보면, 새로운 능력이 손에 닿게 되었지만 아직 누구나 갖춘 것은 아닌 짧은 시기가 있다.
워드프로세서가 나왔을 때, 갑자기 누구나 전문적인 문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오늘날 워드 사용을 특별한 기술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하는 일이 된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에서도 같은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문제는 이 흐름이 보편화될 것인지가 아니다. 아직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금 움직일 것인지, 모두의 기본 소양이 된 뒤에 따라갈 것인지가 문제다.
이 글이 단순히 변화를 관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러분이 직접 AI라는 도구를 손에 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년의 현장 경험을 쏟아부어 만든 이 가이드가 그 첫걸음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AI 개발 가이드 코딩 없이 AI 솔루션을 만들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실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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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희 — Visa 스태프 데이터 엔지니어(20년+), Seattle Partners 상임이사(한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바이브 코딩 부트캠프 운영. Clearly, JobCopilot, AI Insights Generator 등 다수의 AI 서비스를 직접 구축하고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