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들기" 시리즈 3편
브라우저 탭이 열일곱 개쯤 열려 있을 때, ‘아 이건 좀 잘못됐네’ 싶더라고요.
ChatGPT 쓰다가 “Claude가 낫다”는 소리 듣고 바로 갈아탔어요. 코딩할 때는 Cursor 깔고, 자동화는 n8n이라는 말에 튜토리얼 뒤지기 시작했죠. 이미지 작업은 Midjourney, 워크플로우 연결은 Make.com. 그런데 링크드인 피드에는 또 새로운 툴 소식이 계속 올라오네요.
진짜 막막했어요.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이걸 다 써야 하는 건가. 결론은 둘 다 아니었어요. 그냥 아무도 “이 도구들이 어떻게 서로 맞물리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을 뿐이었죠.
AI 도구들이 많아 보이는 이유는, 사실 하나의 큰 구조 위에 여러 층이 쌓여 있고 각 층이 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모든 AI 솔루션 — 단순한 챗봇부터 복잡한 자동화까지 — 은 결국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두뇌, 조율자, 앞문. 이게 끝이에요.
어떤 도구를 만나든, 이 셋 중 하나에 딱 들어갑니다.
ChatGPT, Claude, Gemini, Llama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해요. 언어를 이해하고, 생각하고, 글 쓰고, 요약하고, 코드 짜는 그 AI 본체죠. 대부분 사람들이 “AI 쓴다”고 할 때 실제로 만지는 게 바로 이 층이에요.
여기서 흔한 착각이 하나 있어요. ‘하나 골라서 끝까지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그런데 절대 아니에요. 모델마다 잘하는 게 달라서, 잘 쓰는 사람들은 작업마다 골라 써요. 긴 문서나 섬세한 글쓰기엔 Claude, 코딩할 때는 GPT-5.2, 구글 생태계 안에서는 Gemini.
중요한 건 모델 자체가 아니라, 모델을 어떻게 쓰느냐예요. 자동차 엔진 고르는 것보다, 그 차를 어떻게 몰고 다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거죠. 모델은 언제든 교체 가능하니까요.
이게 대부분 사람들이 건너뛰는 부분인데, 진짜 힘은 여기서 나와요.
모델 하나만으로는 한 번에 한 질문밖에 못 해요. 매일 아침 자동으로 경쟁사 뉴스 긁어와서 정리하고 슬랙으로 보내주는 건 불가능하죠. 매번 사람이 앉아서 프롬프트 치지 않는 이상.
조율자는 바로 그 흐름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거예요. “이 일이 생기면 저걸 하고, AI한테 넘기고, 결과는 이렇게 보내라.”
n8n과 Make.com이 대표적이에요. n8n은 자유도가 높고 강력하지만, Make.com은 초보한테 더 빨리 시작하기 좋아요. 개발자라면 LangChain이나 LlamaIndex 같은 것도 여기 들어가고요.
“ChatGPT는 써봤는데 업무에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모르겠어”라는 그 막막함, 대부분 이 층이 없어서 생기는 거예요.
우리가 실제로 보고 만지는 부분이에요.
채팅창일 수도 있고, 웹 앱일 수도 있고, 구글 독스 안 버튼일 수도 있고, 슬랙 명령어일 수도 있죠. 매주 메일함에 도착하는 주간 요약 메일도 인터페이스예요.
여기서 자주 빠지는 함정이 있어요. 너무 화려한 걸 새로 만들려고 하는 거. 대부분 새로 만들 필요 없어요. 사람들이 이미 매일 쓰는 슬랙, 이메일, 노션 같은 데 AI를 그냥 붙이면 돼요.
좋은 워크플로우도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면 결국 안 쓰이게 되고, 단순한 워크플로우라도 쉽게 접근되면 매일 쓰이더라고요. 마지막에 만들지만, 제일 먼저 평가받는 부분이에요.
예를 들어볼게요.
경쟁사 웹사이트 변화를 계속 보고 싶고, 주요 내용 요약해서 매주 월요일에 받아보고 싶다고 해요.
두뇌: Claude Sonnet이 페이지 읽고 바뀐 점이랑 왜 중요한지 깔끔하게 요약해줍니다.
조율자: n8n이 매주 월요일 아침에 자동으로 URL 긁어와서 Claude에 넘기고, 결과를 예쁘게 포맷해서 슬랙으로 뿌려요.
앞문: 그냥 슬랙. 새로 만들 거 하나도 없어요. 이미 있는 곳으로 결과가 도착하는 거죠.
필요한 코딩? 제로. n8n 시각 인터페이스랑 미리 만들어진 연결만 쓰면 끝나요.
이게 진짜 레고 모델이에요. 각 블록이 제 역할을 하고, 그냥 조립만 하면 돼요. 처음부터 다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거죠.
한 번에 다 알 필요 없어요.
처음이라면 그냥 채팅창 그대로 쓰세요. ChatGPT나 Claude 열고 수동으로 몇 번 해보면서 “이걸 자동화하고 싶다”는 감을 잡는 게 먼저예요. 문제도 모르는데 자동화부터 하면 자동화된 혼란만 생겨요.
자동화하고 싶어지면 Make.com부터 시작해보세요. n8n은 더 강력하지만 처음엔 Make가 훨씬 빠르거든요. API 연결 처음엔 낯설어도, 한 번 흐름 만들어놓으면 그게 알아서 일해요.
진짜 제품 만들 생각이면 그때 전체 스택을 고민해도 전혀 늦지 않아요.
해야 할 일이 정확히 뭐야?
AI가 어디에 가치를 더할 수 있어?
결과는 누구한테, 어떻게 전달돼야 해?
이 세 질문이 각각 두뇌·조율자·앞문에 딱 맞아요. 답이 나오면 도구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건 순서를 뒤집는 거예요. 도구 먼저 보고 “이걸로 뭐 할 수 있지?” 찾는 거. 하지만 스택은 사용 사례를 따라가야 해요.
AI 도구가 많아 보이는 건 종류가 많아서가 아니라, 층이 세 개인데 각 층마다 도구가 여러 개라서예요. 이 구조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 17개 탭이 갑자기 깔끔하게 정리되더라고요.
이 글은 AI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 솔직한 버전을 다뤘다. 송재희의 AI Development Guide는 이 기반 위에서, 프롬프팅과 데이터부터 에이전트, 바이브 코딩, 프로덕션 배포까지 AI로 만드는 전체 여정을 보여준다.
https://ai-dev-ko.clearlyreqes.com
다음 편: “진짜 문제는 데이터다” —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 AI 자체보다 데이터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의 중요성과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또한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