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쌍둥이가 우리에게 묻는 것

생명 앞에서 인간은 어디에 서는가

네 쌍둥이가 우리에게 묻는 것 — 생명 앞에서 인간은 어디에 서는가


이 이야기는 실제 사건에 기초한 기록이다.

인천에 있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태어난 네 쌍둥이 이야기다.


임신 사실이 확인되었을 때 의료진은 먼저 현실적인 판단을 설명했다.

산모의 건강과 태아의 생존 가능성을 고려하면 네 아이 모두를 출산하는 일은 위험이 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의료진은 일부 태아만 남기고 임신을 유지하는 방법을 권유했다.

그 말은 냉정한 계산이 아니라 의학적 책임에서 나온 판단이었다.


그러나 부모는 그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길게 느껴졌다.

그날 밤 부모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산모의 건강, 아이들의 생존 가능성, 앞으로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까지

모든 생각이 마음을 여러 번 흔들었다.


그러나 고민의 끝에서 부모의 생각은 하나로 모였다.


어느 한 생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


그 선택은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삶 전체를 감당하겠다는 결단이었다.

부모는 의료진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네 생명 모두를 품기로 했다.


출산의 날은 긴장 속에서 다가왔다.

의료진은 조심스럽게 준비했고 산모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폈다.


그리고 마침내 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한 아이가 태어나고 곧이어 또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렇게 네 생명이 차례로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출산은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했다.


네 아이가 태어난 뒤 부모 앞에는 또 다른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 넷의 병원비와 육아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기저귀와 분유, 병원 진료와 생활비가 계속 이어졌다.


아이들이 자라자 교육의 문제가 뒤따랐다.

등록금과 교육비 역시 부모에게는 가볍지 않은 부담이었다.


이때 길병원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이길여(李吉女)**가 손을 내밀었다.


이길여 이사장은 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앞으로의 교육을 돕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2007년 1월 10일,

네 아이의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길여 이사장은 약속했던 대로

아이들의 입학금과 등록금을 전달했다.


출생 때 했던 약속을 그대로 지킨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길여 이사장은 아이들이 성장한 뒤

네 명 모두를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리고 그 약속 역시 지켜졌다.


네 자매는 결국 모두 길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게 되었다.


네 자매는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정성껏 섬기는

가슴 따뜻한 간호사가 되겠다.


그 말에는 단순한 직업 선택 이상의 뜻이 담겨 있었다.

자신들이 태어날 때부터 이어진 도움과 배려를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겠다는 다짐이었다.


이 이야기는 특별한 기적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 가족의 선택과

한 의료인의 책임이

어떻게 실제 삶 속에서 이어졌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이다.


의학은 위험을 계산한다.

사회는 현실을 따진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때로

그 계산을 넘어서는 결단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든다.


부모의 결단,

의료진의 책임,

이길여 이사장의 약속과 배려,

그리고 네 자매의 성장.


그 모든 것이 이어져 한 가족의 삶이 되었다.


그날 부모는 네 생명을 포기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 속에서 네 자매는 태어나 자라났다.


이제 그 이야기는 남전의 글로 남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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