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지능의 이름들』 제2편 知(알 지)로

―일본의 선택과 그 사회적 결(结)

『인공지능과 지능의 이름들』 제2편 知(알 지)로 붙잡은 지능

―일본의 선택과 그 사회적 결(结)


일본에서 인공지능은 **人工知能(じんこうちのう진코-치노-)**로 번역·정착되었다. 이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일본은 서구의 개념을 받아들일 때, 가능한 한 자기 언어의 인식 틀 안에 고정해 왔다. ‘지능’을 뜻하는 말로 知能을 택한 순간, 인공지능은 이해하고 학습하는 존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번역의 배경에는 근대 일본의 번역 전통이 있다. 메이지 이후 일본은 서구의 학문을 대량으로 수입하면서, 심리학·철학·교육학의 핵심 개념을 **지(知)**의 계열로 묶어왔다. 앎, 이해, 인식이라는 축이 지능의 중심에 놓였다. 따라서 Artificial Intelligence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도 계산이나 자동화보다 학습과 이해가 앞에 섰다.


그 결과 人工知能은 기술 담론을 넘어 교육과 로봇 담론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일본의 로봇 문화가 ‘지능형 기계’보다 ‘이해하고 반응하는 동반자’의 이미지를 띠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능은 속도가 아니라 관계와 학습의 깊이로 평가되었다.


이 선택은 사회 제도에도 흔적을 남겼다. 학교 교육과 산업 정책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하는 계산 장치라기보다,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고 학습을 확장하는 도구로 다뤄졌다. ‘지능’은 경쟁의 무기가 아니라 길러지는 능력으로 이해되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흐름이 기술의 성능 변화보다 번역어의 방향성에서 먼저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人工知能이라는 이름은 질문을 바꾸었고, 질문의 변화는 정책과 문화의 결을 바꾸었다. 같은 기술이라도 어떤 지능을 상정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태도는 달라진다.


이 편의 결론은 명확하다. 일본의 인공지능은 知로 붙잡은 지능이다. 이해하고 학습하는 존재로 상정된 인공지능은, 통제의 대상이기보다 함께 길러지는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이후 중국과 한국의 선택을 비교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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