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폼롤러를 쓰기 위한 글!
폼롤러, 보통 운동 전에 몸을 풀거나 집에서 간단히 스트레칭하는 데 사용합니다. 또한, 최근 SNS, 유튜브 등에서는 '근막 이완'을 통해 체형을 교정하거나 뭉친 근육을 늘리는 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어디 살을 롤링을 통해 뺄 수 있다고도 하고요.
폼롤러는 우리에게 친숙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옳지 못한 정보들이 많이 퍼져있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폼롤러의 진짜 효과'에 대해 작성했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잠깐의 폼롤링은 근육이나 근막의 물리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다.“ 입니다.
이전에 스트레칭과 관련된 포스팅을 작성했었습니다. 간단히 결론만 언급하자면, 운동 전 잠깐 수행하는 스트레칭은 당장의 근육의 길이를 늘리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칭 후 가동 범위가 증가하는 건 사실인데요, 이는 스트레칭을 통해 끝지점을 느끼는 감각의 변화가 '잠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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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롤링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 전에 워밍업 목적으로 폼롤러를 문지른다고 해서 근막이나 근육이 늘어나긴 힘듭니다. 위의 스트레칭 관련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운동 전에 무언가의 길이를 늘려 부상을 예방하는 건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럼 폼롤링을 통해 뻣뻣했던 느낌이 사라지고, 실제로 가동 범위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아래와 같으며 일반인 분들이 보기 쉽게 간단명료하게 요약하였습니다.
1-1) 관문 조절 이론: 폼롤링을 통한 촉각 및 압각이 통각을 억제하게 됩니다. 촉각 및 압각을 전달하는 감각 신경의 전도 속도가 유해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보다 빠르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어딘가에 부딪혔을 때 부딪힌 부위를 손으로 문지르는 행위가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행동이 나오는 걸 보면 이는 꽤 본능적인 반응임을 알 수 있습니다.
1-2) DNIC(diffuse noxious inhibitory control): 뇌 속에 존재하는 타이레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DNIC는 뇌에서 시작되는 내인성, 하향성 통증 조절 기전인데, 유해 감각을 전달하는 뉴런이 2차 뉴런과 연접하는 척수의 뒤뿔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NIC의 특징은 국소적인 부위에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3) 부교감신경을 통한 완화: 통증은 교감 신경 활성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마사지나 도수치료와 마찬가지로 폼롤링 역시 부교감신경에서의 변화를 통한 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며, 이는 통증 조절과 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늘리지 못하니 폼롤링은 필요 없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대상자가 폼롤링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거나 가동 범위 향상 등을 통해 운동 수행에 도움이 된다면 안 할 이유가 없죠. 단, 길이 등 물리적인 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식의 접근법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인 분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우리 몸은 전신에 스타킹을 뒤집어쓴 것처럼 근막(fascia)이라는 조직이 감싸고 있습니다. 정말 스타킹처럼 탄성이 강한 조직이기에, 충격 흡수 및 힘의 전달에 큰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몸을 움직이지 않거나,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통해 강한 기계적 장력에 노출이 되거나, 스트레스 등을 통해 교감 신경계가 지속적으로 강하게 활성화된다면, 스타킹 같은 근막이 철 수세미처럼 꼬이고, 뻣뻣해집니다.
폼롤링은 여기서 이점이 있는데요, 폼롤링을 통해 이 근막을 다시 스타킹처럼 재조직하거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교감 신경 활성화와 더불어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기계적인 장력이 강하게 걸리는 동작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단, 근막은 적응이 매우 오래 걸리는 조직이라 변화를 보려면 몇 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폼롤링의 여러 효과 중 혈액 순환 개선을 통한 붓기 완화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뭉친 종아리 근육을 늘리거나 어디 부위의 살을 빼는 것은 말도 안 되죠. 이전에 한 회원님께서 수업이 끝났는데도 30분 동안 폼롤링만 하고 계시길래 이유가 뭐냐고 여쭤봤습니다. 그분께서 "한 유튜버가 승마살을 폼롤링을 통해 뺄 수 있다고 했다."라고 답을 하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전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들을 운동이 아닌 것들로 얻으려는 행위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운동이 아니라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선택적으로 살을 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전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 마냥 부정적이기만 했지만 요즘 생각해 보면 유튜브 세상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얻는 게 더 힘들어 보입니다. 무작정 계몽시키는 게 아닌 이끌어간다는 느낌으로 팩트를 알려드릴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