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캄브리아기'입니다. 2022년 말 ChatGPT의 등장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매주 수백 개의 새로운 AI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국내 판교와 강남 테헤란로의 커피숍에서는 온통 AI 이야기뿐입니다.
많은 분이 묻습니다. "이제 AI로 할 수 있는 사업은 다 나온 거 아닌가요?" "레드오션 아닌가요?"
제 대답은 단호합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지금까지가 AI의 기술적 놀라움을 보여주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비즈니스적 가치(Business Value)'를 증명하고 돈을 버는 시기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신기함'을 넘어 '돈'이 되는 이 시점, 과연 어떤 유형의 스타트업들이 생존하고 성장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AI 스타트업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생존 전략과 돈을 버는 방식(비즈니스 모델)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AI 비즈니스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 혹은 '기술 스택(Stack)'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가장 밑단의 거대 두뇌부터, 이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그리고 최종 소비자가 만나는 서비스까지. AI 스타트업은 크게 네 가지 층위에서 각자의 생존 방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4가지 레이어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AI 시장을 읽는 첫걸음입니다.
이들은 AI의 '두뇌' 그 자체를 만드는 기업들입니다. 비즈니스 생태계의 최하단에 위치하지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플랫폼(Platform)' 기업들입니다.
비즈니스 본질
이 영역은 '자본의 전쟁터'입니다. 인간의 시냅스에 해당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수천억 개 이상 가진 거대 언어 모델(LLM)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수만 개의 고성능 GPU(엔비디아 H100 등)와 전력,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스타트업 레벨에서 시작했더라도,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의 자본이 투입된 유니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특징 및 수익 구조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모델을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태로 판매합니다. 다른 기업들이 자사의 모델을 빌려 가서 서비스를 만들 때마다 통행세를 받는 구조입니다. 마치 모바일 시대의 iOS나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OS)의 지위를 노립니다.
대표 플레이어와 전략
(1) OpenAI (GPT 시리즈): 가장 범용적이고 강력한 성능으로 시장 표준을 장악했습니다. 폐쇄형(Closed) 정책을 쓰며 기술 유출을 막습니다.
https://openai.com/ko-KR/api/pricing/
(2) Anthropic (Claude): OpenAI 출신들이 나와 만든 기업으로, AI의 '안전성'과 '윤리'를 강조하며 긴 문맥(Context) 처리에 강점을 보입니다.
https://platform.claude.com/docs/en/about-claude/pricing
(3) Meta (Llama): 빅테크 중 유일하게 모델 소스를 공개하는 '오픈소스' 전략을 취해, 전 세계 개발자들을 자신의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https://www.llama.com/products/llama-api/
파운데이션 모델이 '원석'이라면, 이 원석을 가공해 실제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도구(Tool)가 필요합니다. 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바로 인프라 및 미들웨어 스타트업입니다.
비즈니스 본질
개발자들의 '생산성'과 '편의성'을 팝니다. LLM은 그 자체로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최신 정보를 모르거나(할루시네이션), 기업 내부 데이터를 읽지 못합니다.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해 주는 도구를 제공하여, B2B 기업이나 앱 개발사가 AI를 쉽게 도입하도록 돕습니다.
주요 서비스 특징
(1)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B)
벡터 데이터베이스는 AI에게 ‘기억력’을 만들어주는 핵심 기술입니다. AI는 문서를 글자 그대로 저장하지 않고, 문장의 의미를 숫자로 바꿔 보관합니다. 이때 방대한 문서를 의미 중심으로 저장하고 빠르게 찾아주는 창고가 바로 벡터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 “작년 고객 불만 원인이 뭐였지?”라고 물으면, 키워드가 없어도 관련 보고서를 의미로 찾아줍니다. 그 결과 AI는 회사 내부 사정을 오래 기억해온 직원처럼 답변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Pinecone, Weaviate 등이 있습니다.
(2) LLM 오케스트레이션
LLM 오케스트레이션은 여러 AI를 하나의 흐름으로 지휘하는 시스템입니다. 실제 AI 서비스는 질문을 이해하는 AI, 문서를 검색하는 AI, 내용을 요약하는 AI 등 여러 역할이 동시에 작동합니다. 이를 개발자가 일일이 직접 코딩하면 구조가 복잡해지고 유지 관리가 어려워집니다. 오케스트레이션 도구는 이러한 과정을 미리 설계된 흐름으로 연결해,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AI 기능을 결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 결과 복잡한 AI 서비스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도구로는 LangChain이 있습니다.
(3) MLOps & 데이터 라벨링
MLOps와 데이터 라벨링은 AI를 제대로 학습시키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관리 체계입니다. AI는 스스로 학습 방향을 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해 “무엇이 정답인지” 사람이 미리 표시해줘야 합니다. 이를 데이터 라벨링이라고 합니다. 또한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AI 성능이 떨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오류를 내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는데, 이 전반적인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MLOps입니다. 이는 신입사원을 교육하고 평가하며 관리하는 인사 시스템과 유사합니다. 대표 기업으로는 Scale AI, 셀렉트스타가 있습니다.
시장 전망: AI 서비스 개발 붐이 일면서 가장 알짜배기 수익을 올리고 있는 분야입니다. "AI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우리 도구를 써라"라는 확실한 B2B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서비스' 형태의 스타트업입니다. 파운데이션 모델(두뇌)을 API로 불러와, 거기에 자신들만의 UX(사용자 경험)와 기능을 입혀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비즈니스 본질
초기에는 단순히 "GPT에게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수준의 '껍데기(Thin Wrapper)' 서비스가 많았으나, 이제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현재의 핵심은 '워크플로우(Workflow)의 통합'입니다. 단순히 글을 써주는 것을 넘어, 쓴 글을 블로그에 업로드하고 SEO(검색 최적화)까지 해주는 식의 '업무 전 과정'을 자동화해 주어야 합니다.
주요 서비스 특징
현재 B2B·B2C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핵심은 단순한 생성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실제 업무 흐름 속에 얼마나 깊게 들어가 있느냐에 있습니다. 먼저 생성형(Generative) 툴은 인간의 창작 활동을 ‘대체’하기보다는 ‘초기 진입 장벽을 제거’하는 데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툴인 Jasper는 단순히 문장을 써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 톤을 학습해 광고 문구·이메일·랜딩페이지 초안을 빠르게 생성합니다.
https://youtu.be/W9y2rodf7Zg?si=Pe8pIVn1i56TdAZb
GitHub의 Copilot은 개발자가 코드를 한 줄 쓰면 다음 구조를 예측해 제안함으로써, 반복 작업 시간을 크게 줄여줍니다. Gamma 역시 ‘디자인부터 고민해야 하는’ 부담을 없애고, 텍스트 입력만으로 발표 자료의 구조와 시각적 흐름을 자동 완성해 줍니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 가치는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사용자가 빈 화면에서 출발하지 않게 해주는 ‘Zero Draft’ 제공에 있습니다.
https://github.com/features/copilot?locale=ko-KR
여기에 최근 빠르게 부상한 개념이 AI 에이전트(Agent)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지시를 단순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웹 서비스와 도구를 넘나들며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주 출장 일정 잡아줘”라는 명령을 받으면, 항공권 검색 → 일정 비교 → 후보 정리 → 캘린더 반영까지 연속적인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기능의 똑똑함이 아니라, 맥락을 유지하며 다음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입니다. 결국 현재의 애플리케이션 경쟁력은 ‘AI가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실제 일을 끝까지 처리해 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범용 AI(General AI)가 '넓고 얕은' 지식을 가졌다면, 버티컬 AI는 특정 산업 도메인에 특화된 '좁고 깊은' 전문성을 가집니다. 의료, 법률, 금융, 제조 등 진입 장벽이 높은 전문 분야를 타겟팅합니다.
비즈니스 본질
이곳의 핵심 경쟁력은 'AI 모델의 크기'가 아니라 '데이터의 독점성(Proprietary Data)'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GPT라도 특정 병원의 환자 차트나, 비공개된 로펌의 계약서 데이터는 학습하지 못했습니다. 버티컬 스타트업은 이 폐쇄적인 데이터를 확보하여 모델을 미세 조정(Fine-tuning) 함으로써 독보적인 성능을 냅니다.
주요 서비스 특징
(1) 리걸테크 (Legal Tech)
수만 건의 판례를 분석하여 소장 초안을 작성하거나, 계약서의 독소 조항을 3초 만에 찾아냅니다. (예: LexisNexis, Harvey)
https://www.lexisnexis.com/ko-kr
(2) 메디컬 AI
엑스레이, MRI,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의사의 진단을 보조합니다. (예: 국내의 루닛(Lunit), 뷰노)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생명을 다루는 영역이므로 기술 검증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https://youtu.be/vk4PuJ67K9Q?si=UJrreIB1qPTFJ50s
시장 전망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입니다. 변호사나 의사의 시급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그들의 시간을 10%만 아껴줘도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기술적인 장벽보다 규제(Regulation)와 해당 업계의 관행을 뚫는 것이 사업의 핵심 과제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돈을 벌지 못하면 그건 '사업'이 아니라 '취미'입니다."
AI 스타트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것은 화려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Business Model)입니다. 특히 AI는 기존 소프트웨어와 달리, 버튼을 한 번 누를 때마다 GPU가 돌아가며 전기세와 서버 비용(추론 비용)이 발생합니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구조죠. 그렇기에 BM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시장에서 떠오르는 5가지 핵심 수익 모델을 상세히 뜯어보겠습니다.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강력한 모델입니다. 넷플릭스처럼 매달 고정 비용을 받는 방식이죠. 하지만 AI 시대의 구독 모델은 과거와 조금 다릅니다.
구조
보통 Freemium(무료+유료) 전략을 기본으로 합니다. 찍먹(무료 체험)을 하게 해주고, 제대로 먹으려면(본격 사용) 돈을 내게 합니다.
티어(Tier) 구분 전략
Free Tier: 속도가 느리거나, 하루 사용 횟수에 제한을 둡니다. (목적: 트래픽 확보 및 데이터 수집)
Pro Tier ($20~$30/월): '더 빠른 속도', '최신 모델(GPT-5 등) 이용', '이미지 생성 무제한' 등의 혜택을 줍니다. 개인 전문가들이 주 타겟입니다.
Team Tier: 팀원 관리, 공동 작업 공간 기능을 추가하여 인당 과금을 합니다.
대표 사례
ChatGPT Plus: 월 20달러에 최신 모델 접근 권한과 DALL-E 3(그림 그리기) 기능을 제공합니다. Midjourney: 월 10달러부터 120달러까지, 이미지 생성 속도와 비공개 모드(Stealth Mode) 여부에 따라 등급을 나눕니다.
핵심: 고객이 매달 결제 문자를 받고도 "아깝다"라고 느끼지 않게 하는 '지속적인 효용감'을 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AI 서비스는 '토큰(Token)'이나 '크레딧' 단위로 비용이 정확히 산출됩니다. 따라서 헤비 유저와 라이트 유저를 구분하는 이 모델이 공급자 입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입니다.
구조: 미리 '크레딧'을 충전해 놓고, AI를 쓸 때마다 차감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서비스에 적합한가?
API 제공 기업: 다른 회사에 AI 두뇌를 빌려주는 경우 (예: OpenAI API, Anthropic API).
고비용 생성 AI: 비디오 생성처럼 한 번 돌릴 때 원가가 비싼 서비스.
하이브리드 전략 (구독 + 종량제)
최근 트렌드는 '구독을 하면 기본 크레딧을 주고, 다 쓰면 추가 결제하게 하는' 혼합형입니다. 이는 회사의 고정 수입(구독)과 추가 매출(종량제)을 동시에 잡는 영리한 전략입니다.
대표 사례 - HeyGen (비디오 생성)
월 구독료를 내면 15분 분량의 비디오 생성 크레딧을 줍니다. 이를 다 쓰면 추가 크레딧을 구매해야 합니다.
https://youtu.be/dRiduGiy5Y4?si=z540ueyGKKMNYoFw
Manus
https://youtu.be/gGhoqgH9WC8?si=JSN6rKCT3B3oNFix
지금 가장 큰 돈이 오가는 시장입니다. 삼성전자, 포스코 같은 대기업은 직원들이 ChatGPT에 회사 기밀을 입력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이 '보안에 대한 공포'를 해결해 주는 모델입니다.
특징: 우리 회사만 쓸 수 있는 '폐쇄형 AI'를 만들어줍니다.
- On-Premise(사내 구축): 기업의 자체 서버에 AI를 설치해 줍니다. 데이터가 밖으로 나갈 일이 전혀 없습니다.
- Private Cloud: 클라우드 상에 있지만, 철저히 격리된 전용 공간을 제공합니다.
수익 구조
초기 구축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 (SI 성격).
유지 보수비: 매년 구축비의 10~20% 청구.
라이선스비: 사용자 수(Seat)에 따른 연간 계약.
대표 사례
MS Copilot for Enterprise: 기업용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며 인당 월 30달러를 받습니다.
업스테이지(Upstage) / 뤼튼 테크놀로지스: 국내 기업들의 내부 데이터를 학습시켜, 사내 규정이나 업무 매뉴얼을 답변해 주는 전용 챗봇을 구축해 줍니다.
이것이 미래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입니다. 고객은 이제 "글 쓰는 AI 도구"를 배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냥 "잘 쓰인 글"을 원합니다.
(1) 구조: Software(도구)를 파는 게 아니라 Service(결과물)를 팝니다.
- 기존: "월 5만 원 내면, 우리 AI로 마케팅 문구를 무제한 작성할 수 있어요." (고객이 직접 써야 함) - 성과 기반: "10만 원 내면, 우리 AI 에이전트가 당신네 제품에 맞는 인스타그램 포스팅 10개를 완벽하게 만들어 게시까지 해드립니다."
(2) 왜 뜨는가?
AI 에이전트(Agent) 기술의 발달로, AI가 도구 조작부터 실행까지 알아서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영업 개척 : 잠재 고객에게 콜드 메일을 보내고 미팅 약속을 잡아오는 '약속 건수'당 과금.
- 디자인: 로고 제작 툴을 주는 게 아니라, 완성된 로고 5개 시안을 주고 돈을 받음.
https://channel.io/ko/alf-customer
범용적인 AI(똑똑한 대학생)를 데려다가, 우리 회사 업무에 딱 맞는 전문가(법무팀 직원)로 교육시켜주는 서비스입니다.
(1) 구조: 특정 산업 도메인(법률, 의료, 특허)에 특화된 데이터를 미리 학습시킨 모델을 API 형태로 비싸게 팝니다.
(2) 핵심 가치: "일반 챗GPT한테 물어보면 헛소리하는데, 이 모델에 물어보면 정확한 판례와 법 조항을 댄다"라는 확실한 효능감을 줍니다.
(3) 대표 사례
- Harvey (법률): 변호사들이 쓰는 수천만 장의 법률 문서를 학습해, 변호사 전용 AI 비서를 제공합니다.
- BloombergGPT: 금융 데이터만 집중적으로 학습해 금융권 종사자들에게 비싼 터미널 이용료를 받습니다.
미국 AI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전략은 한마디로 “기술 → 플랫폼 → 표준”입니다. 미국 시장은 단일 국가라기보다 ‘글로벌 베타 테스트장’에 가깝습니다. 내수만으로도 충분한 규모를 갖고 있으며, 영어라는 언어적 이점 덕분에 처음부터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설계합니다. 이로 인해 미국 스타트업들은 특정 산업의 작은 문제보다는 범용성 높은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ChatGPT, Copilot, Notion AI처럼 “누구나 당장 써볼 수 있는”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입니다. 초기에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사용자 수와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단기 수익보다 플랫폼 락인(lock-in)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API, 마켓플레이스, 플러그인 구조를 통해 “이 위에서 사업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핵심 전략입니다. 규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고 민간 주도의 혁신이 강한 환경 덕분에 실험 속도도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다만 경쟁은 매우 치열합니다. 기술적 우위가 6개월만 사라져도 바로 도태됩니다. 미국에서 살아남는 AI 스타트업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팀이 아니라, 표준을 만들 수 있는 자본·속도·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팀입니다.
중국 AI 시장의 진입 전략은 미국과 정반대입니다. 중국에서는 “이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가”보다 “국가와 산업에 당장 얼마나 쓸모 있는가”가 훨씬 중요합니다. AI는 이미 국가 전략 산업이며, 스타트업은 순수 민간 플레이어라기보다 정부·대기업·지방정부 프로젝트의 실행 파트너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AI 서비스는 범용적인 기능보다는 제조, 물류, 도시 관리, 보안 등 명확한 사용처가 있는 B2B·B2G 영역에 집중됩니다. 얼굴 인식, 영상 분석, 스마트 시티 솔루션이 빠르게 상용화된 배경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초대형 내수 시장과 폐쇄형 생태계입니다. 해외 서비스가 차단된 환경에서 중국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수억 명 단위의 사용자를 상정하고 서비스를 설계합니다. 대신 글로벌 확장성은 낮습니다. 중국 특유의 규제, 데이터 구조, 언어 환경에 깊게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구독보다는 대형 계약과 프로젝트 단위 매출이 중심입니다. 중국에서 성공하는 AI 스타트업은 기술 기업이라기보다, AI를 무기로 한 시스템 통합 기업에 가깝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위에서 정해지고, 실행은 아래에서 이뤄집니다.
한국 AI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전략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내수 시장이 작고 언어 장벽이 높기 때문에, 미국식 범용 B2C 전략은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대신 한국 스타트업은 “누가 돈을 낼지 명확한 문제”부터 공략합니다. 대기업, 금융사,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B2B·엔터프라이즈·구축형 AI가 빠르게 성장한 이유입니다. 보안, 내부 데이터 활용, 규제 대응 같은 한국 기업 특유의 니즈를 정확히 찌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술의 화려함보다 “우리 회사에 바로 쓸 수 있는가”가 계약을 좌우합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빠른 PoC(개념 검증)와 레퍼런스 중심 전략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어디에 이미 납품했는가”가 최고의 영업 자료입니다. 한두 개의 대기업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이후 유사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됩니다. 다만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두면 한계도 분명합니다. 한국에서 잘 팔리는 AI 서비스가 해외에서 그대로 통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결국 한국 AI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은 명확합니다. 국내에서는 B2B로 현금 흐름을 만들고, 글로벌에서는 기술이나 데이터 단위로 재도전하는 이중 전략이 필수입니다. 한국은 실험장이 아니라, 현금을 만드는 시장입니다.
지금의 AI 붐을 보며 "나도 LLM 하나 개발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마치 식당을 하려는데 "내가 직접 쌀농사를 지어야 하나?"라고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쌀(파운데이션 모델)은 시장에 널려 있습니다. 여러분이 고민해야 할 것은 그 쌀로 어떤 맛있는 밥(서비스)을 지어 누구에게(타겟 고객) 팔 것인가입니다.
성공적인 AI 비즈니스의 핵심은
(1) Pain Point: 고객의 진짜 고통이 무엇인지 찾으세요. (그냥 신기한 거 말고)
(2) Workflow Integration: 고객이 일하는 방식(워크플로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세요. AI를 쓰기 위해 별도의 공부가 필요하면 실패합니다.
(3) Community: 기술 자체는 금방 따라잡힙니다. 여러분만의 '독점적인 데이터'나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여 방어막을 만드세요.
AI는 이제 전기나 인터넷 같은 기반 기술이 되었습니다. 전기가 발명되었을 때 전구 회사를 차린 사람도 돈을 벌었지만, 전기를 이용해 세탁기를 만들고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여러분은 AI라는 강력한 도구로 어떤 세상을 만드시겠습니까?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아래의 영상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메타에서 중국의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
메타는 에이전트 기술·운영 노하우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를 3조 원에 인수했고, 마누스는 중국 규제·미국 투자 제한을 피해 싱가포르로 이전한 뒤 메타 합류를 통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중국 내 배신자 프레임과 정치·법적 리스크를 안게 되었으며, 이 사례는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매각과 홍콩 상장 사이에서 국적·정체성·정치 리스크를 함께 따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https://youtu.be/JHI1-Ww22mU?si=t48BuICdhOQdkr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