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Recent Obssessions
요즘 나는 차지키소스에 꽂혀있다. 새우숙주볶음, 콩국수도 돌아가면서 꽂히는 중인데, 오늘은 토마틸로가 아주 싱싱하길래 두 주먹 사 왔다. 장 볼 때 리스트를 작성하는 남편과는 달리, 나는 싱싱하고 활기차 보이는 것들을 일단 담고 나중에 어떻게든 접시에 담아낸다. 남편은 자기중심적 장보기, 나는 재료 중심적 장보기. 나는 매사 자기중심적인데 장 볼 때는 재료중심적이다.
이렇게 하면 새로운 식재료들이 자연스레 내 삶에 굴러들어 오는 데다, 뭘 할지 요리조리 궁리하는 과정도 재밌으니까 여러모로 재밌어 죽는 삶이 된다. 궁리는 거경궁리에서 나왔다. 거경은 경에 거한다, 깨어있다는 말이고 궁리는 이치를 끝까지 파본다는 말이다. 이렇게 거경궁리를 마트에서 힘써 행하면 거경궁리역행적 장보기와 요리가 연동된다. 거경궁리역행은 순환이고 생명이기에 나는 나와 주변이 자꾸 변하는 것에 찬성이다. 자꾸 변하는 것 만이 일관에 닿을 수 있다.
그래서 토마틸로로 뭘 할 수 있는가?
살사베르데, Salsa Verde.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 멕시칸 소스. 생전 처음 만들어보지만 맛있을 것 같다. 재료가 싱싱하니까. 그리고 너무 예쁘게 생겼으니까. 토마틸로는 새그랍고 맵다. 새그랍고 맵다는 말을 쓰자마자 침이 고이네. 인체는 이리도 신기하구나. 이토록 신기한 걸 나도 하나 가졌구나. 세상에 만상에 오늘도 달리기 해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