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실패 vs 가짜 실패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고

by dnnhyun

’박소령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었다. 지금까지 내가 읽어온 책과 가장 다른 점은, 그만둘 때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업의 성공을 다룬 에세이는 사업을 시작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어차피 실패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더 절박한 질문은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실패를 다룰 것인가, 혹은 실패 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나는 항상 착하고 누구에게나 좋은 리더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팀원들의 눈치를 과하게 보곤 했다. 팀원들에게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리더는 결코 그럴 수 없는 자리다. 결과를 내야만 하는 입장에서 리더는 항상 예민해야 하고, 때로는 조금 난폭해질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경영자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위치에 선 사람이다.

대표의 직무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회사라는 결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욕을 먹는 것이고, 욕을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주변의 창업이 처음인 예비창업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일이 많을 때 사람을 뽑으면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지나치게 단순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뽑고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 확장하는 행위는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내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불과 몇 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채용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위험한 도박이다. 인력 부족으로 곤란한 상황이 되면 타협하게 된다. 차라리 적합한 인재를 찾을 때까지 일주일에 몇 시간 더 근무하는 편이 낫다. 채용 과정에서의 실수는 뽑고자 하는 사람의 욕심에서 비롯된다. 이 욕심을 다스려야 한다.

그렇게 혼자서 모든 일을 하게 된다. 바쁘면 뭔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창업가라면 뭐든지 닥치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도 독이 될 때가 있다. 하기 싫은 일도 있기 마련이다. 스타트업은 하루 4시간씩 자면서 허슬해야 하는 것도 일리가 있으나, 창업가도 똑같은 사람이다. 잘하는 일도, 못하는 일도 있다.


시한을 정해두고 일시적으로 해야 한다. 못하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계속하다 보면 지치게 된다. 이는 회사에 치명타가 되기 마련이다.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창업가의 역할도 당연히 변화해야 한다.


창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매일매일 답을 내야 하는 일이다.


창업이 어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직해지기란 어렵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는 쉽지 않다. 가장 속이기 쉬운 것은 자기 자신이다.


저자가 말하는 실패는, 단순히 경영의 실패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관성대로 굴러가면서 일하는 상태,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잃었을 때'를 말한다. 저자는 이 어두운 시기를 실패라고 정의했다. 이 과정에서 묵묵히 빠져나오기까지 무려 수년이 걸렸다.


아마 '이게 맞나?'라는 의심이 수 백번 들 것이다. 창업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정직하고, 솔직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쉬워 보여도 여기에는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창업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회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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