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닮은 음반들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외

by 김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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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es of Cheer & Comfort] 시오엔

벨기에 뮤지션 시오엔의 새 앨범. 미니앨범 [Omniverse] 이후 4년만이다. 시오엔은 6살 때부터 부친에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는데 그 음악 성향은 시오엔이 사랑하는 다른 장르들(팝, 그런지)과 함께 작품 전반에 녹아있다. 피아노를 가르쳐준 아버지는 아들의 음반 속 ‘Baroque’라는 곡에 편곡자로 참여했다. 총 11곡이 수록된 이 작품은 숨 가쁜 일상을 잠시 세우고 주위를 돌아보며 작은 것에 귀 기울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지쳐있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용기와 응원은 덤이다. 중세 유럽 향기를 물고 소설 같은 글귀로 써내려간 가사는 모타운(Motown)을 넌지시 담보한 시오엔의 음악에 남다른 품격을 입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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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lieve]] 시네마틱 오케스트라

영국 재즈·일렉트로닉 프로젝트 시네마틱 오케스트라가 12년 만에 돌아왔다. 그들의 최근작은 2007년에 발표한 [Ma Fleur]다. 팀 이름이 생소한 분들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이들을 편애했다는 사실과 조르지오 아르마니, 투썸플레이스 광고에 이들의 곡이 쓰인 것, 그리고 라디오헤드를 재해석한 [Exit Music: Songs with Radio Heads](2006)에서 들려준 ‘Exit Music (For a Film)’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이처럼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로 대중에게 어필한 이들은 최근 디즈니의 자연 다큐멘터리 <The Crimson Wing> 음악감독까지 맡아 대중에게 더 다가섰으니, 음악전문매체 <피치포크>의 표현대로 “그들은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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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ear After]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이미 유명했던 곡을 자신들의 손길로 한 번 더 유명하게 만드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The Year After(일 년, 그 후)]로 국내 80~90년대 히트곡들(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 년’, 아이유의 ‘마음’ 제외)을 요리했다. 사실 ‘일 년, 그 후’는 앞서 같은 작업으로 만든 [서촌]이 발매된 지 1년여가 지났다는 뜻에서 붙인 제목이다. 최호섭, 김광석, 유재하, 이소라, 강수지, 장혜진, 양희은, 그리고 이상은 등이 이들 코스요리의 재료가 됐다. 피아노 트리오라는 물감으로 말끔하게 새 칠을 했지만, 그 뒤에서 꿈틀대는 헌 곡들의 강렬한 여백은 원곡의 힘이 무엇인지를 새삼 가르쳐준다. 가요나 재즈를 따로 좋아해도, 가요와 재즈를 함께 좋아해도 이 앨범을 재생한 당신에겐 '만족'이라는 같은 대답이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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