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문화 번외 편 : 존댓말 사용 캠페인
님 문화를 도입하면서 "존댓말 사용" 캠페인을 함께 했다. 회사에서 반말하지 않기, 언뜻 들으면 아주 기본적인 에티켓이지만 잘 지켜지고 있는지는 돌아볼 만 한 일이다.
형 동생을 잘 찾는 사회문화적 특성상, 회사에서도 연장자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구성원을 "ㅇㅇ아!"라고 부르거나 반말로 업무지시를 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님 문화가 도입되고 직책 호칭이 사라지자 주로 나이에 의거한, '반말'을 통한 권위가 이전보다 더 도드라져 보이게 되었다. 에이스프로젝트는 게임 회사의 특성상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10대나 20대 초반의 구성원들은 반말을 듣기만 하지 할 수는 없는 위치에 있었다. 나이 혹은 경력이 새롭게 권위가 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님 문화 도입과 함께 '존댓말 사용'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다. 님 문화는 단순한 '수평'뿐 아니라 서로를 역할 및 나이와 무관하게 '존중'하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연장자가 더 나이 어린 사람을, 역할을 맡은 사람이 그러지 않은 사람을 존중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존대를 하는 것이다.
반말을 사용하는 또 다른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은 '친해서'이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오랫동안 같이 일해서 서로가 편한 사람들끼리 어름어름 말을 놓게 되는 것이다. 서먹서먹하거나 반목하는 것보다야 적당히 친밀감을 갖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이 친밀감이 반말로 표현될 때는 부작용이 생긴다. 특정 그룹이 반말을 통해 친밀감을 드러내면 그것을 본 그룹 외의 사람들은 대개 소외감을 느낀다. 소외감은 저 친밀해 보이는 집단에 빨리 껴야 할 것만 같은 조급함이 되거나 이미 친한 사람들을 바라만 봐야 할 것 같은 무력감으로 변한다. 특히 신규 입사자의 적응과 융화에 기존 구성원들의 과도한 친밀감의 표현은 장애 요소가 되었다.
개인적인 친분이 알게 모르게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내가 반말을 쓸 수 있는, 조금 더 편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지라 잘 구분한다고 해도 사적인 친분이 회사 생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컸다. 에이스프로젝트는 모두에게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반말 사용을 의식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반말은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에이스프로젝트는 운영위원회의 논의 과정을 거쳐 사무실에서나 회의 시간 뿐만 아니라 회식 자리에서도, 담배를 피우러 가서도, 점심시간에도 반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부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 번 반말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이상 어디에서도 안 쓰는 게 좋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사무실에서는 다 같이 존대를 사용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옥상에 담배 피우러 갔더니 몇몇 이서 반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신입사원이 목격한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거나, 예전보다 더 이상한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존대를 습관화하지 않으면 회의 시간이나 업무 시간에 나도 모르게 반말을 사용하게 되기도 한다. 사적인 술자리나 독대를 하는 자리까지 규제하기는 어렵겠지만 장소가 어디더라도 존대를 통해 서로를 존중할 필요성에는 대개의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있다.
에이스프로젝트가 지향하는 역할 중심 문화와 님 문화는 모두를 낮은 곳으로 끌어내리는, 하향평준화된 문화가 아니라 서로의 역할과 의견을 존중하는 조직문화이다. 존댓말 사용 캠페인은 이런 지향과 맥락을 같이 한다.
writer. 에이스프로젝트 박지은 매니저, 김영민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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