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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eProject Aug 02. 2018

문화를 '함께' 만든다는 것

운영위원회가 가져온 변화

이런저런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친 운영위원회는 현재 4기가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운영위원회 활동이 에이스프로젝트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시키지 않고 잔소리 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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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이긴 하지만 업무 시간에 오락하는 거, 괜찮을까?" 누군가의 의문에서 시작된 논의가 상당히 깊이 있게 다뤄진 적이 있었다. 에이스프로젝트는 업종이 업종이다 보니 업무시간에도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해보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져 왔었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에 지나치게 시간을 소요하거나 가끔은 해야 하는 업무보다 더 집중해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가진 누군가가 운영위원회에 발제를 한 것이다. 사실 팀 리더가 "업무시간에는 게임하는 것을 금지합니다"라고 못 박아 버리면 문제는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정식 안건으로 발제가 되자 구성원들 스스로 '우리가 업무시간에 게임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딴짓의 구체적인 개념은 뭘까', '어디까지가 창조를 위한 레퍼런스 탐구이고 어디까지가 개인적인 유흥일까', '업무시간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시간관리를 해야 할까'를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토론을 하고 설득을 하고 합의에 이르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누구도 누구에게 "업무시간에 게임하지 마세요"같은 잔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가 일을 재밌게, 탁월하게 하기 위해 모인 성인들이다.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직접 결정한 것을 직접 지키는 문화를 만드는 데에 운영위원회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눈치 보지 않기 위해 '잘' 나선다


밥은 누가 먹어야 할까? 함께 논의했던 내용은 그 자체로 신규 입사자를 위한 가이드가 된다


"오후 반차를 쓰고 퇴근하는 사람이 점심을 먹고 가도 될까?"라는 발제로 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한 적이 있다. 그동안 명시적으로 된다 안 된다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일부는 '당연히' 점심을 먹고 갔고 일부는 또 '당연히' 점심을 먹지 않고 퇴근했다. 어느 날  점심을 먹지 않는 구성원이 오후반차를 쓰고 점심을 먹고 있는 동료를 보고 '어..? 나만 괜히 눈치를 본 건가?' 의문을 제기해 이 문제를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되었다. 이렇게 눈치 보는 것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서로를 양심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으려면 오픈된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 이 발제로 상당히 많은 의견이 나왔고(일견 근로자에게 유리해 보이기 때문에 운영위원 모두가 '밥 먹고 갑시다!' 할 것 같지만 예상보다 의견은 정말 분분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식사'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를 이룬 후, 좀 더 구체적인 룰을 정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반차를 써도 눈치 보지 않고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더 많이 대화한다


운영위원회에 일단 발제가 되면 운영위원들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슬랙 채널에서, 오프라인에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각자의 의견, 경험과 사례, 대안 제시 등 대화가 많이 이루어질수록 내가 뽑은 운영위원이 운영위원회에 가서 할 말이 많아지고 더 나은 결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평적이고 활발한 토론문화가 형성되었다. 디렉터나 매니저가 낸 의견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반박하면 미움을 사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나와 다른 의견을 마주치면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하게 된다. 또한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팀매니저를 통해 각 팀에 다시 한번 전달이 되기 때문에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도 보다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었다.



정보력의 빈부격차가 없다


운영위원회를 진행하려면 구성원 모두가 요즘 우리 회사에 어떤 이슈가 있고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알아야 한다. 각 구성원들이 가진 정보력의 편차가 줄어든 것은 운영위원회 활동이 가져온 또 하나의 변화였다. 인사팀, 조직문화팀 등 특정 부서에서만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작업을 할 경우 정보력이 그 부서에만 집중되어 불필요한 권위가 생기거나 일방적인 룰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에이스프로젝트에서는 모두가 현재의 이슈를 알고 있다.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어떤 맥락에서 발제가 되었고 어떻게 운영위원회에서 논의가 되었고 어떤 결론이 나게 되었는지, 그 프로세스가 운영위원 및 팀매니저와의 대화, 회의록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유되기 때문에 결론만 전달된 경우보다 뒤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케이스도 줄어들었다. 



제도와 문화가 함께 간다


사측에서 먼저 룰을 정하고 일단 정해진 룰을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형식으로 운영을 해나갈 경우 필연적으로 '교육'이 필요해진다. 이때의 교육은 일방향적이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조직문화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구성원들은 '잘 모르는' 제도를 설명하고 이를 문화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직원들이 그 제도의 필요성과 합리성에 대해 공감하는지, 동의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정해진 제도를 잘 이해하고 이를 준수할 수 있을지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에이스프로젝트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제도와 문화를 함께 만들었다. 구성원들과 함께 룰을 만들어가면 따로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기록한 회의록이 조직문화 이해를 위한 자료가 되기도 하고, 과정 자체가 제도 안내가 되기도 한다. 신규 입사자가 들어오면 논의의 결과물뿐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했는지 그 맥락까지 공유한다. 왜 이런 제도가 생겼는지 더 이해하기가 쉽고 나중에 논의의 과정에 합류하게 되는 신규 입사자에게 진입 허들이 더 낮게 다가오는 효과도 있다. 구성원과의 합의 또는 설득의 과정이 없이 만들어진 룰은 당장은 간편하고 쉬워 보이지만 이후 불만과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만든 룰을 구성원들에게 끝없이 교육하고 설명해야 하는 비용도 발생한다. 운영위원회의 결론이 나기까지의 과정이 번거롭고 지난해 보일 수 있지만 제도와 문화를 함께 만든다는 점에서 더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 








사내정치든 그냥 정치든 정치가 가진 이미지는 바닥을 치고 있지만 운영만 잘 한다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운영위원회는 시작되었다. 내 입맛에 딱 맞는, 누가 만들어 놓은 이상의 회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실제 세계에서 좋은 회사란 결국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해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고 길을 발견하는, 계속 발전하는 회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writer. 에이스프로젝트 박지은 매니저, 김영민 디렉터






에이스프로젝트 조직문화 칼럼은 공식 블로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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