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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미아

by 루나

토성의 고리 위를 걷는 기분

이리저리 날아오는 운석 조각을 피해

아슬아슬 발 밑 조각들을 밟고 나아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리 위에서

운석 조각에 긁히고 상처 입으면서도

한발 한발 내딛는 우주의 외로운 미아


한발을 내딛기 전과

한발을 내딛은 후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찰나의 순간 속 영원히 갇혀버린 미아


토성의 고리 위를 걷는 것을 멈추면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칠흑같은 어둠에 잡아먹히겠지만


찰나의 순간 속 영원히 갇히는 것보단

시계의 초침이 영원히 멈추는 것보단


차라리 고요한 어둠이 날 삼켜줬으면,

하고 생각해보는 우주의 외로운 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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