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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디자이너 Feb 16. 2023

퍼스널브랜딩에 진심인, 아는디자이너가 되기까지!


“혹시 홍대?” “시각디자인 전공했어요?” 
나를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다.


나는 디자인이 아닌, 프로그램을 전공한 디자이너다. 어릴 때 화가가 꿈이었기에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동생이 둘이나 있어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나 또한 미술을 전공하려면 얼마나 돈이 많이 드는지 모를 리 없었다. 그 반대에 속이 상해 밥도 안 먹고 나름 시위도 해보았지만,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딱히 내게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 밀어 달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술을 포기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 당시 시대적 흐름에 딱 맞는 전공이라는 나름의 ‘위안’을 가지고서 말이다.  


그러나 전공은 전공일 뿐, 졸업을 해도 여전히 미술과 디자인에 대한 열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제 대학은 졸업했으니 취업을 해야 하는데, 그때 아주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래! 일단 디자이너로 이력서를 넣어 보자! 일단 날 뽑아 주면 혼나면서라도 배워 보자!’ 지금 생각하면 참 말도 안되는 용기였다. 그렇게 나는 한 회사에 이력서를 넣게 되었고, 떨어지면 또 지원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한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름 고생 길이라는 생각은 하고 들어갔지만, 그보다 훨씬 힘들었고, 혼도 많이 났다. 그렇게 나는 프로그램을 전공한 디자이너의 길을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에 적응하고 재미를 붙일 무렵, 나를 디자인팀장으로 ‘모셔가겠다’는 한 벤처 회사가 나타났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손을 덜컥 잡고야 말았다. 이제 정말 혼자 디자인을 알아서 해야 하고 사수도 없이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그렇게 열공 모드로  디자인을 하며 벤처 회사가 자립에 성공하는 데까지 함께했다. 15년이 지났을 때, 회사의 사정으로 더이상 회사에 남아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내 발로 나왔지만 잘린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15년동안 열심히 밤새며 디자인을 했지만, 회사를 나오니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내 디자인을 좋아해 주는 고객도 결국  회사의 고객이었고, 내 디자인 작업물도 회사 포트폴리오일 뿐이었다. 나는 15년 경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빈도화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회사와 고객의 브랜딩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며 작업하고 디자인을 했지만, 결국 나를 위한 브랜딩은 하지 않았구나! 내가 누구인지, 나로부터 나온 디자인이 그저 나만 아는 거구나.’ 회사에 속해 있었으니 이는 당연한 일이지만 무척 허무했다.


내가 어디에 속해 있든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하고, 나의 업을 알릴 수 있는 퍼스널브랜딩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아주 뼈저리게 깨달았다. 내가 아무리 디자이너라 해도 퍼스널브랜딩이 되어 있지 않으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내가 지금 직장을 잘 다니고 있다고 해도 브랜딩이 된 내가 필요하다. 그 직장에 내가 평생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처럼 내가 생각지 않은 시기에 회사에서 나와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쫒겼났다거나 짤렸다는 표현은 쓰기 싫지만 그런 현실이 나에게 다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라. 내가 지금 집에서 아이들만 키우고 있는 주부라해도 브랜딩이 된 내가 필요하다. 더이상 아이들을 많이 성장하는 날은 꼭 오고, 그때에는 내가 더이상 내 도움이 없어도 되고 나는 나의 일을 해야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지금만 바라보지 말고, 시야를 넓히고 멀리 바라보길 바란다.


2016년 11월, 작업한 디자인 비용을 받으려면 세금 계산서를 발행해 줘야 한다기에 얼떨결에 1인기업으로 등록하게 되었다. 자본금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회사인지라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일이 급했다. 그렇게 주어진 일들을 쳐 내기에 바쁜 3년의 시간을 지내며 또 내 브랜딩 만들기는 잊혀지게 되었다.


그러다 또 한번의 고비이자 기회가 찾아왔다. 코로나19!!! 그나마 들어오던 일들도 끊기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각종 모임이 중단되니 디자인 주문도 없어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니 서비스업인 디자인부터 절약하는 현실에서 내 자리가 불안했다. 그래서 일이 없어 놀 수밖에 없는 시간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미래를 찾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지만, 하다 보니 내가 잊고 있던 퍼스널 브랜딩의 중요성이 더 크게 와닿았다. 앞으로 개인의 시대에, 그리고 브랜딩이 된 개인을 더 찾는 시대에 중요한 건 퍼스널 브랜딩이었다. 그리고 그 퍼스널 브랜딩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디자인이라는 도구는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좋은 기회가 주어져,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 퍼스널브랜딩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 (온라인) 강의를 하기도 했다.  강의를 들은 분들 중 100여분과 함께 나만의 브랜딩을 찾는 100일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분들에게 디자인을 코칭해 주는 시간이 나에게는 큰 활력소가 되었다. 이것은 지금 현재 진행중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다른 분들이 브랜딩을 만들어 가도록 돕는 ‘아는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바로 내 퍼스널브랜딩으로 삼자고 말이다. 내가 유명해져서 나를 알리는 퍼스널브랜딩이 아니라, 나와 함께해서 퍼스널브랜딩이 된 분들이 나의 퍼스널브랜딩이 되도록! 그래서 오늘도 한 분 한 분의 미션 인증 이미지를 보며, 나만의 브랜딩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잔소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퍼스널브랜딩을 만들 수 있다. 이에 진심인 아는디자이너와 함께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나는 나와 함께하는 분들에게 꼭 이런말을 해주고 싶다. 

“당신이 잘되는 것이 내가 잘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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