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일기 넷.
2017. 7. 15 토
‘약사~아아아아아아아아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옹혼으로 호오오오오오오오호~오오오오오
오오오오’... 맨 첫날 알려주신 수심가보다 글자 수나 오르락 내리락의 과정이 좀 더 정교해졌다.
나는 여전히 손가락으로 횟수를 세기 바쁘다. 노래를 한다기보단 암기를 하는 느낌으로.
생각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니 잘하겠다도 아니고 ‘안 틀려야
지’가 더욱 내 마음에 가깝다. 오죽하면 내가 실수할 때마다 선생님이 “아니에요~ 괜찮아
요.^^”라고 말씀하신다. 선행학습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 한글을 읽는 것처럼 또박
또박 노래를 읽고 있다.
“제가 전공생들한테도 가끔 하는 말인데요, 제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 중의 하나예요. 저는
이렇게 노래를 부를 때엔 그림이라거나 정경? 음악의 이미지 같은 것들이 잡히는 편이거든요.
선생님(:나)이 부르는 것을 듣고 그 분위기나 이런 것들을 상상하게 돼요.
저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성대모사 같은 것도 잘한다고 생각을 해요. 단순히 ‘누구를 흉내 내
야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TV에 나왔을 때의 표정이나 몸짓, 갖고 있던 감정들을 상상하면
서 표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찬가지예요. 노래할 때도~
사람들이 노래할 때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도 그건 거 같아요. 표현이 없어요. 배운 대로 여기
5번, 여기 6번, 선율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노래가 어
떤 노래고, 어떤 사람이 불렀을 거고, 어떤 분위기로 불러야 이 노래의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
할 수 있고.....(중략)... 어느 순간 ‘아, 너무 힘들어서 노래도 못할 것 같아요’ 가 아니라 힘들
어서 노래를 찾게 되는 날이 올 거예요.”
그저 선율을 그리기도 벅찬 나에게 노래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라는 애기는
‘내 사정 알면서 저러시나’하는 서운한 마음 반, 전공생들한테나 할만한 얘기를
편견 없이, 아마추어인 나한테 해 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두배 반쯤? ㅎ
내가 그런 노력을 할 여력이 없다 할 지라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를 것이기에 이런 얘기를 해주시는구나 싶어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이미 인생을 어느 정도 살고 삶의 희로애락을 알 수 있을 나이이니
어린 친구들이 하기 힘든 감정표현들을 한 번쯤 생각하고 부르면
노래의 퀄리티가 달라질 거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 중에 탈북민 중학생 아이가 있어요.
엄마랑 아빠랑 힘겹게 한국으로 들어와서 같이 살다가 아빠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는데, 아빠 생각이 날 때마다 아리랑을 부른다고 해요...
그 친구 하는 말이, 민요가 자신에게 위로가 된대요.
아리랑을 부르면서 힘든 시간을 견뎌 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