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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ash Oct 06. 2023

초등돌봄 사업의 문제점 : 조사하면 다나온다

예산을 통한 사업분석 필요 : 객관적 분석 가능


"저출산대책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앞의 글에서 초등돌봄이 저출산 대책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추진배경 등을 말씀드렸습니다


사업에 대한 분석의 중요성은 일반론에 치우친 논의와 달리 계수(숫자)를 통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제가 과거 글(브런치북 [대한민국의 미래와 교육재정] 10분안에 알아보는 재정)에서 예산이란 "계수로 표현된 정책"이라고 하면서, 숫자로 봤을때는 거짓말이나 과장이 안된다.. 농담처럼 조사하면 다나오기 때문에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숫자로 보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부처별 초등돌봄 사업 추진 현황


현재 초등돌봄 사업은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3개 부처에서 각각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사업은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로 이른바 방과후학교입니다. 약 29만명 정도가 이용중(65.5%)입니다.

한편, 늘봄학교는 23년부터 시범운영중인 사업으로 방과후학교 시간을 연장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현재 방과후학교는 4~5시에 끝나고 있는데 맞벌이 부부의 퇴근시간 등을 고려하여  8~9시까지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두도록 하고, 아침틈새 돌봄 등 그동안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초등저학년 돌봄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보건복지부가 학교돌봄터, 다함께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지역아동센터가 4,200여개소에 12만명(27.3%) 등 상당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지역아동센터는 과거 '공부방'이라는 명칭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에 대한 복지차원에서 추진했던 사업입니다. 지금도 원칙적으로는 소득기준을 두고 있는것으로 알고있는데, 지역센터별로 조금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아이, 한부모가정아이를 포함하기도 하고 소득도 차상위계층으로 확대하기도 하고, 어느 지역은 과거와 달리 지역사회돌봄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저소득층 복지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함께돌봄센터나 학교돌봄터는 최근에(몇년이내)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하다가 확대해나가는 것으로, 사업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취지는 초등돌봄이 문제되고 있지만 방과후학교 모델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고 있는데서 다양한 지역사회 돌봄형태, 또는 학교와 연계된 돌봄서비스 모델을 운영하려는 것입니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방과후 아카데미 사업도 역시 유사한 모델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보건복지부 소관 아동과 여성가족부 소관 청소년의 범위가 중복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아동은 18세 미만, 청소년은 9세에서 23세로 정확히 중복됩니다.

 방론으로 잼버리 사태에서도 보이듯이, 여성가족부는 여성부로 남겨두고 보건복지부와 중복되는 가족(청소년)기능은 복지부로 일원화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여성부는 남녀평등 문제등에 전문성이 있는 부처입니다.  

청소년 관련 국제행사를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사업추진의 비효율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_ 괜히 정치적으로 폐지니 이런 논쟁을 하며 시간보내지 말고 여성부로 존치시키되 업무조정을 했으면 합니다)



2022년 초등돌봄 사업 결산 : 왜 시설예산이 불용될까?


각각 사업별로 2022년에 예산을 어떻게 썼는지를 결산분석을 해보겠습니다


해당 예산은 부처에서 실제 사업주체(학교나 지자체, 사업수행기관)에 교부하여 보조사업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부처별 결산보다는 개별 내역을 살펴봐야 됩니다만, 여기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보겠습니다


우선 집행률 등을 볼때 사업이 외관상 큰 결산상의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특이한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 사업만 유일하게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앞에서 얼핏 언급했지만, 재원이 교육재정교부금인 것이 이유입니다. 즉, 주요 저출산대책의 성격이긴 하나, 교육재정교부금 자체가 사업별 구분없이 일반적으로 교부하는 일반재정지원이기 때문에 전체를 저출산예산으로 보기가 어려운데 기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역을 나눠서 저출산예산에 포함시키는게 맞다고 봅니다. 사실 방과후학교가 초등돌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적인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초등돌봄교실이 저출산대책의 핵심사업인 점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하나 더 보겠습니다.


초등돌봄교실 시설확충 결산인데요.


이것은 위의 초등돌봄교실 사업이 운영예산(강사 수당 등)인것과 달리, 초등돌봄교실 시설과 관련된(방과후 학교 시설 개보수 등) 예산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운영예산은 교육재정교부금에서 나가지만, 시설확충 예산은 그것과 별도로 일반회계 국가재정에서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교부금 외에 별도 예산을 더줄테니 시설확충하라는 건데요

 

특이한 점이 집행률이 41%밖에 안되고 123억원을 불용시켰습니다.


불용이유는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학교현장에서 방과후학교 시설확충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방과후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을 들어보면 크게 3가지인데 인력이 없다, 시설이 부족하다, 예산이 없다 인데 약간 이상하지 않나요? 지방교육재정 깎아야 된다하면 학교현장의 시설이 얼마나 열악한줄 아냐고 반발하고 방과후학교, 나아가 늘봄학교에 대한 반대도 인력과 시설의 부족인데 말입니다


왜 지방교육재정이 아니라 별도 국가재정으로 별도 예산을 넣었는데도 절반 이상이 불용되나요? 아이들 위한 시설확충 예산인데??


사안마다 다를테고 제가 직접적인 답을 할 위치는 아닌것 같습니다


다만, 학교현장에서 매우 싫어하는 사업이 이 방과후학교 사업이고 교사들이 서로 안맡으려고 하는 기피업무입니다. 


불용에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시설이 부족해서 방과후학교를 못하겠다고 불만을 제기하면서, 시설확충을 위한 예산을 절반이상 불용시키는 것은 한번 생각해봐야 됩니다.




어디서 초등돌봄을 맡아야 할까?


방과후학교 토론회를 갔다가 저로서는 생소한 경험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분들이 정말 싫어하는 업무더군요


1) 방과후학교  vs 학원


방과후학교 토론회에서 어떤 토론자가 아이들이 방과후학교에 있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러면서 아이들 입장에서 봐야된다 해서 참석한 교사들의 박수를 받았어요


그럼 아이들이 학원은 좋아하나요?


방과후학교가 아니라 학원을 보내는건 아이들 교육에 좋은건가요?



2) 방과후학교  vs 지자체


학교가 아니라 지자체로 방과후학교 업무를 넘겨야 된다고 하니까 또 박수쳐요 ^^;


애들은 학교안에 있다가 지자체 소속 돌봄기관까지 어떻게 가나요? 


지난 10년동안 미흡하지만 방과후학교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것을 다시 지자체로 옮기라고요?


일부 외국은 지자체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드는데, 국가마다 제도가 다르니 일반화 할 수는 없고, 우리나라는 지방행정이 일반지방행정과 교육청으로 구분(ex 서울시와 서울교육청)되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만 할 것입니다.



3) 방과후학교  vs 지역아동센터(복지)


또 어떤 교사는 지역아동센터 이렇게 많은데 여기서 하면 되지 하더라고요


지역아동센터는 기본적으로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센터로서, 

현재 있는 센터를 보다 확대해서 전체 아동의 일반적인 방과후를 담당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에요 ㅠ


왜 공교육이 자기의 역할을 포기하고 자꾸 남에게 일을 넘기려고 하죠?



돌봄서비스 유형별 선호도에서는 당연히 학교가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현실의 문제에 당면해서 아이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형평성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되는 것입니다


이건 초등학교 교장 및 교사들에게 아무리 욕을 먹더라도 이렇게밖에 얘기할 수가 없을거 같아요


초등돌봄교실은 학교 중심으로 추진해야 되는 것입니다.


타부처(복지부, 여가부)는 현재 사업규모상 학교중심 돌봄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칩니다



그리고 아무리 싫어하든 문제가 있든 10년 이상을 학교중심으로 초등돌봄사업 시스템을 추진했는데, 이제와서 바꾸려면 또 얼마나 비용과 시간과 노력이 들까요?


또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지역센터로 이동하는 것은 어떻게 하나요? 어린애들이 알아서 해야되는지 부모가 하는지 학교교사가 할것인지요... 


초등저학년에게 있어서 가장 안전한 공간은 학교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보완하고 해결할 생각을 해야 됩니다


내가 안하면 된다. 아예 판을 엎자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봅니다.


분명히 방과후학교로 인해(이제 더 나아가는 늘봄학교로 인해) 학교현장에 어려움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그 어려움은 절대 해결불가능한 어려움은 아닌것 같습니다


인력을 더 충원하면 됩니다. (이부분은 일선 학교의 불만과 지적이 지극히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인데, 다음 글에서 충분히 다루겠습니다) 


정말 아이들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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