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규정하는데 있어서...
나이나 성별, 결혼유무 따위와 같은 외형적 조건들을 먼저 찾곤한다.
정말 쓸데없는 습관이다.
그러한 조건들로 인해 인격이 판단되는 시대도 지났고, 옭아맬수록 자신을 더욱 지치고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오늘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말을 쓰는지에 따라 그날의 컨디션과 성격, 체력도 달라지는 걸 느낀다.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기운을 받는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 현상의 핵심은 '기'의 움직임이라기 보다는 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의견도 마찬가지다.
얼핏 몸이 지치거나 무리해서 아픈데 운동을 하면 신체를 더 혹사시킬 것 같지만, 정작 중요한 건 열량을 소모하는 움직임이 아니라 그 활동을 할 때의 '뇌'와 컨디션이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무릎이 쑤신다며 정밀검사를 받았을 때, 나는 당시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일찌감찌 퇴행성 증상이 찾아왔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다. 진단을 확정받고 치료를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일상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었고, 그 상황을 받아들일 비용이나 정서적인 여유도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대로 계속 가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들었고, 약물주사 같은 치료를 권고받기는 했었으나... 어쩐지 내게는 머나먼 얘기로만 들렸다.
대신, 너무 유하게만 보이고, 최대한 성실하게 지내는 게 올바르다고 여기던 마음을 고쳐먹었다. 갈등이 좀 생겨도 어떤가? 자존심을 좀 세워보면 어떤가? 욕 좀 먹고 피해를 준다는 인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잖는가? 누군가는 그런 악담을 뱉으며 자긍심을 다지거나 힘을 얻을 것이고, 나는 정서관리만 잘하면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데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상식과 논리라는 체계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개념이지, 누구에게나 적합한 것은 아니다.
명예와 평가가 중요하다면, 그것들을 더 의식하며 살아도 부족할지 모른다는 겸허함으로... 신체건강과 활력이 필요할 때는, 완전히 벗어나 나만의 이론을 정립한다는 창의성과 자신감으로... 그렇게 살아야겠다.
무시 좀 당하면 어떤가?
아무도 나를 보아주지 않을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로 더 멀리 가벼이 날아갈 수 있을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