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정원

잊지 마 꽃 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1

by 나리솔
어려운 시기일수록 빛을 잊지 않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필요한 것은 내려놓고, 소중하고 사랑하는 것은 지켜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서로를 돕는 마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꿈꾸기를 멈추지 않고, 미래를 향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지혜롭고 따뜻한 이야기들은 잠시나마 문제를 잊게 해 주고,
행복은 가장 작은 일상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음을 일깨워 줄 것입니다.



잊지 마 꽃

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어느 날, 그녀는 묘한 예언을 들었다. "과거의 사랑이 당신에게 다시 돌아올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랑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거예요." 장난처럼 건네진 위로였을 뿐, 점술가의 예언이나 확고한 약속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말은 그녀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쉰을 넘어선 나이. 아이들은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의 도시로 떠났다. 집은 텅 빈 고요로 가득했고, 식탁은 늘 남편과 단둘이 마주 앉는 자리였다. 직장은 끊임없이 피로를 안겨주었다. 보이지 않는 경쟁과 사소한 갈등,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그녀의 삶은 매일을 버텨내는 인내의 연속이었다. 남편은 새벽같이 집을 나서 밤늦게 돌아왔다. 건설 현장에서 땀 흘려 집을 지으며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기에, 사랑이나 낭만 같은 단어들은 그들의 삶에서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듯했다.

거울 앞에 서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깊게 파인 이마의 주름, 팔자 주름, 생기를 잃어가는 눈빛. 그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경을 벗어보았지만, 도리어 세상은 더욱 흐릿해질 뿐이었다. 그 흐린 시야 너머로 눈물이 차올라 모든 풍경이 번져 보였다.

사랑이라니… 그녀는 옅은 비웃음을 흘렸다. 이제는 그런 감정마저도 사치일 뿐이라고. 오직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위해, 삶의 무게를 견디는 데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자신'이라는 존재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그녀의 마음 한편은 자꾸만 아련한 과거를 향했다. 고등학교 3학년, 졸업식 날 교정에서 함께 춤을 추던 소년, 민호. 봄날 라일락 꽃을 들고 찾아와 수줍게 웃던 그 눈빛. 손을 잡을 때 전해지던 따뜻한 체온.

'혹시 그 애가 다시 나타날까? 아니면 낯선 누군가가 내 앞에 서게 될까?' 그녀는 문득문득 상상했다. 퇴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또는 길을 묻는 낯선 사람에게서. 마치 드라마처럼 우연히 운명적인 사랑이 찾아오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현실은 늘 무겁고 건조했다. 남편은 여전히 말이 없었고, 그의 얼굴에는 깊은 피곤함만이 드리워져 있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들의 일상에서 너무나도 오랫동안 잊힌 것이었다.

그날 저녁,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언제나처럼 묵묵히 신발을 벗고, 소리 없이 거실로 향했다. 그녀가 밥상을 차리기 위해 막 일어서려 할 때였다. 남편이 어색하게 작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이게 뭐예요?" 놀라움에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남편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살짝 돌릴 뿐이었다. 봉투 안에는 작은 카드가 있었다. 파란색 '잊지 마 꽃' 그림 아래, 삐뚤빼뚤한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내 잊지 마 꽃, 나는 평생 너 하나만 사랑했어. 너만 바라보고 살아왔어."

그 순간, 그녀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평생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고백. 남편은 늘 무뚝뚝했고,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올린 적 없었다. 그러나 카드의 글씨는 분명 그의 투박한 손글씨였다.

눈물을 머금은 그녀를 남편이 조용히 다가와 품에 안았다. "사실은… 항상 사랑했어. 말로는 다 표현 못 했지만, 일 때문에, 먹고사는 게 바빠서… 그저 너만 내 전부였어."

남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지만, 그 진심은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그녀는 흐느끼며 남편의 품에 기대었다.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갈증 같던 사랑이, 얼어붙었던 샘물이 봄 햇살에 녹아내리듯 터져 나왔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그토록 기다리던 사랑은 멀리 있지 않았다. 새로운 인연이나 잃어버린 첫사랑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곁에 있는 남편 안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도 사랑해요. 언제나 당신이 내 별이고, 내 민호였어요."

남편은 쑥스러운 듯 옅게 웃으며, 거칠지만 따뜻한 입맞춤을 건넸다. 그 미소 속에는 젊은 시절의 소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날 밤, 거실 구석에는 탐스러운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남편이 차마 건네지 못하고 숨겨두었던, 수줍은 마음이 담긴 선물이었다. 그는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돌아왔다. 화려한 장미가 아니라, 작고 파란 들꽃 '잊지 마 꽃'처럼. 쉽게 스쳐 지나갈 수 있지만, 마음에 새겨두면 평생을 함께하는 꽃처럼.

우리는 종종 사랑을 멀리서 찾는다. 새로운 만남에서, 특별한 기적에서. 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단지 시간이 없어서, 혹은 말하지 못해서, 그 진심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잊지 말자. 사랑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언제든 다시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용기를 내어, 진심을 담아 단 한 번 "사랑해"라고 말하는 그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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