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예의
***값비싼 예의***
주인공은 '소미'라는 아이였어. 소미는 어릴 때부터 예의 바르고 착하다는 칭찬을 입에 달고 살았어. 길에서 마주치는 어르신들께 늘 먼저 인사하고, 친구들의 부탁을 단 한 번도 거절해 본 적이 없었지. 선생님들도 소미를 '모범생'이라고 불렀어. 소미는 그런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모두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에 행복했어.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소미는 늘 피곤했어. 동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손님들이 마감 직전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귀찮은 걸 주문해도 "네, 손님! 그럼요!" 하고 웃으면서 다 해줬어. 그러다 보면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나기 일쑤였지. 친구들이 주말에 급하게 "소미야, 잠깐만 좀 도와줄 수 있어?" 하고 연락하면, 중요한 개인 약속이 있어도 "응! 당연하지! 무슨 일인데?" 하면서 한달음에 달려갔어. 그렇게 친구를 돕다가 자기 약속에는 늦거나 아예 가지 못할 때도 많았어.
대학교 팀플 과제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어. 팀원 중 한 명인 지수는 늘 소미에게 자기 몫을 떠넘겼어. "소미야, 네가 자료 정리는 정말 최고잖아~ 나 이거 급하게 다른 데 내야 할 일이 생겨서 그런데... 좀 대신해줄 수 있을까? 다음엔 내가 꼭 도와줄게!" 소미는 지수의 이런 부탁을 여러 번 거절하고 싶었지만, 늘 지수가 먼저 "소미 너밖에 없어!", "정말 고마워!" 같은 말로 선수를 치니, 미안한 마음에 "아, 응... 괜찮아." 하고 말곤 했지.
지수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소미는 밤을 새우는 날이 많아졌고, 자기 전공 공부는 뒷전이 되었어. 결국 시험 기간에는 지쳐서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성적이 뚝 떨어져 버렸지. 교수님께 따로 찾아가 "밤샘 과제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못 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괜히 지수를 이르는 것 같아 그것마저도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던 어느 날, 소미는 지수가 사실 다른 팀원들한테도 비슷한 부탁을 해왔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리고 아무도 거절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모두들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도. 소미는 지수에게 매번 자기 할 일을 떠넘기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지수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왔어. "뭐? 나한테 실망했다고? 야, 그럼 진작 거절하지 그랬어? 네가 안 된다고 하면 됐잖아! 난 네가 괜찮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았지!" 지수는 소미의 착한 마음을 이용했던 거야. 마치 드라마에서 약한 사람을 못살게 구는 악당 같았어!
소미는 충격을 받았어. 그동안 자신이 지켰던 예의와 친절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서러워서 눈물이 펑펑 났어.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란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들이 계속되었지.
그때 소미는 깨달았어. 자신에게도 친절해야 한다는 것을. 남에게 상처 주지 않는 것만큼, 나 자신에게 상처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말이야. 무조건적인 정중함이 결국 자기 자신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 거지. 그 후 소미는 조금 달라졌어. 물론 여전히 예의 바르고 친절했지만, 자신을 해치는 부탁에는 "미안하지만,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 하고 정중하게 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된 거야.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자신을 지키는 그 한마디가 소미의 삶을 조금씩 더 건강하게 만들어줬어. 비로소 소미는 자신의 '정중함'을 값지게 쓰는 법을 알게 된 거지.
살면서 그런 '값비싼 예의' 때문에 힘들었던 적 많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이런 '지수' 같은 사람들이 어딘가에 꼭 있는 것 같아. 예의와 친절을 잘 받아주고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당연하게 여기거나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야.
그래서 글처럼, 우리의 소중한 예의는 정말 '현명하게' 써야 하는 것 같아. 마치 주인공들이 힘든 시련을 겪고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우리도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