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

내면의 햇살을 다시 찾는 법

by 나리솔


나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



가끔 삶이 갑자기 느려지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 멈춰 세운 것도 아닌데,
그저 마음이 더 이상 뛰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는 속도에 익숙해졌다.
어디든 가야 하고, 무엇이든 해야 하고,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많이 살아야 하는 것처럼.
멈추는 법을 잊었고,
스스로에게 묻는 법도 잊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걸까?”
“나는 지금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습관처럼 앞으로만 움직이고 있는 걸까?”

사람들은 어쩌면 목표 때문에 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침묵이 들릴까 봐 뛰는지도 모른다.
그 침묵은 너무 솔직하고,
너무 명확하다.
이미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그 침묵이 더 이상 공허함으로 들리지 않고
오히려 집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눈을 뜨고, 오랜만에
휴대폰을 먼저 찾지 않는다.
창가에 앉아 바라본다.
햇살이 천천히 자리를 펴는 모습,
공기가 하루를 준비하듯 부드럽게 차오르는 모습,
세상이 조용히 빛을 입어가는 모습.

그 단순함 속에서
이상할 만큼 숨이 편안해진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 가벼워진다.



우리는 자꾸 답을 바깥에서 찾으려 한다.
타인의 조언 속에서,
누군가의 삶 속에서,
나와 맞지 않는 길들 속에서.
하지만 진짜 답은 언제나 안에 있다.
고요한 곳,
우리가 잘 들여다보지 않는 그 자리에서.

스스로를 듣기 시작하면
아주 단순한 진실을 알게 된다.
삶은 거대한 용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에 머무르길 바랄 뿐이다.

머문다는 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일이다.
억지로 더 강한 척하지 않아도 되고,
항상 견뎌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는 일.
슬픔을 숨기지 않아도 되고,
피곤함을 감추지 않아도 된다.

“나는 아파.”
“나는 두렵다.”
“나는 괜찮다.”
“나는 쉬고 싶다.”
“나는 사랑이 필요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우리는 살아가며 상처를 모은다.
하지만 어떤 감정도 빈손으로 오지 않는다.
두려움은 지혜를 데려오고,
피로는 부드러움을 데려오며,
슬픔은 깊이를 데려온다.
그리고 사랑은…
사랑은 우리를 ‘집’으로 데려온다.

집은 장소가 아니다.
조건 없이 나를 받아들이는 감정이다.
증명할 필요도,
설명할 필요도 없는 상태.
그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숨을 고르고,
스스로에게만큼은 낯선 사람이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행복은 소리 나지 않는다.
행복은 조용히 찾아온다.
따뜻한 아침 차 한 잔 속에서,
찬 공기 속 깊은 들숨에서,
스쳐 지나간 미소 하나에서,
두근거리지 않는 편안한 마음에서.

그러다 우리는 알게 된다.
자기 자신을 향한 길은
서둘러 가는 길이 아니라
조용히 돌아오는 길이라는 걸.
작은 발걸음으로,
부드러운 마음으로,
정직한 대화로,
조용한 밤과 소소한 기쁨으로 돌아오는 길.



나에게 돌아가는 길은 멀고도 따뜻하다.
그리고 그 길에서
조금 더 나에게 가까워질수록
세상도 함께 부드러워진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고 문득 느낀다.
나는 지금
내 안에 있다.
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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