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2023.11.20 am06:26 호치민에서 부치는 편지

by 햇살나무

어둠이 있었기에 감사하다 말하고 싶네_



언제쯤이면
그 시련들이 아름다웠다 말할 수 있을까

목이 막히고
통곡의 따가운 눈물이 흐르고

커다란 돌덩어리
움직이지도 않고 박혀서

주먹으로 뼈가 부서지도록
쿵쿵 때려봐도

때리는 아픔이 오히려
덜 아팠던

그 시절 그때를

벗어나고파 발버둥을 치고
또 치고

땅을 두드려 치고
하늘에 대고 목놓아 울다가

그래하고
그냥 실소만 하다

결국 진짜로
웃게 되고 마네

그러다 웃는 웃음이
얼마나 값지고

얼마나 행복하던지

그래 난 대단해
무척 대단하지
너무 대단하지

산전수전 다 겪고도
이 악물고
신성한 가치 져버리지 않으려

더욱더 고상하고
비상하게 홀로 외로이
유유히 걸어가려 하니

그 어둠이 있었기에
지금 그까짓 거 그거 별거 아니라
감사하다 말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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