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클로드 코워크라는 툴을 발표하면서 전통 소프트웨어의 주가가 출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잘 모르시면 먼저 검색하고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신 후에 본 포스트를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 사건은 주객이 전도된 경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이해하고 있기로는) 클로드 코워크 툴은 사용자가 입력창에 업무를 입력하면 AI 가 스스로 필요한 앱을 열고 필요한 기능을 실행시키고 필요한 변수를 입력해서 자동으로 일을 처리해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사람이 여러시간에 걸쳐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해야할 일을 AI 가 자동으로 해주는 일입니다.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업무지시를 내리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AI 입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기계적 언어로 논리의 정합성을 모두 지켜가면서 비어있는 공간 없이 지시를 내리지 않습니다. 그냥 대충 지시합니다. 그럼 그것을 수행하는 직원은 상사의 의도를 스스로 파악하고 업무를 진행합니다. 이것이 인간사회의 업무 형태 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김이사가 클로드 코워크에 [김부장에게 본기 보고서를 메일로 발송해줘] 라고 했을 때 '분기'를 '본기'라고 잘 못 입력했다면 AI는 이것을 '분기'라고 판단해야 할까요, 아니면 '반기'라고 판단해야 할까요? 아니면 반기인지 분기인지 다시 물어봐야 할까요? 이런걸 하나하나 물어 본다면 이 일을 굳이 AI에게 맞길 필요가 있을까요?
즉, 이런 일은 AI 가 할 일이 아니고, 차라리 계속 반복되는 업무라면 업무 자동화 프로세스를 만드는게 낫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것은 간단한 업무에 대한 예시이고, 훨씬 복잡한 업무라면 일은 더 커집니다. 아주작은 뉘앙스의 차이, 아주 작은 오타, 아주 작은 잘못된 지시의 차이는 오류의 증폭에 증폭이 더해져서 나중에는 지우지 말아야 할 폴더를 통채로 날려버리거나 보내지 말아야 할 메일을 엉뚱한 사람에게 발송해 버리거나 컴퓨터를 스스로 포맷해 버리거나하는 엄청난 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완전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은 10000번 제대로 일을 잘 하는 것보다 1번의 오류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AI는 무결점을 보장해 주는 연산방식이 아닙니다. AI는 확률 기계입니다.
또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일은 엄청난 연산량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비슷한 일을 해보셨을지 모르겠지만 메일함의 필요없는 메일을 지우거나, 메일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단순한 일도 엄청난 토큰을 소모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일은 그냥 사람이 하는게 더 낫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클로드 코워크가 어떤 마술을 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구조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이런 일을 굳이 자동으로 해야 한다면 다시 언급하지만, 전통적인 컴퓨터 자동화가 더 효율적이고 안전합니다. AI 는 스스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저 그러길 바라는 사람의 욕심일 뿐입니다. 구조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만약 각각의 전통적인 앱에서 특정 작업을 AI가 수행한다면 그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포토샵' 앱에서 누끼 따는 것을 자동화 한다던지(이미 이렇게 하고 있죠), 밑그림만 있는 이미지에 색칠을 한다던지, 하는 작업은 가능하지만 너무 많은 변수를 모두 고려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해야 하는 그런 작업에 AI는 결코 어울리는 연산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제가 보기에는) 주객이 전도된 헤프닝입니다. 여전히 전통 SaaS 업체는 자신들만의 영역이 있으며 앞으로도 더 굳건해 지면 굳건해 졌지, 쉽게 AI에게 위협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