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안 해도 돼.
근데, 끄떡있게는 해라.”
중3 과학쌤이 금요일에 한 말이다.
그냥 툭 던진 말인데, 왠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지금 이 시간을 버리지 마.”
그 말까지 듣고 나니까, 진심 나한테 하는 말 같은 거다.
사실 나는 학교를 싫어하는,
약간은 사회부적응자였다.
교실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내고,
숙제는 늘 밀리고,
수업 시간엔 창밖만 보던 애.
그래서였을까.
그 말이 괜히 찔렸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나만 멈춰 있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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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 브런치 작가다.
그것도 4수 끝에 겨우 붙은.
진짜 이거 하나만 되면
모든 게 바뀔 줄 알았다.
이제 나도 인기 좀 얻고,
글 써서 인정받고,
인스타 감성 문구로 한 자리 잡는 거지!
라고 생각했다.
근데 지금 내 브런치 현황은?
찾아오는 분 열 명 정도.
그분들 정말 소중한데…
완독률은 0000000.
진심으로, 오 마이 갓.
뭔가 잘못된 거다.
이거, 내가 상상하던 그림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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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나는 사람들이 나를 봐주길 바랐다.
좋아요 눌러주고, 댓글 달아주고,
‘와 필력 미쳤다’ 이런 말 듣고 싶었다.
근데 이제 알겠다.
그 전에 내가, 나 자신을 하나도 안 돌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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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나가는 또래 작가들 보면
나 진심 부러워서 이불킥 백 번 했다.
같은 나이인데 왜 나는 안 될까.
왜 내 글은 안 읽힐까.
더 놀라운 건,
감성 글귀 끝내주게 쓰는 사람들이
의사, 변호사, 연구원…
완전 스펙 쩌는 분들이더라고.
그 사람들은 이미
삶에서 묵직한 경험을 해본 분들이고,
그 깊이가 문장에 그냥 스며들어 있었다.
아, 나 아직 그만큼 안 살아봤구나.
그러니까 아직 그만큼 못 쓰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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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즘은 그냥 다시,
조금 천천히 글을 쓰기로 했다.
읽히지 않아도 괜찮다.
‘완결’ 버튼 아무 생각 없이 누르지도 않고,
그냥 내가 나를 알아가듯이 한 줄씩 써보기로.
아직도 부족한 거 많다.
근데 그게 뭐.
나는 이제 나를 돌보는 글쓰기부터 시작하려 한다.
반응 없어도, 좋아요 없어도
오늘도 나는 한 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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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건 결국, 나를 돌보는 일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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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좀 더 쉽게, 편하게,
나답게 써보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