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 그때, 갑자기 누군가 계곡으로 뛰어드는 소리가 들렸다.
97번이었다.
키가 멀대같이 크고 행동이 굼뜬 녀석이었다. 110번 옆에 첨벙첨벙 들어가 철모를 벗어 계곡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한 놈은 있구나.’ 4중대장은 두 얼간이의 의미 없는 짓을 보며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데 첨벙, 또다시 첨벙, 4중대 중대원들이 하나둘씩 계곡으로 뛰어 들어갔다. 250명이 일제히 계곡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불어난 계곡물은 그들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는 듯 허리춤까지 삼켰다. 허무한 몸부림이었다.
“가관이다. 병신 새끼들.”
4중대장이 슬쩍 웃었다. 하늘이 번쩍인 것 같아 고개를 든 순간 천둥이 울렸다. 낙뢰 사고가 드물긴 해도 조심해야 한다. 부대 복귀도 더 지체할 수 없었다.
“멍청한 4중대, 전원 밖으로! 복귀한다. 너희들은 차 타고 갈 자격 없어, 부대까지 뛰어가”
논뫼 고내리에서 부대까지는 걸어서 1시간 반은 족히 넘는 거리였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4중대 250명과 조교들이 열을 맞춰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채 10분이 되기 전에 대열은 흐트러졌다. 뒤처지는 녀석들과 앞서 나가는 녀석들, 지나가는 차량을 피하느라 두 줄도 아닌 것이 한 줄도 아닌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더 이상 대열을 신경 쓰지 않았다. 110번은 맨 뒤로 물러나 한 명씩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기현아 미안해, 나 때문에”.
경환아 미안해. 승희야 미안해. 인표야 미안. 종철아, 민규야, 종연아, 인배야…. 눈물과 빗물이 땀에 섞여 흘러내렸다. 어느새 110번과 열 명 남짓한 동기들이 무리를 이뤄 뛰어가고 있었다. 군화 소리와 안전띠가 찰랑이는 소리, 소총 걸개가 부딪히는 소리가 화음을 이루었다. 말이 없어진다면 어떨까, 개미의 더듬이처럼 서로 닿기만 하면 너와 내가 사라지고 ‘우리’만 남는 의사소통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거짓말도 할 수 없고, 오해도 없으며 어쩌면 미움도 원망도 없어질지도 모르는 말이 없는 세상은 어떨까, 그 소대장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대검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차오르는 숨만큼이나 생각과 질문이 차올랐다. 그때 1소대장이 다가왔다.
“야! 110번 군대 좆같지?”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냐, 새끼야. 좆같지?”
“정말, 아닙니다.”
110번은 1소대장이 이렇게 살갑게 말을 거는 건 이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소대장이 다시 내게 조교가 될 것을 권할까?’
그와 처음 대면했던 날이 떠올랐다.
“개새끼.”
110번은 낮게 중얼거렸다.
“누구야”
4중대 1소대장이 쪼그려 앉은 훈련병들을 노려보았다. 그중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지쳐 눈빛이 풀리거나 고개를 바닥에 처박고 있는 여느 훈련병과 달리 불만인지 억울함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하지만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한 시선, 그는 110번을 지목했다.
“110번 너지!”
110번은 부인했다.
“아니긴 새끼야. 너 맞구먼, 아까부터 눈빛이 안 좋았어.”
110번은 이미 들켰다 해도 인정하는 순간 더 골치 아픈 상황으로 치달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끝까지 아니라고 하자’, 그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발뺌했다.
“허, 이 새끼 봐라? 네가 알고 내가 아는데 뭘 끝까지 아니라고.”
1소대장이 110번을 볼 때마다 조교로 지원하라고 노래를 부른 건 이때부터였다. 그는 무료한 날에 꽤 재밌는 녀석이 들어왔다고 생각했다. 특이한 녀석이었다.
“30초 준다. 모두 소대 앞으로 집합.”
키가 멀대같이 큰 97번이 군화 끈을 묶지 못해 시간을 지체하고 있었다. 끈을 묶고 푸는 단순한 동작도 제한 시간을 주거나, 강압적으로 몰아치면 허둥대는 녀석들이 있다. 어김없이 한 기수에 꼭 한두 놈은 그랬다. 이때 110번이 뛰쳐나가 97번의 남은 한쪽 끈을 묶어주었다. 아직 분대원끼리 통성명도 하지 못한 입소 첫 주에, 동료를 돕겠다고 나서는 110번이 눈에 띄었다. 19살, 20살 언저리의 썩은 동태눈깔 같은 눈빛들은, 입소 첫날엔 불만과 짜증이 가득했다가 3일이 채 지나지 않아 기세가 꺾인다. 지쳐서 바닥만 내려다보거나 그도 아니면 제발 그만해 달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바뀐다. 체력을 기르고 강인함을 키우는 얼차려는 명령에 복종하는 병사도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한 놈, 저 110번 놈은 틈틈이 자신을 노려봤다. 무슨 트집을 잡아서라도 저놈의 눈빛을 꺾어놓으려 했는데, ‘잘 됐다. 감히 욕지거리했다는 거지’.
그런데 1소대장은 자신의 추궁에도 뻔뻔하게도 버텨내는 녀석이 왠지 밉지 않아졌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인데, 적어도 더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겠다는 요령으로 해석했다. ‘허 요놈 봐라.’ 웃음이 나왔다. 1소대장은 간간이 110번을 지켜보았다. 호리호리한 몸에 비해 제법 체력도 좋았고 수류탄 투척 때 짧은 거리 때문에 얼차려를 받은 것 외에는 성적도 우수했다. 무엇보다 분대장 진석의 추천도 있었다.
“자세도 잘 나오고, 깡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기들을 가장 잘 챙깁니다.”
이미 첫 면접은 통과한 거나 진배없었다. 앞으로 ‘너 그때 나한테 욕했지’ 날마다 골려 먹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이놈이 대검을 잃어버리는 대형 사고를 치다니’, 문제가 잦으면 아무래도 명단에서 제외할 수밖엔 없었다.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고 별것 아니게 넘어갔던 문제들도 한 번 크게 사고를 치면 지나간 모든 과오를 합산하는 게 사람 마음이었다.
한 번은 가혹행위를 조사하라는 상부 명령이 있었다. 군 인권이 강조되는 분위기였기에 인격모독이나 지나친 얼차려, 욕설이나 구타가 없었는지 조사하란 것이었다. 체계가 있는 조사라기 보다는 각 소대를 맡은 소대장이 훈련 중에 넌지시 물어보는 식이었다. 한데 같은 중대 4소대장이 좀 음침한 구석이 있었다. 눈치채지 못하게 그저 훈련소 분위기를 개선하려는 의도라는 식으로 농을 섞어 던진 질문에 110번이 걸려든 것이었다.
“야, 110번 너 아까 그거 말이야, 머리 맞은 적 있다며, 어떤 상황이었지?”
“배식할 때, 밥 위에 짜장을 얹지 말란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늘 하던 대로 밥 위에 올렸는데, 그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았습니다.”
‘아, 그랬구나, 자식 뭐 그런 걸로 애를 때리냐, 자존심 상했겠네. 그래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주의 줄게.’ 식으로 설렁설렁 넘어간 4소대장은, 부대 복귀 후 180도 돌변했다. 해당 조교의 휴가를 취소하고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돌렸다. 다음 날 조교들은 어느 때보다 훈련병들을 차갑게 대했고, 생활관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그때도 조교들 사이에선 ‘눈치가 없는 녀석’일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110번은 그날 밤, 조교가 찾아온 일을 기억했다. 나직이 그를 부르는 소리에 깨어나자, 어깨를 누르며 그대로 누워서 들으라고 했다.
“미안하다, 너 기분 나빴을 거란 생각은 했는데. 나도 이렇게까지 될진 몰랐다. 그런 데 말이야. 우린 결국 때 되면 제대할 사람들이야. 하지만 장교들은 이게 직업이야. 그 사람들 말에 넘어가지 마라. 의지를 해도 우리끼리 의지해야지.”
그리고 말을 덧붙였다.
“사실 그 배식판은 4소대장 거였어. 자기 밥에 짜장 올리지 말라고 했었거든. 또 한 소리 듣겠구나 싶어 순간 짜증이 났었어. 어쨌든 내가 미안하다.”
생각지도 못한 사과에 놀랐다. 자신의 눈치 없는 고발에 휴가가 취소된 것도 미안했고, 직접 찾아와 사과한 그에게 무척 고마웠다. 다정히 자신을 구슬렸던 사람과 휴가를 취소하고 뺑뺑이를 돌린 차가운 사람이, 겨우 밥 하나로 머리를 때린 신경질적인 이와 지금 자기 앞에서 사과하는 순진한 이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 혼란스러웠다.
1소대장은 한 명씩 동기를 찾아가며 사과하는 110번을 보았다. 대검을 잃어버린 게 정말 110번의 잘못일까, 그저 운이 나빴던 게 아닐까? 군대라는 시스템에 맞지 않는 녀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괜찮은 놈인데….’, 씁쓸하지만 1소대장은 그를 차출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4중대장은 30분쯤 지나자, 군용트럭에 부대원을 태워 복귀시켰다. 복귀가 더 늦어져서도 안 되었지만, 대검의 행방을 빨리 파악해야 할 문제도 있었다. 중대 안에서 일어난 일은 중대에서, 대대 안에서 일어난 일은 대대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이리저리 통사정하면 대검 하나는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이고, 110번의 말대로라면 분명 2중대 어느 소대장이 대검을 꿍쳐두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음흉한 면이 있어도 이런 일을 처리하는 데는 4소대장이 적임자라 생각했다.
늦은 복귀에 4중대 훈련병들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개인 정비를 서둘렀다. 점호까지 시간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단지 그렇게만 보기에 이상할 만큼 전체 막사가 유달리 조용했다. 가끔 농담에 시시덕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고요함을 깨는 웃음소리에 자기네들이 놀란 듯 이내 입을 감추었다. 250명의 훈련병 모두가 같은 마음일 리는 없지만, 거반 이제 110번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궁리했다. 그래봤자 군대의 생리를 모르고, 경험도 짧은 훈련병들의 대화였다. 누구는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가져와 대검은 살상 무기라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그 보고서가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또 누구는 무기를 분실하면 영창을 간다고 하니, 그럼 110번은 훈련소 과정을 다 마치기도 전에 영창에 가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중대 막사는 문이 없었다. 밤엔 작은 기침 소리 하나도 긴 복도 전체를 울릴 만큼 방과 방 사이에 비밀은 없었다. 110번은 옆 소대에서 자신을 두고 하는 걱정 비슷한 이야기에 무던해지려고 분투했다. 저 끝 쪽 방에서 울리는 사람 소리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인지 분명치 않았지만 아마 그럴 것이라 짐작했다.
오히려 110번이 있는 4소대 생활관은 고요했다. 110번은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서너 번 닦아내고 침상에 걸터앉았다. 짧은 머리는 금세 말랐다. 머리의 물기를 대신 머금은 수건이 유난히 어깨를 무겁게 눌렀다. 신발 끈을 잘 묶지 못하던 97번이 110번의 옆에 털썩 앉았다. 그러고는 말없이 맞은편 관물대만 쳐다볼 뿐이었다. 마른 양말을 개든, 뭉친 어깨를 주무르든, 97번처럼 110번 옆에 앉아 있든, 무슨 행위를 저마다 하고 있긴 하지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음에 닥칠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110번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걸 마음속으로 확인하고 재확인했다. 영창 가는 것, 이 소식을 듣게 될 부모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 더는 아무런 판단도 상상도 하지 말자며 널뛰는 생각을 누르고 있었다.
“110번 어딨어?”
그때 4소대장이 소리치며 생활관으로 뛰어 들어왔다.
“야! 110번, 대검 찾았다!”
놀란 97번이 두 손으로 110번의 얼굴을 잡아 흔들었다.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큰 소리를 내기 위해 숨을 들이 삼켰다. 10번은 이 상황이 슬로비디오처럼 느껴졌다. 1초 2초 그리고 3초, 한순간 4중대 전체가 함성을 질렀다. 만약 소리의 물리적 힘을 포탄으로 환원할 수 있다면, 아무리 못해도 4중대 하나쯤은 날려버리고도 남을 만큼, 컸다. 진석이 뒤이어 쫓아 들어왔다.
“어떻게 된 겁니까?”
4소대장에게 물었다. 소대장은 나가서 말하자며 진석의 어깨를 둘렀다.
“그 개새끼가 나중에 대검 잃어버리면 대체하려고 몰래 꿍쳐둔 거였어. 내가 그 새끼 멱살을 잡고, 순진한 애 하나 인생 조지려고 했냐고….”
110번은 뒷말을 더 듣지 못했다. 곧 끌어안거나 잡아 흔드는 이들에 둘러싸였다. 이 환호는 기쁨이라든가 행복의 감정과는 달랐다. 세상을 바꿀, 정권을 바꿀, 전쟁을 막을 대의나 응집력도 없었다. 애처롭게도 이미 정해진 5주간의 일정을 마칠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 그랬다. 그것은 그저 ‘안도’에 가까웠다. 아귀가 맞지 않아 덜커덕거리는 대검을 언제부턴지도 모른 채 전통처럼 사용해 오고 있는 곳, 110번 아니라 어쩌면 1번 혹은 250번 그 누가 대검을 잃어버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 이 환호는 동질감 같은 것이었다.
점호를 마치고 소등하면, 분주하던 하루에 마침표가 찍혔다. 낮 동안 무슨 일이 있었어도 그날의 일은 소등과 함께 종결되었다. 110번은 밤 11시 반부터 불침번을 썼다. 1시간 반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다음 사람으로 교대하는 지루하고 피곤한 일이었다. 110번은 전등 빛을 삼키고 있는, 복도 끝 어두운 소실점을 바라보았다. 스크린이 된 마냥 허리까지 차오르던 계곡, 장대비 속 군화 소리, 여전히 흐릿한 소대장의 얼굴이 펼쳐졌다. 기침 소리 하나 없는 고요함에 문득 110번은 오늘 일어났던 일이 현실이었는지, 환상이었는지 혼란스러웠다. 점점 몰려드는 졸음에 넘어지지 않으려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었다.
당직 근무를 마치고 내무반으로 들어가던 진석이 졸음에 취해 흔들거리는 110번을 보았다.
‘저 새끼, 저러다 넘어지지.‘
진석은 모른 척 내버려둘지 생각하다, 이제 그와 말 섞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걸 떠올렸다.
“110번, 어이 김주성이, 정신 차려.”
“110번 훈련병 김주성, 충성”
“행군만 하면 이제 다 끝나지? 군 생활 시작부터 꼬일 뻔했는데, 어쨌든 다행이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주성의 말에 한 것 없이 인사를 받는 것 같아, 진석은 코를 찡긋했다. 그러고 보니 주성에게 이렇게 따로 말을 붙인 건 처음이라는 걸 알았다.
“너희 기수가 나한테도 마지막이구나.”
“나중에 제대하면 한 번 뵙겠습니다.”
“미쳤냐? 밖에서 만나게. 군대에서 만난 인연은 군대에서 끝내.”
주성이 S대 인문학부 학생이라는 걸 진석은 알았다. 지방대 독어독문학과로 복학할 예정인 자신과 주성은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군대니까 이렇게 만난 거지…’
살다가 주성을 마주칠 확률과 대검을 잃어버릴 확률 중에 어느 것이 더 클지 생각하다 피식 웃었다.
“자! 오늘 고생했다. 파이어아벤트!”
“독일어입니까?”
“‘축제 같은 저녁’이란 뜻이지. 독일에선 퇴근할 때 그렇게 인사해. 신께 기도드리며 하루를 무사히 마쳤음을 축복하는 거지. 야, 김주성이! 이러나저러나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너도 멀리 생각하지 말고, 하루씩 버텨!”
주성은 멀어지는 진석의 등에 대고 물었다.
“그런데 분대장님, 이번 일도 있었으니 그 덜컥이는 대검은 폐기되는 겁니까?”
진석이 돌아섰다. 머리 위 전등이 짧게 깜박였다.
‘교체해달라고 한지가 언젠데…, 차라리 휴가 때 내가 사 오는 게 낫겠네.’
전등을 보던 진석이 천천히 고개를 떨구었다.
“그 대검, 우리보다 더 오래 군대 남아 있을 거야.”
진석은 너무 무덤덤하게 말한 것 같아 자기 말이 불편했다. 뭐라도 한 마디는 덧붙여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야! 김주성, 대검이든 뭐든 이젠 네 건 절대 잃어버리지 마라.”
'지잉…, 딸깍.'
전등은 더 버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