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의 <최선의 철학>
https://youtu.be/rMy-Z5xxW3w?si=FE2UeeqjACJM8_PC
'이제야 권석천을 통해 그 옛날의 현인들과 제대로 만납니다.
이렇게 또 한 수 배우고 갑니다.'
- 손석희
뉴스가 기다려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한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청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날카로운 사회비평과 문학적 감수성이 시줄과 날줄처럼 절묘하게 엮긴 대본, 저 글은 누가 쓰는 것일까 궁금했죠. 흐름출판사에서 나온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를 보고 그 주인공이 김현정 작가인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손석희 앵커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 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의 중반쯤 흥미로운 대목을 보았습니다.
시사집중과 앵커브리핑까지 '뜨거운'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로 활동해 온 김현정 작가조차 '그'의 글을 읽으면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팬이라고 말했죠.
글쟁이들의 글쟁이, '중앙일보'의 송곳이라 불린 칼럼니스트, 권석천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권석천의 신간 <최선의 철학>입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철학자 12명의 이야기를 들고 '최선의 삶'에 대해 말합니다.
그가 불안하고 방향을 잃을 때마다 고대 철학과 문학이 말을 걸어주었다고 해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들의 고민과 지금의 우리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수천 년 전에 철학자들이 던진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했다고요.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고가 아닌 '최선'이란 말을 쓴 이유가 뭘까요?
서문에서 그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최고의 삶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향에 따라, 각자의 방식으로 충실히 살아내는 '최선의 삶'을 위한 철학을 말하고 싶었다'라고 합니다.
12명의 철학자 가운데, 저는 세네카에 대한 글을 낭독했습니다.
낭독영상이다 보니, 긴 영상입니다. 찬찬히 여유로울 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비하인드>
창비 출판사에서 귀한 책을 보내주셨을 때, 저는 권석천 님의 책을 딱 한 권 먼저 읽었던 터였습니다.
당시에 제가 읽었던 책은 <사람에 대한 예의>였습니다. 그리고 대체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무엇일까 매우 혼동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같이 읽었던 책이 한강 작가의 소설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남극에서 눈폭풍을 헤쳐가며 더듬듯 읽어나갔던 한강 작가의 글과
적도의 태양 아래, 모든 것이 명철하게 드러나는 권석천의 글
장르가 다른 글이지 않느냐고 단순히 판단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모두 만인이 격찬하는 글이었기에, 두 글을 잇는 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찾은 답이 뭐냐고요?
못 찾았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든 생각이 있습니다.
'진심을 담아 꾸준히 하는 것'
저는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물로 저도 저의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큽니다. 하지만 그보다 지금은 직업으로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PD 겸 방송작가로 구성안을 짜는 것에 더해, 올해부터 <황금독서클럽>이란 독서 커뮤니티의 사무국장과 에디터를 맡게 되었습니다.
매주 3회 멤버십 회원들에게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어요. 가장 큰 고심은 '어떻게 하면 이 글이, 글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입니다.
https://www.goldenbookclub.net/
콘텐츠를 제작하는 분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을 거예요. 내가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콘텐츠가 때론...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열에 아홉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요. 김영사 마케터님과 같은 고민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저희들 나름의 결론은 이렇게 내렸습니다.
"진심을 담아 콘텐츠를 만들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독자들이 마음에 가 닿는 때가 있겠죠?"
'?'로 끝난 문장입니다. 확답할 수 없는, 바램이어서요. 진심을 담아 꾸준히 만든다고 해서, 누구나 다 그 목적지에 다다르진 않으니까요. 만들고 기다리는 건 우리의 숙명인가 봅니다.
권석천 님도 한강 작가님도 만들고 기다리기를 오랫토록 멈추지 않으셨을테지요. 어허! 감히 어디에 비교하겠습니까. 말하고도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