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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 May 05. 2024

시간, 짓눌리지 않고 경시하지 않고

- 흐르는 시간 속 모든 것을 경외하며

이것은 망간단괴입니다.

바다 속 깊은 곳에 굴러다닌다고 합니다.

얼핏 감자덩이처럼 보이는 이 돌덩이에 망간, 니켈, 구리 등이 있어서 검은 노다지라 불립니다.

태평양 어딘가에 엄청난 면적의 광구가 있지요.

하지만 경제성과 환경 문제 때문에 채굴을 하지 않는다 합니다.

바다 밑으로 3000미터 내외..

잠수로 불가능한 깊이라 어떤 식으로든 기계나 공학적인 방법을 써야 하죠.

배터리 등에 쓰일 첨단 재료임에도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로 캐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환경과 생태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석유는 여전히 바다에서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2000년쯤 전에는 석유도 망간단괴처럼 지상에서 쉽게 빌견되었다죠.

역청에 대한 기록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합니다.

우리는 석탄과 석유의 정체를 설명하려,  본 적도 없는 생물이 살았던, 우리의 조상조차 나타나지 않았던 우주적 시간 단위를 언급합니다.

그 형성된 시간과 비교하면 2000년도 아니고 고작 200년은 찰나에 불과합니다.


망간단괴는 1000년에 0.1mm 정도 자란다고 합니다.

주먹 하나 크기에 켜켜이 쌓인 시간이 더없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쓰고자 한다면 찰나에 고갈되겠죠.

지금은 비록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건드리지 않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우리는 지구의 소산들을 무겁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기후와 생태계를 위해 배려하듯이가 아니라,

각자의 나이테를 쌓아가며 지구에 존재했다 떠나가는 여행자처럼 모든 것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한 살 한 살,

고되게 살아온 나의 인생에 너무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목적으로서 가벼이 대해서도 안 되듯이

이 세상 모든 유기물과 무기물의 시간을...

다같이 같은 엔트로피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에 경외를 느끼며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저 존중만으로도 지구는 지켜지지 않을까,

이상기후의 지구에서 생각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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