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오늘은 특별한 사건이 없는 날이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웠다.
햇빛은 미적지근하게 내렸지만,
내 안은 그늘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반복되는 일상,
의미 없는 대화,
어제와 다르지 않은 풍경 속에서
나는 조금씩 마모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이 헛된 하루는 아니다.
사람은 날마다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아도
그 길 위에서 조금씩 변해간다.
심장이 뛰는 속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의 모양,
한순간의 표정까지도.
오늘을 버틴다는 건
내일을 준비한다는 것과 같다.
큰 성취가 없어도,
작은 깨달음이 없어도,
그저 흔들리지 않고 하루를 건넜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하다.
2025년 8월 25일.
언젠가 이 날을 다시 떠올릴 때,
“그날도 나는 살아 있었다”는
짧은 기록 하나만 남아 있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