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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Feb 08. 2022

오소희 작가님 후기 번외편

그 형의 방

오소희 작가님은 '그 언니의 방'이라는 네이버 프리미엄 컨텐츠에 그녀들의 이야기로 그녀들을 치유한다. 그녀들은 내가 될 수도있고, 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내 이웃이 될 수도 있는 그런곳이다. 우리 글쓰기 모임 언니들은 모두 '나를 찾는 글쓰기'를 했고 그 험난한 과정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고통이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에 대해 이제는 알고 있다. 


1. K 장남들, 한국 남자들의 마음도 자신 스스로 깊이 들여다보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집단 치료가 필요하다고 소희언니가 말하면서, 남자들도 '그 형의 방'같은 게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들을 때는 함께 깔깔 웃었지만 그러고보면 정말 국가에서 만들어야할 프로그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남편이 우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전형적인 K장남에 대구 남자이다. 그들은 장남, 장손이라는 이름으로 대접을 받아왔지만 실은 그 무게에 대한 억압이 더 강하게 자리잡고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없다는 것. 간혹 그 과정을 겪고, 스스로 깨닫고 그 늪에서 나온 남자들도 있는듯하지만, 내 남자는 아마도 그럴일은 없을 것 같다. 


'그 형의 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당장에라도 남편과, 아버지와, 제부와 남자 직장동료들을 그곳에 꼽아버릴 수 있는데....


2. 파이널 에세이 제출 전에 몇몇 글쓰기 언니들과 참여한 세미나에서 A4 2장짜리 남편고발서를 읽은 언니는, 한숨을 쉬며 (나를 향한 한숨이었을 수도) 남편을 아스퍼거유형이라고 표현을 했다. 이번 파이널 에세이에 내가 얼마나 '아스퍼거'라는 단어에 매달렸는지를 본 소희 언니가 경악하시며 이제 그 단어를 쓰지 말아야겠다고 하셨다. ㅋㅋ 어쨌든 난 그 단어가 클루가 되어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가끔은 예로 들어준 단어가 나에게 명징하게 다가와 아하!하는 순간이 오는 걸 믿는다. 나에게는 아스퍼거라는 단어가 그랬다. 어쨌든 그 끝에는 남편이 아스퍼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으니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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