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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Feb 12. 2022

머뭇머뭇 남편

그게...

우리는 주말 부부이다.

남편이 금요일 저녁에 회사근처에서 요가를 마치고 집에오면 밤 11시쯤이다. 어제 아이와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이가 새근새근 잠이 들자마자 인기척이 들린다. 나도 함께 잠에 빠져서 남편에게 아는척하지 못하고 그대로 잠에 빠졌다. 남편은 침대옆 매트에 누워서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어김없이 남편의 코고는 소리때문에 잠에서 깬다.

"자세 좀 바꿔봐" 라고 말해도 계속 코를 크게 골길래

좀 큰 소리로 "자세 좀 바꿔바"라고 이야기 하자 코고는 소리가 잠잠해진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다. 

다시 잠이 들었는데, 또 다시 남편의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다.

이번에는 더 큰 소리로 "자세 좀 바꿔봐"라고 했다. 남편의 코고는 소리가 잠잠해질때까지 그 소리를 반복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전 7시 독서모임을 마친 후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오빠 코를!! 너무 심하게 골더라!!"

남편은 그 소리를 못들은 척 하더니 한마디 한다.

"당신, 왜 이렇게 잠꼬대를 해?"

"내가? 무슨 잠꼬대를 했는데?"

남편이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못한다.

다시 묻는다

"내가 무슨 잠꼬대를 했는지 말해줘바. 기억 안나는 거 아니야?"

"아니. 너무 명확하게 이야기했어"

"아니.. 그러니까 내가 뭐라고 잠꼬대를 했냐고.."

잠시 침묵하던 남편..

쑥쓰럽게 말을 꺼낸다


"자세 좀 바꿔봐"


응???? 그렇지.. 내가 어제 그 말을 했지.. 근데 그게 뭐???

하하하하하하하

순간 빵 터진다.


"그래!! 내가 말 했지! 오빠가 코를 하도 골아서, 자세를 바꿔보라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거야!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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