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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목민 Oct 31. 2022

바닷가 커피숍

아침에 괜히 남편에게 화가 났다. 


아무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본인은 제주에 와서 휴가처럼 즐기고 가고 일상을 살아가는 나는 매일 집안일과 블로그 활동과 경제활동과 육아를 병행한다. 

평소같으면 남편에게 화를 냈겠지만 그냥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태윤이가 그걸 눈치채고 나에게 와서 뽀뽀를 하며

"엄마 힘들겠다.."라고 말한다. 

그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어주지만 해결된 건 아니다.

아무말 안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남편은 눈치를 살핀다.

평소에는 

"음식물 쓰레기 좀 버려줘"해야지만 간신히 버리던 사람이 오늘은 

"아..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야겠네.."라고 하며 버리고 온다. 


솔직히 오늘 갈 곳은 아무곳도 없었다. 

그냥 자연에서 걸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특히 오늘의 날씨는 너무도 사랑스럽고 좋았다.


남편친구의 농장에 데려다주고 제주도에서 친해진 언니 중 한명에게 전화했다.

"언니 오늘 뭐해요?"

갑작스러운 나의 전화 공격에 언니는 당황했다.

"특별히.. 할..일은 없어..."

"그럼 저랑 오늘 걸어요!"

"아, 그래!"


아.. 그래! 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고 행운인지 모르겠다.

언니를 만나서 큰노꼬메오름에 갔다. 언니가 금오름에 가자고 했는데 금오름은 지난주에 동네친구와 다녀왔다. 물도 간식도 싸가지 않은 상태에서 몸뚱아리만 들고 큰노꼬메오름에 오르며 언니랑 수다를 떨었다. 


몰랐던 언니의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언니의 과거는 나와 정말 닮아있었다. 내 이야기가 재밌다며 깔깔대고 웃어주는 언니가 좋았다. 나에게도 언니들이 생기고 있다. 

언니와 애월 유수암에서 전에 갔던 맛집에가서 힐링푸드를 먹었다.

언니가 소개해준 비밀장소인 커피숍에서 다시 만났다. 

정면으로 바다가 보이고, 공간이 넓고 사람이 별로 없어 조용하기까지 하다. 


집에서 30분거리지만 자주 글쓰러 올것같은 느낌이든다.


등한시했던 브런치를 다시 시작해본다.

덧붙여 남편에 대한 화는 나의 호르몬 문제일 것이다. 이 시기만 지나면 괜찮아질것이다.라고 최면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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