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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Apr 30. 2024

안 하면 안돼요.

8살 2학년

 당신이 사업주다. 직원에게 일을 시키자 안 하면 안돼냐 되묻는다. 어찌할 텐가?

 직장 상사다. 말단 직원에게 일을 할당하자 안 하면 안돼는지 타진한다.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가사 도우미를 불렀다. 청소를 안 하면 안돼는지 묻는다. 이 일을 어찌 처리할 텐가?

 이런 일들이 사회 전반에 만연한다면 경찰은 위험한 도둑 쫓기를 기피할 테고 소장관은 불 끄기를 주저할 것이며 군인은 전쟁터에서 벗어날 것이다.


 "안 하면 안돼요."

말만 들어서는 크게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행간을 읽으면 생각은 달라진다. 엄연한 수업시간에 쪼르륵 다가와 던진 말이다. 친교를 위한 놀이활동 중이었다. 어려운 것도 아니고 지루한 것도 아니었다. 명백한 수업임에도 8살 꼬맹이들은 무엇이든 하기 싫다 싶으면 이리 말한다.


지금 당장 귀여워라 싶어 내버려둔다면 앞으로 성년이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서두에서 언급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아니면 내버려 둬야 하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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