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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동 Oct 05. 2023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차무식 전략


최근에 2기를 오픈한 카지노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고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 대사가 있다. 


내가 너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믿어본다. 

최민식이 자신에게 금전적 피해를 주거나, 신체적 상해, 정신적 배신을 행한 이들에게 조용한 협박을 하기도 하지만, 항상 하는 말이 저 대사였다. 특히, 진짜 동생들 처럼 여기는 동생들은 언제나 믿고 의지하는 것 처럼 보인다. 입으로는 사람을 절대 믿지 않고 돈을 믿고 돈만 봐왔다는 그의 철학은 사실이 아닌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필리핀 거대조직의 빅보스 앞에서도 자신에게 더 좋은 조건으로 사업을 통해 주머니를 챙겨주려는 권유를 거절하고 함께 일하는 다른 이들과의 의리를 더욱 견고히 여기는 듯한 모습을 보면, 그가 하는 말이 모든 게 다 계산적이기만 하진 않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차무식을 이용하는 선배도, 이상구와 양정팔 동생들도, 모시던 민회장도, 빅보스의 보디가드인 존, 찰리와 그 동료, 다단계 수입금을 들고 튄 사람들 등 차무식과 연관되거나 필리핀에 있는 많은 이들은 모두가 계산적이고 차무식을 이용했다.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이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게 레버리지랑 무슨 상관인지?

보통의 레버리지를 정의하는 것은 주로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 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을 말하는데, 대출을 말하는 것 같다. 돈을 빌려서 주식이나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다시 대출을 하고 더 큰 수익을 올리는 이상적인 순환고리에서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내가 없거나 못하는 것은 빌리던지 전문가를 쓰던지 하는 기회비용의 일종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차무식과 그 주변 사람들은 결국 서로를 서로의 레버리지로 사용한 것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서로가 자신들에게 없는 것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오직 신용만을 이용해 본인의 모든 것을 맡기고, 본인들의 시간을 아껴 더 크고 자유로운 시간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차무식은 본인이 가진 무기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모르거나 알 수 없는 정보와 인맥을 토대로 그들에게 자유, 평화, 편리,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서로의 니즈가 딱딱 맞으니 비즈니스가 성사 되는 그런 모양새이다. 조금은 느와르 스타일과 범죄의 한 중심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가 그 속에서 해석한 메세지는


'리스크를 짊어지고, 더 많은 수익과 혜택을 얻어 내는 것' 
'사람을 한번 더 믿어 주는 것' 


2가지가 가슴 깊이 와 닿는 드라마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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