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사실 얘기했다가 고소당했다? 무혐의 받은 사연

by 안영진 변호사
노동 변호사 상담.jpg


언제나 의뢰인과 함께하는 안영진 변호사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누군가의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친한 사람들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또는 잠시 오가는 농담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나를 향한 칼날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바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는 예상치 못한 덫에 걸려 형사 고소를 당했던 한 의뢰인의 이야기입니다.


008-2.png


저는 그저 목격자였을 뿐인데요


의뢰인 C씨는 마른기침을 하며 제 앞에 앉았습니다. 그의 눈빛에는 억울함과 불안이 가득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인 그는, 최근 벌어진 일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회사 동료인 유부녀 A씨와 팀 남자 사원 B씨가 묘하게 가까워 보인다는 소문은 팀 내에서 공공연한 이야기였습니다. 두 사람이 늘 함께 출퇴근하고, 점심시간에도 붙어 다니는 모습을 본 동료들이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C씨는 그저 그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일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C씨는 A씨와 B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모두 자리에 없었기에, 동료들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그들의 관계를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몇몇 동료가 C씨에게 불륜이 사실이 아니냐며 끈질기게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C씨는 처음엔 몇 차례 손사래를 치며 부인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데이트를 하는 걸 본 것 같다”고 얼떨결에 답하고 말았습니다.


명예훼손죄는 사실을 말했는지, 허위 사실을 말했는지에 따라 나뉩니다. C씨는 불륜이라는 '허위'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 아닌, 자신의 목격담을 바탕으로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소장에서 그가 마주한 것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였습니다. C씨는 울분에 차 물었습니다. "저는 그저 동료들의 질문에 답했을 뿐인데요. 제가 말한 내용이 거짓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이게 어떻게 허위사실이 될 수 있나요?"


이처럼 많은 분들이 명예훼손 형사 고소 사건에 휘말리면 '내가 말한 내용이 진실이라면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우리 법은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C씨가 말한 내용이 '허위 사실'인지 여부였습니다. 상대방이 유부녀이기 때문에 불륜에 대한 언급은 그 자체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C씨의 발언이 허위로 판명된다면, 그는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었습니다.


009.png
010.jpg


명예훼손, 그게 어떻게 성립되는 건가요?


고소를 당한 의뢰인 C씨는 온갖 걱정에 사로잡혔습니다. 형사사건은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고소장 하나만으로도 압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C씨는 고소장을 자세히 읽어보지도 못하고 무작정 "변호사님, 제가 다 잘못했다고 해야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일단 진정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사건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형사 고소를 당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건입니다. 명예훼손죄는 단순히 '누군가를 욕했다'고 해서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퍼뜨리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C씨의 발언은 '회식 자리'라는 특정 공간에서, '몇몇 동료'에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C씨가 이야기한 내용이 허위인지, 사실인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C씨의 발언이 과연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었습니다. 고소인 측에서는 C씨가 "A와 B가 데이트를 한다"고 말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C씨가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퍼뜨렸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술자리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모두 정확히 기억하고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C씨의 발언이 과연 '사실'처럼 인식될 만큼 구체적이었는지, 단순히 소문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수준의 소극적 발언에 그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했습니다.


이처럼 명예훼손 사건은 고소인의 주장만으로는 모든 혐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고소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대화를 누가,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입증해야만 합니다. 만약 고소인 측에서 제출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면, 혐의를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변호사를 꼭 선임해야 할까요? 이 사건에서 C씨가 혼자 대응했다면, 그는 스스로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는 수사관의 압박에 못 이겨 모든 혐의를 인정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문 변호사의 조력은 다릅니다. 법률 전문가의 눈으로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고소인이 제출한 증거의 허점을 파고들어 C씨가 억울한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이었습니다.


Flux_Dev_A_poignant_portrait_of_a_distressed_30yearold_East_As_0.jpg


전략은 소문이 퍼진 경위를 밝히는 것부터


저는 C씨와 함께 사건의 전반적인 경위를 되짚어보았습니다. C씨의 발언 이전에 이미 회사 내에서 A씨와 B씨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만연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소문의 시작은 C씨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A씨와 B씨 스스로가 다른 동료들이 오해할 만큼 가까운 모습을 공공연히 보였기 때문에 소문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바탕으로 저는 무혐의 전략을 세웠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C씨의 발언은 적극적인 소문 유포 행위가 아닌, 이미 퍼져 있던 소문에 대한 '소극적인 확인' 수준이었다는 점. 둘째, 소문의 발원지가 C씨가 아닌 A씨와 B씨 자신들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C씨의 진술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C씨가 회식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자신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했습니다. 또한 술자리에 참석했던 다른 동료들의 증언을 확보하여 제출했습니다. 동료들은 이미 C씨가 이야기하기 전부터 A씨와 B씨의 관계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해주었습니다. 심지어 직장 상사들조차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C씨의 발언이 소문의 시작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C씨가 '저는 죄가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수사관과의 '전략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법률적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저는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 C씨의 발언은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판례와 함께 논증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수사관은 C씨의 발언이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여 A씨와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았고, 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여러 증거들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C씨의 기억을 되살려가며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고, 치밀한 논리로 수사관의 질문에 대응해 나갔습니다.


011.png


수사관과의 파워 게임, 그리고 무혐의


수사 과정은 길고 험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뢰인 C씨가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저는 경찰 조사 결과를 통보받았고, C씨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이었습니다.


이 결정은 C씨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를 벗었음을 의미했습니다. 경찰은 C씨의 발언이 이미 회사 내에 퍼져있던 소문에 대한 소극적인 확인 발언에 불과했으며, 이를 통해 고소인들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법률 전문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만약 C씨가 혼자서 이 사건을 해결하려 했다면, 아마도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억울한 결과를 얻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변호인의 조력을 통해 C씨의 발언이 단순한 '소문의 확인'이었음을 증명했고, 소문의 최초 유포자가 C씨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함으로써 무혐의라는 최선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법률 분쟁에 휘말렸을 때 중요한 것은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이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논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특히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진술의 한마디 한마디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노동전문변호사상담.png


법률 분쟁,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C씨는 사건이 마무리된 후 안도감에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변호사님 덕분에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그의 말에 저 역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법률 전문가로서의 제 역할은 단순히 법률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의뢰인의 불안과 절박함에 공감하고, 그들의 편에서 끝까지 싸워주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맡으며 다시 한번, 법률 문제가 얼마나 사람의 감정과 얽혀 있는지 느꼈습니다. 억울함, 불안, 절망 같은 감정들이 법정 안팎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법률 전문가의 냉철한 판단과 따뜻한 조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희 법무법인에서는 명예훼손 사건 전담팀을 운영하며 사건 초기부터 모든 절차를 함께 준비합니다. 복잡한 사실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어려운 판례를 적재적소에 주장하며, 의뢰인이 억울한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돕고 있습니다. 수백 건의 관련 사건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과의 내밀한 관계 및 비밀엄수 의무를 지키기 위해 1사건 1변호사 원칙을 고수합니다.


만약 지금 유사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혼자 힘들어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차별화된 법률 서비스로 여러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드리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변호사칼럼, 자동차보험 약관 개정, 대체 부품비 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