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용어인 국친사상(國親思想)은 말 그대로 국가가 국민의 어버이라는 뜻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몸과 마음이 다 자라지 않았기에, 잘못을 저질렀을 때 무조건 차가운 감옥으로 보내기보다 국가가 부모의 마음으로 개입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철학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성인만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우리 법은 만 14세 미만 아이들이 잘못을 하면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기보다 '보호가 필요한 대상'으로 먼저 바라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촉법소년 제도의 뿌리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범죄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 따뜻한 철학이 오히려 범죄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법의 온기와 사회의 안전 사이에서 우리는 지금 무거운 고민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법은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책임을 묻는 방식이 다릅니다. 크게 세 단계로 나뉘는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바로 10세에서 14세 사이의 촉법소년입니다. 이들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대신 소년부 판사의 결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보호처분은 1호부터 10호까지 나뉩니다. 1호는 부모님의 보살핌 아래에서 반성하는 가벼운 단계라면, 10호는 소년원에 송치되어 국가의 엄격한 관리 아래 교육을 받는 가장 무거운 단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전과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소년법의 이런 관용이 무한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나중에 다시 죄를 지었을 때 과거에 보호처분을 받았던 사실은 상습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즉, 당장의 낙인은 피할 수 있어도 그 기록 자체가 완전히 사라져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촉법소년의 연령을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자는 논의가 뜨겁습니다. 1953년에 형법이 만들어진 이후 무려 69년 만에 추진되는 변화입니다. 찬성하는 쪽은 요즘 중학생들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성숙하고 정보력도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반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처벌 나이를 낮추는 것이 범죄를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어린 나이에 형사 처벌을 받고 교도소에 다녀오게 되면 오히려 더 깊은 범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낙인 효과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처벌을 강화하고 나이를 낮췄더니 오히려 재범률이 올라가는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겁을 주는 것만으로는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많은 전문가가 진짜 걱정하는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설령 법을 바꿔서 더 많은 아이를 처벌하기로 해도 이들을 수용할 시설과 교육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년범을 수용하는 전문 교도소는 단 한 곳뿐입니다.
수용 시설이 이미 꽉 차 있는 상태에서 더 많은 아이를 밀어넣는다면 제대로 된 상담이나 교육은 불가능해집니다. 보호관찰관 한 명이 담당하는 아이들의 수도 너무 많아 형식적인 지도에 그치기 일쑤입니다.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법 개정은 구호에 그칠 위험이 큽니다.
결국 아이들이 보호처분을 받고 사회에 나왔을 때 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그들을 붙잡아줄 촘촘한 그물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령 하향을 논의하기에 앞서 국가가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촉법소년 문제는 우리 사회의 정의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엄벌도 필요하지만, 가해 소년이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일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소년범의 상당수가 가정폭력이나 빈곤 같은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다는 통계는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들을 단순히 악한 가해자로 몰아세우기보다는 그들이 왜 범죄의 길로 들어섰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길에서 빠져나오게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는 회복적 사법입니다. 가해 아이가 피해자의 고통을 직접 마주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입니다. 처벌은 짧지만 교화는 깁니다. 대중의 분노에 편승한 손쉬운 해결책보다는 아이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국친사상은 국가가 부모처럼 아이들을 교화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소년법의 기본 정신입니다.
촉법소년은 형사 처벌 대신 전과가 남지 않는 1~10호 사이의 보호처분을 받습니다.
최근 아이들의 성숙도와 범죄 수위를 고려해 처벌 연령을 낮추자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그러나 수용 시설과 관리 인력 부족 등 현재의 열악한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으면 처벌 강화는 효과가 적습니다.
단순한 격리보다 피해 복구와 진정한 사과를 유도하는 회복적 사법의 도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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