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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명현 May 06. 2020

통일은 우리의 기대와 아주 다를 가능성이 높다

(믿진 않았지만)김정은 사망설이 돌던 중에 이 글을 한 번 써보려고 했는데 좀 늦었다.

이 글은 모두 내 뇌피셜이고 허구이고 상상이다.

난 박사학위가 있거나 통일 현장에서 뛰어본 전문가도 아니다.


이 글에서 언급되는 북한/미국/중국은 모두 집권세력(정부)를 의미한다.

우리가 바라는 통일의 모습(연합뉴스)

통일은 우리의 바람

처럼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우리 수뇌부들도 이걸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바람은

1. 북한 내부의 붕괴로 인한 통일

혹은

2.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흡수통일

혹은

3. 우리에게 친화적인 북한의 경제 개방

이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개방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중국에 친화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김정은이 죽는다고 북한이 붕괴하지는 않을 것(혼란은 극심하겠지만)이며, 그 다음 집권세력(쿠데타 세력 포함)은 친중행보를 보여줄 가능성이 아주 높다.(내 전제는 이렇지만, 내가 틀렸을 가능성도 높다. 북한에 정통한 관계자라면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

현실적인 예측(신화망)

대한민국 입장에서 우리가 흡수 통일을 하는 건 엄청난 사회/경제적 혼란을 수반하며 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무작정 호의적이진 않다. 따라서 나는 문자 그대로의 '통일'보다는 북한의 (집권세력과 관계 없이) 경제개방은 이루어질 거라고 보는데, 이는 중국에 달려있다.


중국은 공산주의 기반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을 시도하고 있고,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의 목표는 미국을 '제끼고' 세계 패권국가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 현재와 같은 경제적 패권을 갖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전략은 동맹 국가를 키워서 교역을 통해 이득을 보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이념이 큰 역할을 했고, 이는 성공적이어서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 유수의 선진국들이 탄생하고 동맹국으로 포진해 있다. 심지어 미군까지 배치되어 있다. 여러 나라들이 미국의 체제에 붙는 건 자신들에게 경제적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공산주의/사회주의(의 탈을 쓴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미국을 넘어 세계 패권을 장악하고자 한다. 따라서 중국도 미국처럼 여러 나라의 경제적 발전을 보장해주고 자기 동맹을 구축하려고 한다.(예시 일대일로 정책) 하지만 당연히 세계화와 중국 정부의 권위는 상충된다. 중국 내에서는 반대 여론이나 불만 등을 억누를 수 있지만, 외국에서 나오는 의견에 간섭은 어렵다. 또 자신들과 관계되는 국가가 많아지고, 중국 내부적으로 외국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익집단이 많아질수록 내부를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만약 자신들의 방식을 강요한다면, 투자를 받는 입장에선 미국이라는 이미 성공적인 대안이 있기 때문에 갈아타기도 쉽다.


그래서 중국에게는 홍콩과 북한이 중요하다. 홍콩과 관련된 이슈는 이미 많이 알려져있고, 중국은 홍콩이 자신의 체제 안에서 안정되기만을 바랄 것이다. 그러면 중국은 홍콩을 중국 체제의 성공적인 모델로 선전할 수 있다. "중국 패권 하에도 경제적 성공이 유지된다"


하지만 홍콩이 실질적으로 중국 경제를 키워주진 못한다. 또한 이미 자유경제 체제에서 고도의 발달을 한 곳이기 때문에 개도국에게 중국을 따르게 할 명분을 세우는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1. 북한의 경제적 발전을 통해 중국도 직접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

2. 중국의 동맹이 되면 이득이 된다는 걸 대내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다.

홍콩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것과 같고, 북한은 엔젤 투자에 가깝다.

북한이 성공하는게 훨씬 극적이다.


북한의 입장에선 한,중,일,미와 같은 경제대국들이 호시탐탐 엔젤 투자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중국을 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북한 지도층은 우리를 약간은 껄끄러운 배다른 형제, 중국을 친형제로 여길거라 생각한다.) 북한이 경제를 개방한다면 다들 예측하겠지만 최우선 순위는 체제 보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경제적 목표는 적당히 먹고 사는 것이 되겠고, 세계 초강대국이 되거나 우리나 일본을 제낄 생각은 없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체제를 보전해 줄 것이고, 경제 또한 한,미,일보다 역동적이며 규모 또한 거대하다. 위에서 말한 이유로 중국은 북한의 체제 간섭없이 최대한 성장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만큼 북한을 도와줄 여력과 여론이 안된다.


따라서 통일(북한의 경제개방)에는 중국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할지 모르고, 나도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이렇게 될 것 같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곤란해 경제를 자유경제체제 쪽에 먼저 개방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반적인 흐름이 이렇다고 치면, 우리는 좀 독특한 위치에 있다. 우리는 개성공단이라는 전례도 있고, 현 상황에서 중국 이외에 북한과 사회/경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현 정부가 북한을 계속 어르고 달래는 것도 중국에 북한에 관한 패권을 넘겨주는 국제적 흐름을 돌려놓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체제적으로 중국을 따라 개방할 가능성이 높은 북한에게 우리의 독특한 지위를 이용해 경제적 권리를 선점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중국에게 미국을 넘어 세계적 패권국가의 꿈을 이루는데 북한이 아주 중요하고, 북한도 체제를 보장받고 경제 발전을 하는데 중국에 붙는게 가장 유리하다. 결국 중국이 준비가 되면 북한의 전세계에 대한 경제개방이 시작될텐데, 우리는 독특한 위치를 이용해 남북경제 협력을 북중 협력보다 앞당기고, 우리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중국이 준비가 되려면 최소 5~10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에서는 200만 조선족이 북한과 경제/사회 협력의 선봉에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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