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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N SIHYO May 27. 2019

탕을 데울만큼의 뜨거운 사랑


여행을 다녀오고

잠이 잘 오지 않아

티비 채널을 올리다보니

한 지역 방송 채널에서 '행복 목욕탕'이라는 영화가 곧 시작한다는 문구를 봤고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

영화 '행복 목욕탕'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충분히 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우리나라에서는 행복 목욕탕으로,
일본에서는 '湯を沸かすほどの熱い愛'(탕을 데울만큼의 뜨거운 사랑)으로 개봉한 영화입니다.

2017년 3월 우리나라에 소개되어서 그때 한번 보고 오랜만에 티비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엄마를 이야기합니다.

주인공 후타바(엄마)가 남편이 다른 여자랑 집 나가서 다시 돌아오는 사이, 

그 남편이 다른 여자들하고 낳은 두 딸을 키우면서 생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벌써부터 좀 뭐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남편이 가출한 사이

두 딸을 키우기 위해서 목욕탕에서 일하며 생고생하는 엄마

친구한테 왕따를 당해 학교 가기 싫어하는 큰 딸

집에 돌아온 남편이 딸이라고 데려온 막내 딸

이렇게 네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가족을 챙기며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엄마는 말기 암 판정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시간에 


무책임한 남편

철 없이 방황하는 24살 청년

와이프와 이별하고 어린 딸과 남아 돌봄이 필요한 탐정

왕따를 극복해야하는 큰 딸

친엄마가 버려서 생긴 아픔을 이겨내야하는 작은 딸까지

이 캐릭터들을 정신차리게 하는 엄마였습니다.


하지 못하겠다는 것을

엄마 후바타는

하고

힘도 주고

할 수 있다고 용기도 주고

믿고

낯선 사람에겐 안아주기까지 합니다.


또 언젠가 마주하게 될 날을 위해서

오래 전부터 뭔가를 가르쳐줍니다.

그 때는 왜 이 것을 해야하는지 몰랐는데

시간이 흘러 그 날이 왔을 때

고마움을 느끼게하죠.


엄마에게 너무 많은 모성 그리고 헌신을 요구하면서 삶의 무게를 더해주는 것 같지만

영화를 보면 조금씩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딸들의 엄마들은 자식을 버렸고,

후타바 역시 엄마에게 버림을 받아 상처가 있었죠.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후타바는 딸과 가족을 생각합니다.


후타바는 등장인물들을 철들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남편도 가족을 생각하게 되고

방황하던 애는 목적이 생기고

아이들은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후반부에는 병든 엄마가 결국 죽게 되지만

엄마의 사랑으로 데운 목욕탕 물에 가족 모두 몸을 담그며 

따뜻하다고 하는데

그 장면과 뒤에 나오는 장면에


늦은 밤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엄마가 남기고 간 사랑이 

아빠, 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절대로 잊지 못할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가족이 갖고 있는 것

비밀

사랑

슬픔

행복

이 네가지를 증폭시켜준 영화였습니다.


엄마, 가족을 위한 엄마의 헌신을 보여준 이 영화

오랜만에 가슴을 울렸습니다.



내게서 가장 가까이 있는 

영웅, 

엄마

그리고 아빠

5월 가족의 달이 끝나가고 있지만

어색해도

쑥쓰러워도

사랑한다고 말해드리거나

꼬옥 안아드리면 어떨까요?




27.05.2019





영웅

2019년 5월, 작작의 주제였습니다.


작작

제가 활동하고 있는 be the clouds라는 모임에서 

매월 하나의 주제로 글, 사진, 어떤 형태로든 작업을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be the clouds

디자인, 개발, 광고, IT,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직무, 전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런 저런 작업도 해보고, 어디 가보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커가고 있는 모임입니다.







여러분의 영웅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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