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 영상 시대의 개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진화
AI가 그린 그림과 인간이 그린 그림을 구별할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2025년 현재, Midjourney V7은 AI 이미지 생성의 최전선에서 창작의 경계를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2025년 4월 알파 출시된 Midjourney V7은 완전히 재설계된 아키텍처를 통해 이전 버전들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개선은 텍스트 프롬프트 해석 능력의 비약적 향상입니다.
특히 인물 표현에서의 개선이 두드러집니다. 오랫동안 AI 이미지 생성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손가락 표현이 자연스러워졌고, 피부 텍스처의 세밀한 표현, 그리고 동아시아인의 얼굴 특징을 정확히 포착하는 능력이 현저히 향상되었습니다.
새롭게 도입된 개인화 기능(Personalization)은 사용자의 스타일 선호도를 학습해 일관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브랜딩이나 시리즈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5년 8월, Midjourney는 HD 모드를 공식 출시하며 정지 이미지를 넘어 HD 영상 생성 영역으로 본격 진출했습니다. 네이티브 720p 해상도를 지원하는 이 기능은 별도의 업스케일링 없이도 고품질 영상 제작을 가능하게 합니다.
Pro 및 Mega 요금제 사용자들은 최대 10초 길이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으며, 부드러운 프레임 전환과 향상된 노이즈 감소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는 AI 영상 제작 분야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용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AI 이미지 생성 도구는 이미 디자인, 광고,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초기 컨셉 개발과 아이데이션 단계에서 작업 시간이 크게 단축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AI를 창작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AI 생성물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독창성 확보를 위한 후작업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즉, AI에게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한 명령어 작성 기술 - 이 새로운 창작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은 단순히 키워드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스타일·조명·구도·기술적 사양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는 데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주제] → [스타일 참조] → [카메라/렌즈] → [조명] → [색감] → [구도] → [디테일 수정자] → [파라미터]
또한 Midjourney에서는 아래와 같은 옵션을 통해 결과를 더욱 섬세하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sref (Style Reference): 특정 참조 이미지의 스타일을 AI가 반영하도록 유도
--cref (Character Reference): 동일 캐릭터의 다양한 표현을 유지
--no (Negative Prompt): 결과 이미지에서 원하지 않는 요소 제거
--stylize: 이미지에 적용할 예술성(스타일 강도) 조절
--chaos: 이미지 다양성 및 창의성 정도를 조절
--weird: 독창적이고 비정형적인 이미지 생성
예시: [Korean traditional hanok interior designed by Tadao Ando, shot with Hasselblad X2D 100C, 24mm tilt-shift lens, golden hour volumetric lighting through hanji windows, muted earth tones with accent of deep indigo, rule of thirds composition, negative space emphasis, hyperrealistic architectural photography, dust particles in light rays, 8K resolution, photorealistic render --ar 16:9 --stylize 250 --v 7]
이 프롬프트는 단순히 '한옥 인테리어'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타다오 안도의 미니멀리즘과 한국 전통 공간의 융합을 구현합니다. 특정 카메라와 렌즈를 지정해 건축 사진의 정확성을 확보하고, 한지창을 통과하는 황금빛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러한 구조화된 접근을 통해 AI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특정한 미학적 비전을 가진 작품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창작자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발전과 함께 새로운 윤리적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어떻게 식별할 것인가? 원본과 AI 창작물의 경계는 어디인가?
AI 생성물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AI 생성물 워터마크 의무화, 사용된 학습 데이터 공개 등 다양한 규제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기술 발전과 창작권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AI 생성물 워터마크 의무화, 메타데이터 내 AI 사용 정보 포함, 블록체인 기반 출처 추적 시스템 등 다양한 투명성 확보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특히 상업적 활용 시 AI 사용 여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으며, 이는 곧 창작물의 가치 평가 기준 자체를 재정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이를 둘러싼 윤리적 기준과 법적 프레임워크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결국 기술 발전과 창작권 보호, 그리고 투명성 확보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AI 창작 시대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2025년 6월 11일, 월트 디즈니 컴퍼니와 컴캐스트 산하 NBCUniversal이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은 AI 시대 창작권 논쟁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소송의 핵심 쟁점
원고 측은 Midjourney가 자사의 대표 캐릭터들 - 아이언맨, 엘사, 스타워즈 캐릭터, 미니언즈 등 - 을 허가 없이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Midjourney의 'Explore' 페이지에 이들 캐릭터와 매우 유사한 이미지들이 다수 공개되어 있다는 점을 주요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Midjourney 측은 공정 사용(fair use) 원칙, 특히 변형적 사용(transformative use)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스튜디오들 역시 자체 프로젝트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저작권 논의의 촉발
이 소송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AI의 학습 데이터 사용과 생성물의 저작권에 대한 전 세계적 논의를 촉발시켰습니다. 특히:
AI가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는 과정이 '복제'에 해당하는지
AI 생성물의 원저작물과의 유사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공정 사용 원칙을 AI 창작물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이러한 쟁점들은 현재 각국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명확한 법적 기준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AI를 보완재로 활용하기
AI를 창작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닌, 창작 과정을 보완하는 도구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 아이디어 탐색, 빠른 프로토타이핑, 다양한 스타일 실험 등에 활용하되, 최종 결과물에는 인간의 감성과 맥락적 이해를 더해 차별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투명성 확보
클라이언트 작업 시 AI 사용 여부와 범위를 고지하고, 생성물의 수정 과정을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상업적 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학습
AI 도구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과 기법을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도, 동시에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스토리텔링 능력을 계발하는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Midjourney V7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가 아닙니다. 창작 산업의 작업 방식과 가치 평가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Midjourney는 V8 버전에서 3D 오브젝트 생성, 실시간 협업 기능, 더욱 정교한 스타일 전이(style transfer) 기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이미지 생성이 2D를 넘어 더 넓은 창작 영역으로 확장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AI를 활용해 작업 효율을 높인 크리에이터들이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고, 클라이언트들도 AI 활용 여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순수 창작"과 "AI 협업"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점차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디즈니와 Midjourney의 소송이 시사하는 바도 명확합니다. 이제는 '누가 만들었는가'보다 '어떻게 만들어졌는가'가 더 중요한 법적, 윤리적 쟁점이 되었습니다. 창작물의 가치는 제작 과정의 투명성과 독창성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창작자의 역할은 더욱 세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롬프트 설계, AI 결과물 큐레이션, 창작 방향 설정, 프로젝트 총괄 등 새로운 전문 영역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AI가 아직 따라잡지 못한 영역 - 복잡한 프로젝트 관리, 클라이언트와의 깊이 있는 소통, 문화적 뉘앙스 해석 - 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Midjourney는 창작 생태계의 게임 체인저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V8, V9로 이어질 기술 진화와 함께, 창작의 정의와 가치 평가 방식도 계속 진화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를 거부하거나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신만의 창작 철학과 방법론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AI 시대의 창작자는 기술을 이해하되 종속되지 않고, 효율을 추구하되 본질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
박신희 | AI·브랜딩·디자인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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