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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 식민지의 위험

대한민국 AI 주권의 갈림길

by PODO

AI 민주주의의 종말: 독점화되는 AI 파워


우리는 지금 AI 힘의 재편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AI 기술의 민주화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ChatGPT, Claude, Gemini 등 최첨단 AI 모델들이 대중에게 개방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착시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AI 파워의 급격한 독점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도전 과제다.


이러한 독점화의 핵심에는 AI 모델 개발의 기하급수적 난이도 상승이 있다. GPT-4가 등장한 이후,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의 규모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곧 AI 개발의 진입장벽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AI 개발의 승자독식 구조다. AI 모델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며, 이는 다시 더 뛰어난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반대로 초기에 뒤처진 기업이나 국가는 이 격차를 좁히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한 상황은 '디지털 봉건제'의 도래를 예고한다. 소수의 AI 기술 보유 기업들이 새로운 영주가 되고, 나머지는 이들이 제공하는 AI 서비스의 '소작농'이 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저렴한 비용으로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봉건제 구조가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AI 모델의 블랙박스화 현상이다. AI 모델의 규모와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이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노하우는 소수 기업의 영업 비밀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AI 기술의 불투명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AI 기술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점점 더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AI 종속의 세대적 심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는 점점 AI에 더욱 의존적이 되어가고 있다. 학습, 업무, 창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의 도움 없이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미래 세대의 AI 의존도가 더욱 심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단순한 기술 격차나 시장 점유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미래 사회의 권력 구조와 직결되는 문제다. AI 기술의 독점화는 곧 미래 사회의 핵심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산업혁명 시대의 생산수단 독점이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듯이, AI 기술의 독점은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AI 민주주의의 종말이라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겉으로는 AI 기술이 민주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AI 파워의 독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식민지의 그림자: 우리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


현재 대한민국의 AI 현실은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 식민지로 들어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자체 AI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시도는 '의미 있는 저항'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기술 식민지화의 가속화 현상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제 해외 AI 기업들의 모델을 자사 서비스에 통합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기술 종속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마치 스마트폰 시대에 안드로이드나 iOS에 종속된 것처럼, AI 시대에는 더 근본적인 기술 종속이 일어날 수 있다.


AI 데이터 주권의 상실도 심각한 문제다.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해외 AI 서비스를 사용할 때마다, 우리의 중요한 데이터들은 해외 기업의 AI 모델을 더욱 강화하는 학습 데이터가 된다. 이는 마치 식민지 시대의 자원 수탈과도 유사한 구조다. 우리의 데이터는 해외 AI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원이 되고, 이는 다시 우리의 종속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AI 문화 식민지화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 해외 AI 모델들은 필연적으로 자신들의 문화적 관점과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다. 이들 모델이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수록, 우리의 고유한 문화적 맥락과 가치관은 점차 희석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종속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AI 교육 종속성의 심화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현재 많은 학생들과 연구자들이 해외 AI 도구들에 의존해 학습하고 연구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차세대가 태생적으로 해외 AI 시스템에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마치 과거 식민지 교육이 식민 지배를 공고히 했던 것처럼, AI 교육의 종속은 미래 세대의 기술적, 인식적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경제 식민지화의 징후도 뚜렷하다. 현재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는 일종의 '초기 정착 전략'일 수 있다. 한번 의존도가 높아지고 나면, 비용 구조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식민지 시대의 무역 구조와도 유사하다. 처음에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지만, 종속이 심화된 후에는 착취적 구조로 전환되는 것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AI 사고방식의 식민지화다. AI 모델들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특정한 사고방식과 문제해결 방식을 내포하고 있다. 이들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우리만의 독창적인 사고방식과 문제해결 능력이 퇴화할 수 있다. 이는 지적 자주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디지털 식민지화의 그림자는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드리워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열세나 경제적 종속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의 미래 세대가 진정한 의미의 기술적, 문화적 자주성을 가질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문제다. 우리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있다.



반쪽짜리 AI 자유: LLM 구독 경제의 함정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AI 서비스의 자유는 허상일 수 있다. 월 20-30달러의 구독료로 최첨단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얼핏 보면 매력적인 제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디지털 아편'과도 같은 위험한 유혹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구독 경제 모델은 우리를 점진적 종속으로 이끌고 있다.


처음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AI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는 심화된다. 이는 마치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필수품이 되어버린 것처럼, AI도 점차 '필수 구독료'가 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가격 변동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은 떨어진다는 점이다.


AI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 또한 일종의 착각이다. 우리는 AI 제공자가 설정한 틀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이는 마치 놀이공원의 자유와도 같다. 입장료를 내면 다양한 놀이기구를 탈 수 있지만, 그 자유는 철저히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더 우려되는 것은 혁신 역량의 퇴화다. 손쉽게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체적인 AI 기술 개발 동기를 약화시킨다.


현재의 낮은 구독료는 일종의 미끼가 될 수 있다. AI 모델의 성능이 향상되고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구독료는 필연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문제는 그때가 되면 우리는 이미 너무 깊이 의존하고 있어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중요한 데이터들은 자연스럽게 해외 기업들의 학습 데이터가 된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유출을 넘어, 우리의 지적 자산이 경쟁자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


창의성의 표준화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AI 모델을 사용하다 보면, 생각과 표현이 획일화될 수 있다. 이는 마치 모든 사람이 같은 번역기를 사용하면서 언어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구독 모델은 또한 사용자를 영원한 '임차인'의 위치에 머물게 한다. 우리는 AI 기술을 진정으로 '소유'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한 사용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가치 창출의 불균형도 심각한 문제다. 우리가 지불하는 구독료에 비해, AI 서비스 제공자들이 얻는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클 수 있다. 그들은 우리의 사용 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모델을 만들고, 이는 다시 그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현재의 LLM 구독 경제는 결국 '디지털 소작농' 체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편리함이라는 먹이를 물고 있지만, 실상은 더 큰 자유를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AI 자유는 단순한 사용권이 아닌,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제력에서 나온다. 우리는 지금, 당장의 편리함과 장기적 자주성 사이에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AI SOC의 재해석: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이유


지금까지 AI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너무 협소했다. AI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나 산업 경쟁력의 도구로만 보는 관점은 이제 탈피해야 한다. AI는 21세기의 새로운 사회간접자본(SOC)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 SOC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지닌다.


전통적 SOC와 AI SOC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기 진화성'이다. 도로나 항만은 건설된 이후 물리적 형태가 고정되지만, AI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진화가 단순한 성능 향상이 아닌, 질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이다. AI는 사용될수록 더 똑똑해지고, 더 많은 것을 학습하며,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AI SOC가 가진 '네트워크 효과의 증폭성'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SOC도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지만, AI의 네트워크 효과는 기하급수적이다. 더 많은 사용자가 AI를 사용할수록, AI는 더 빠르게 학습하고 발전한다. 이는 마치 도로가 많이 사용될수록 도로 자체가 더 넓어지고 효율적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 또한 AI는 단순한 인프라를 넘어 우리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형성하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마치 인터넷이 우리의 소통 방식과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꾼 것과 유사하지만, AI의 영향력은 더욱 깊고 광범위하다.


이러한 특성들을 고려할 때, AI SOC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술 주권의 확보가 중요하다. AI SOC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활용의 차원을 넘어, 국가의 기술 주권과 직결된다. 이는 마치 과거 에너지 자원의 확보가 국가 안보의 핵심이었던 것과 같다. 동시에 AI SOC는 소수에 의해 독점되거나 통제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물이나 전기와 같은 필수 공공재로 접근해야 하며, 민주적 통제와 감독이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 보존도 중요한 과제다. AI SOC는 우리의 문화적 가치와 정체성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효율성을 넘어선 문화적 지속가능성의 문제다. 또한 AI SOC는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권리와 기회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마치 환경 문제에서 세대 간 정의가 중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기술적 자립도 확보도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AI SOC는 외부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자체적인 발전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보유를 넘어, 지속적인 혁신과 발전이 가능한 생태계의 구축을 의미한다.


AI SOC의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인프라 구축 사업이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 작동 방식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체계의 재구성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AI SOC가 가진 '불가역성'이다. 한번 구축된 AI 인프라와 그에 따른 사회 시스템은 쉽게 변경하기 어렵다. 따라서 초기 설계와 방향 설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미래 세대의 삶의 방식을 결정짓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대한민국 AI 주권을 위한 새로운 제안


지금까지 우리는 AI 기술 패권의 현실, 디지털 식민지화의 위험, LLM 구독 경제의 함정, 그리고 새로운 AI SOC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살펴보았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문제 인식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국가 단위의 AI 주권 프로젝트 출범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정부 주도 R&D 사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여야 한다.


우리가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분산형 AI 연합체의 구성이다. 단일 기관이나 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대학, 연구소, 기업들이 연합하여 각자의 강점을 결집하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마치 블록체인의 분산화된 구조처럼, 중앙 집중식 통제 없이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와 함께 오픈 데이터 얼라이언스의 구축도 시급하다. 개별 기업이나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풀(pool)의 개념을 넘어, 참여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상생의 생태계여야 한다.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AI 개발 과정에서 우리의 문화적 가치와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보존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한국어 처리 능력을 넘어, 우리의 사고방식과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AI의 개발을 의미한다.


지식과 기술의 세대 간 전승도 핵심 과제다. AI 기술과 노하우가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전수될 수 있는 교육 및 훈련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AI 시대의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종합적인 교육 시스템이어야 한다.


윤리적 가치의 내재화도 간과할 수 없다. AI 개발과 활용 과정에서 윤리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이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규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와 합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으며, 한번 벌어진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현재의 편리함에 안주하여 디지털 식민지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도전적이지만 자주적인 AI 강국의 길을 걸을 것인가? 이 선택은 단순히 현재의 우리만이 아닌, 미래 세대의 운명까지 좌우할 것이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우리는 이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전 사회적 합의와 협력, 그리고 무엇보다 강한 실천 의지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우리의 선택이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유산이 될 수 있도록, 지금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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