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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seek 임팩트
한국 AI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

(feat. 거 우리도 AI 로 뭐 좀 해봐)

by PODO

1장. 서론: AI 시대의 새로운 혁신 모델


2024년 말, 전 세계 기술 업계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중국의 신생 AI 기업 Deepseek가 단 550만 달러라는 놀라울 정도로 적은 비용으로 GPT-4에 견줄만한 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해낸 것이다. 이는 연간 5조원 이상을 AI 개발에 투자하는 OpenAI나, 2024년에만 50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Google과 같은 거대 기업들의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성과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Deepseek는 최신 NVIDIA H100 GPU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더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이는 자원의 제약이 때론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극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AI 업계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더 많은 자본, 더 많은 컴퓨팅 파워'였다. 더 뛰어난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GPU와 더 큰 규모의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졌다. 이러한 관념은 AI 개발을 소수의 거대 기업만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AI 스타트업들은 기존 모델을 미세 조정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근본적인 혁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Deepseek는 이러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들은 기존 대비 20-30배 적은 GPU로도 동등한 성능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학습 방법론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함으로써, AI 개발의 민주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AI 개발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Deepseek의 사례가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기술 혁신의 핵심이 거대 자본이 아닌 진정한 기술적 통찰과 열정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한국과 같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자본을 가진 나라의 기술 기업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충분한 자본 없이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다.



2장. Deepseek의 혁신 사례 분석


Deepseek가 이룬 기술적 성과의 핵심은 '효율성'이다. OpenAI가 GPT-4 개발에 5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Google이 2024년 AI 관련 설비투자로 50조원을 계획하는 상황에서, Deepseek는 이의 1% 남짓한 550만 달러로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특히 GPT-4, Claude 3.5와 견줄만한 성능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수학 문제 해결과 코딩 테스트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더 나아가 자체 개발한 추론 모델 R1을 통해 일부 분야에서는 OpenAI의 최신 모델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매우 제한된 컴퓨팅 자원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Deepseek는 단 2,048개의 H800 GPU(약 1,500개의 H100 GPU에 해당)만을 사용했는데, 이는 GPT-4 개발에 사용된 GPU의 1/20에서 1/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들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8비트 부동소수점 훈련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했다.


Deepseek의 성공은 우연이 아닌 체계적인 연구 개발 방법론의 결과물이다. 그들은 Mixture of Experts 모델 구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했으며, 일반적으로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진 학습 과정을 안정화하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8비트 정밀도 훈련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많은 연구팀이 시도했지만 실제 구현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술이다.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도 Deepseek는 독특한 강점을 보여주었다. 창업자 양원 펑의 퀀트 트레이딩 경험에서 얻은 데이터 처리 노하우를 AI 개발에 효과적으로 접목했다. 제한된 데이터에서도 최대한의 의미 있는 신호를 추출하는 기법을 발전시켰으며, 효율적인 데이터 필터링과 전처리 방법론을 확립했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핵심 요소는 Deepseek의 독특한 조직 문화다. 그들은 AGI 개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상업화에 대한 압박 없이 순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 모델의 개량이 아닌, 독자적인 모델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Deepseek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구했다.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기술 커뮤니티와 활발히 교류하며, 오픈소스 문화를 장려했다. 인재 운영 측면에서도 중국 최고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고 연구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등, 실무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했다.


Deepseek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는 AI 개발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단순히 비용 효율성의 문제를 넘어 AI 개발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특히 거대 자본 없이도 최첨단 AI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중소규모 연구팀의 경쟁력 확보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불어 이는 자원의 제약을 오히려 혁신의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Deepseek는 제한된 자원 속에서 오히려 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모색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AI 개발 모델을 제시했다. 이러한 접근은 기술 개발에 있어 '얼마나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가'가 아닌,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근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특히 한국과 같이 제한된 자원을 가진 국가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3장. 양원펑: 진정한 기술 기업가의 모습


양원펑의 이력은 일반적인 기술 기업가의 경로와는 사뭇 다르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중국의 명문 저장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일찍부터 기술과 금융의 결합에 관심을 보였다. 이는 후에 그가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퀀트 헤지펀드 중 하나인 하이플라이어를 설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이플라이어에서의 성공은 주목할 만하다. 운용 자산이 1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 5년간 시장 대비 평균 20%의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순한 금융인이 아닌, 기술을 통한 혁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특히 세계적인 퀀트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접근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한 투자 방식을 발전시켰다.


주목할 만한 점은 양원펑이 이미 상당한 부를 축적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새로운 도전으로 Deepseek를 설립했다는 것이다. 그의 개인 자산은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고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었다. 이는 단순한 사업적 결정이 아닌, 기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양원펑의 리더십 스타일은 전형적인 CEO와는 다르다. 그는 스스로를 '트레이더'가 아닌 '엔지니어'로 인식되기를 원했고, 실제로 연구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기술적 논의에 참여했다. 논문을 읽고, 코드를 작성하며, 소규모 기술 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세부적인 기술적 사항에 있어서는 때로 일선 연구원들보다 더 깊은 이해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리더십은 Deepseek의 조직 문화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회사의 목표를 AGI(인공일반지능) 개발이라는 야심찬 방향으로 설정한 것도, 외부 투자 유치나 빠른 상업화를 추구하지 않은 것도 모두 그의 기술 중심적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특히 초기에는 Meta의 LLaMA를 참고했지만, 곧 독자적인 모델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그의 기술적 야망을 잘 보여준다.


양원펑의 접근 방식은 현대 기술 기업가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그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술 혁신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했다. 수익성이나 단기적 성과에 대한 압박 없이, 순수하게 기술적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이는 '기술을 통한 수익 창출'이 아닌 '기술 그 자체의 발전'을 추구하는 진정한 기술 기업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그의 리더십은 오픈소스 문화와 지식 공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Deepseek의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기술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것은, 기술 발전이 폐쇄적인 환경이 아닌 개방적인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반영한다.


이러한 양원펑의 사례는 성공한 기술 기업가가 어떻게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개인적 부의 축적에 머무르지 않고, 축적된 자원을 바탕으로 더 큰 기술적 혁신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술 기업가의 모습일 것이다.



4장. 성공한 기술 창업가의 재투자 효과


성공한 기술 창업가가 다시 기술 분야에 재투자할 때 일어나는 시너지는 단순한 자본의 순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Deepseek의 사례는 이러한 선순환적 구조의 대표적인 예시다. 퀀트 펀드 운영으로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양원펑은 새로운 기술 혁신에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자유와 여력을 확보했다. 이는 단순히 금전적 여유를 넘어, 기술 개발의 방향과 속도를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의미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하이플라이어 시절부터 축적해온 기술적 자산의 활용이다. 퀀트 매매를 위해 이미 구축해 놓은 만 개 이상의 고성능 GPU 인프라는 AI 모델 개발에 즉시 활용될 수 있었다. 더불어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노하우도 자연스럽게 AI 개발에 접목될 수 있었다. 이는 기술 기업가의 재투자가 단순한 자금 투입이 아닌, 축적된 경험과 인프라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금의 활용 방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Deepseek는 외부 투자 유치에 의존하지 않았고, 이는 곧 투자자들의 수익성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자유로움은 연구팀이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근본적인 기술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실제로 Deepseek는 중국 내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었고, 이들에게 충분한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었다.


기술 창업가의 재투자는 조직 문화 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양원 펑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링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했다. 기술적 결정에 있어 비즈니스적 고려사항이 우선되지 않도록 했으며,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는 일반적인 스타트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문화로, 충분한 자본을 보유한 기술 창업가이기에 가능한 접근이었다.


더불어 주목할 만한 점은 장기적 비전의 수립이다. Deepseek는 AGI 개발이라는 매우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일반적인 스타트업이라면 감히 도전하기 어려운 목표지만,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기술 창업가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이러한 높은 목표 설정은 역설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더욱 강하게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었다.


기술 창업가의 재투자는 산업 생태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Deepseek가 채택한 오픈소스 전략은 이러한 영향력의 좋은 예시다.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공개함으로써, 전체 AI 커뮤니티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더 큰 기술적 진보를 이끌어내는 선택이다. 이러한 결정은 충분한 자본력을 보유한 기술 창업가이기에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기술 창업가의 재투자는 단순한 자본의 투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들의 기술적 경험과 노하우, 장기적 비전, 그리고 혁신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결합될 때, 진정한 기술 혁신이 가능해진다. Deepseek의 사례는 이러한 선순환적 구조의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기술 생태계에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순히 성공한 창업자들의 재투자를 기대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진정한 기술 기업가로서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곧 한국이 글로벌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5장. 한국 기술 창업 생태계에의 시사점


Deepseek의 성공은 한국 AI 업계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깊은 자기 성찰의 필요성을 동시에 제기한다. 550만 달러라는 비용으로 GPT-4 수준의 모델을 개발했다는 사실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비용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한국은 압축 성장의 과정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룩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등 세계적 수준의 산업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는 치열한 노력과 끊임없는 추격을 통해 이룬 결과였다. 그러나 AI 시대는 이전의 산업화 과정과는 전혀 다른 도전을 제시한다.


현재 글로벌 AI 기업들의 근무 환경을 살펴보면, 놀라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Deepseek의 개발팀은 2-3년간 밤 11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다고 한다. 주 6일 근무는 기본이며, 끊임없는 기술적 토론과 실험이 이어진다. 중국의 다른 AI 회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MIT, 칼텍, 프린스턴 출신의 박사들이 이러한 근무 환경을 받아들이며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선진국 진입 이후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유럽식 근무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었고,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한다. 이는 분명 인간다운 삶을 위해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AI와 같은 신기술 분야에서 이러한 접근이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미 AI 시장에서 한국이 수십 년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AI 분야에서, 이러한 격차는 더욱 벌어질 위험이 있다. 24시간 쉬지 않고 연구하는 미국, 중국의 AI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접근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정부 정책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보다는, AI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동시에 연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AI 시장의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뒤처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다. Deepseek의 사례가 보여주듯, 효율적인 접근과 혁신적인 문화가 있다면 적은 자원으로도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우리의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혁신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근로자의 삶의 질과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두 가치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을 피해갈 수는 없다. AI가 가져올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이에 대한 우리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 한국 AI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6장. 기술 창업의 새로운 방향성


Deepseek의 사례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교훈은 역설적이게도 '희망'과 '위기의식'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550만 달러라는 비용으로 GPT-4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사실은 분명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희망을 준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이 보여준 집요한 몰입과 혁신적 조직 문화는, 현재 한국의 기술 창업 생태계가 직면한 근본적인 도전을 드러낸다.


우리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한편으로는 선진국 진입 이후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사회적 흐름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치열한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현실이 있다. 특히 AI와 같은 신기술 분야에서는 이 둘 사이의 간극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는 미국, 중국의 개발자들과 경쟁하면서, 동시에 워라밸을 추구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더 많이 일하느냐, 덜 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기술 창업 모델이다. Deepseek가 보여준 것처럼, 자본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 문화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효율적 몰입'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긴 시간 일하는 것이 아닌, 짧더라도 깊이 있는 몰입이 가능한 환경이 필요하다. 이는 불필요한 회의나 행정 업무를 최소화하고, 핵심적인 연구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Deepseek의 개발자들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장시간 노동이 아닌, 기술적 문제 해결에 대한 깊은 몰입이었다.


둘째, 기술 기업가의 역할이 재정립되어야 한다. 양원펑이 보여준 것처럼, 기술 기업가는 단순한 경영자가 아닌 기술적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이는 한국의 성공한 기술 기업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의 재투자는 단순한 자본의 투입을 넘어, 기술적 경험과 노하우의 전수로 이어져야 한다.


셋째,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 모든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이 가진 제조업에서의 강점을 AI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단순한 AI 모델 개발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정부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 단순한 자금 지원이나 규제를 넘어, AI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유연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젝트 기간 동안의 집중적 연구를 지원하는 제도나,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지원 등이 고려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지금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 AI는 단순한 기술의 변화가 아닌,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한다. Deepseek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국적 맥락에서의 새로운 혁신 모델이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과 삶의 질이라는 두 가치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우리만의 독특한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지금이 바로 이러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다. AI 시대의 성패는 결국 이러한 혁신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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