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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새꽃
Jan 6. 2025
겨울에는 참 빨래가 가장 힘들었다.
빨래를 하려면 강가로 가야 했다.
빨래 양이 많으면 아버지가 지게로 가져다주시곤 했다.
얼음을 깨고 옆에는 불을 지펴놓고 해야만 했다.
고무장갑도 없어서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면 아플 정도였다. 불 한번 쬐고 빨래 한번 비비고
고무다라를 이고 오는 동안 발도 얼고 빨래도 얼었다.
언 빨래를 빨랫줄에 널면 햇살이 좋은 날은 잘 마르지만
추운 날에는 옷이 동태가 되고 고드름이 얼었다.
마르지 않은 빨래는 아랫목에 널고, 작은 양말은 부뚜막에 솥뚜껑에 올려 말렸다.
젖은 신발은 아궁이 입구에 놓아두었다가 가끔은
눌어붙어서 혼도 나기도 했다.
하이타이가 처음 나왔을 때는 대야에 풀어놓고 빨래를 넣으면 신기하게 때가 잘 빠졌다.
여름에는 옷을 입은 채로 비누를 묻혀서 비비면 빨래가 되었다. 빤 옷은 그대로 입고 바위에 누워 있으면 다 말랐다. 일광욕도 하고 옷도 말리고 두꺼비 집도 짓고 모래성 만들기 뭘 해도 재미있었다.
강에 가지 않고 빨래터에서 할 때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장난치며 놀이 삼아했다. 방망이를 너무 세게 쳐서 구멍을 내면 혼날까 몰래 버리고 떠내려 갔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간이 배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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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글로 풀어내는 평범한 주부로 아픔을 극복하고 나를 위한 삶을 도전하는 50대 후반 백발 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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