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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덜쌤 Jun 28. 2024

나는 꼰대인가?

갑질은 아니하려고 노력한다만

신문을 보기가 두렵다. 포털 화면에 뜬 뉴스들을 봐도 그렇고, 다양한 SNS들, 유튜브 등을 봐도 그렇다. 어찌 그렇게 자기 주장만 하는지. 자극적인 제목에 낚이기도 하고, 다른 나라 기사를 우리 나라 기사인줄 클릭하기도 하고, 학교 소식은 왜 그렇게 자꾸 나한테 뜨는지. 아마도 쿠키나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최신 기술 덕분일텐데 그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좋은 기사도 있지만 생각보다 불편한 기사들도 많더라. 그런 기사만 클릭하게 된 내 손가락을 혼내야겠네.


다른 세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긴 하다만,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때면 불편한 마음이 든다. 관리자이기 때문에 불편한 마음을 그들에게 내비치면 갑질이 될 수도 있기에 가급적 내 감정은 죽여야 한다. 그럴 때면 나도 전화 벨소리, 메신저 소리에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반대의 입장이라면 병가를 쓰고, 업무상 재해를 신청할 수도 있겠지. 그게 나로 인한거였다니 미안함도 생기지만 한편으로는 억울한 마음도 많다. 


말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될 때까지 왜 아무 말도 없었을까?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싶어도 그것조차도 불편하다 차단해 버리고, 업무상 지시는 내 업무가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로 반려(?)해 버리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가끔은 관리자로서 내 정당한 지시조차도 거절하는 사람을 보며, 업무상 위계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업무지시 불이행 경고를 남발할 수도 없고 말이지. 


소통이라는 건 서로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까? 같이 일하는 공간에서 이어폰을 끼고 일하는 사람을 보면 유튜브에 조롱하듯 떠다니는 그 영상이 내 앞에 재현된 듯 하여 매우 당황스러운데, 정작 본인은 즐기는 듯 하여 더욱 당황하고 만다. 뭐 그 영상에서는 뒤에서 씹고 말던데, 뒷담화 조차도 직장내 괴롭힘이라지? 개별적인 인권을 존중하는 건 좋다만, 함께 어울려야 하는 노력마저 등한한 사람들을 어찌 지도해야 한단 말인지.


어찌보면 나는 꼰대다.


문제의 시작과 해결을 자꾸 그들에게 찾고 있으니 말이지. 예전 같았으면, 나 때에는.. 뭐 이런 이야기로 하급자들이 바뀌기만 바라고 있으니 말이지. 생각해 보면 그 때, 나는 그 사회에 순응하면서도 위에서 좀 바뀌기를 바랬던 것 같다. 물론 적극적으로 항명(?)이란 걸 해 본 기억은 없다만, 소심한 반항 정도는 많이 했고, 주변에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게 요즘은 단톡방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더 적극적으로 알려질 뿐이지.


입장이 바뀌었다고 그들을 탓하면 안될텐데, 해결방법을 그들에게서 찾고, 그들에게 좀 바꾸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역시 나는 꼰대가 맞나 보다. 그래도 변명을 좀 하자면, 지금은 그래도 그때와 지금은 근무환경이 많이 바뀐 것 맞다. 뭐 객관적으로만 봐도 직원들의 권리를 예전보다 많이 인정해 주고, 사용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문제는 이걸 기억하는 사람은 예전 사람일 뿐, 지금 들어온 사람들은 예전 환경을 전혀 모르니 결국 '나때에는~'을 시전하는 순간 '라떼꼰대'가 될 뿐이다.


그래서 결론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자


아무리 직원들에게 예전 이야기를 해 준다고 해도 통하지 않을 것 같다. (뭐, 이건 이미 확인한 사항이고) 직장에 일하러 왔으니 일이 잘 되도록 주어진 법령과 권한 속에서 잘 소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소통할 시간이 없다면 근무시간이라도 워크샵을 하면 되는 거고, 직장에서 잘 이야기 하지 않는 직원이 있다면 멘토링 계획을 통해 이야기를 더 잘 하도록 만들면 된다. 업무를 거부하면 그에 대한 주의를 주면 되는 거지. 가장 어려운 게 주의나 지도, 징계 뭐 그런 거 같다.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마치 인간 자체에 대해 '벌'을 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렇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업무효율성이나 사기가 저하된다면 불편하지만 내가 할 일을 해야지. 


불편한 일은 하기 싫고, 다들 내게 맞춰주길 원한다면.. 그게 진정한 꼰대가 아닐까 싶다. 조직사회에서 사람을 (그것도 다 큰 어른들을) 다루는 일은 정말 피곤하다는 것.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차라리 순수한 아이들이 낫지. (뭐 순수하지 않은 녀석들도 있다만.. 순수하지 않은 어른은 백배 더 힘들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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