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학창 시절에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하거나 오락실에 갔던 추억이 있을 겁니다. 천 원, 이천 원 정도의 작은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빌려본 적도 있을 텐데요. 돈을 빌려 간 뒤 갚는다고 해 놓고 갚지 않았던 친구들도 한두 명쯤 기억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보니 먼저 갚아달라는 얘기를 꺼내기에도 애매하고, 한두 번 정도는 그냥 빌려주지만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그 친구에게 절대 돈을 빌려주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되죠. 더 심하게는 친구들 사이에 누구누구가 돈을 빌려 가서 갚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그 친구는 누구에게도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지요.
흔히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어린 시절의 일입니다. 하지만 똑같은 일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그저 친구들 사이에서의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사회생활에서 신용을 잃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됩니다. 신용등급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등록증을 받는 만 17세가 되는 순간부터 한 사람의 독립된 성인으로서 이행하는 모든 신용거래들이 데이터화 되어 쌓이게 되고 이렇게 쌓인 정보들이 종합되어 신용등급이 됩니다.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분류를 하게 되는데 1~3등급까지는 우량, 4~6등급은 보통, 7등급 이하는 신용불량자로 분류됩니다.
신용등급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용거래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사회 초년생들이 신용거래를 자신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주 위험한 생각입니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신용거래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빈번한 신용거래의 예는 신용카드 사용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이나 카드론처럼 내가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금액의 돈을 빌려 쓰는 개념은 모두 신용거래에 해당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은 할부 서비스입니다. 그중 사회 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핸드폰 구매입니다. 백만 원이 훌쩍 넘는 최신 스마트폰을 일시불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주로 매달 통신료에 약간의 핸드폰 할부금을 추가하여 납부하는데 이러한 할부 구매도 신용거래의 한 종류입니다.
처음에 예로 들었던 돈을 갚지 않는 친구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천 원, 이천 원... 작은 돈을 몇 번 가볍게 빌리다 갚지 않고 친구들 사이에 돈 안 갚는 친구로 소문이 났다면 그것은 곧 신용을 잃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용이 없다면 정말 급할 때에도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는데,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대출을 비롯한 은행거래에 제한이 생기게 되고 신용카드 사용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대출, 할부, 현금서비스는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요즘 이 세 가지가 너무 쉽고 가볍게 인식되고 있어 사회 초년생과 같이 금융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이 잘못 활용할 위험성이 높습니다. 특히 은행 같은 제1금융권으로부터의 대출보다는 제3금융권에서 빌리는 대출이 신용등급에는 더욱 치명적인데요, TV를 틀면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대출광고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전화 한 통화면 몇 분만에 바로 200~300만 원의 돈을 바로 빌려준다는 내용의 자극적인 광고를 하고 있고 이에 따른 위험성은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출상품들은 소액의 돈이 급하게 필요한 대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앱이나 인터넷을 통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출이 매우 쉬운 사회이다 보니 학창 시절 친구에게 빌리듯 쉽게 돈을 빌려 쓰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되는데 본인이 하고 있는 행위가 신용등급 산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모르시고 가볍게 생각하시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대출의 경우는 당연히 원금도 그렇지만 몇 만 원의 이자만 제때 내지 않아도 신용등급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은 범칙금이나 지방세,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같은 공과금 들입니다. 고지서가 집에 도착하면 대충 테이블에 올려두셨다가 잊어버리는 분들이 많지요. 대부분 소액이라 납부를 잊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도 금액은 적지만 신용에 영향을 줍니다. 국가에서 나오는 고지서류들은 신용등급과 매우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니 꼭 챙겨야 한다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다음은 할부에 관한 부분입니다. 카드 할부금은 절대 연체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2~3만 원 정도의 휴대전화 구매 할부금입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연체를 하게 되면 신용등급에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연체금액과 연체 횟수,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연체했는지가 모두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연체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돈을 관리하듯이 여러분의 신용도 평소에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신용회복위원회에서 공인인증서를 통해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해 볼 수 있는데 떠도는 소문과 다르게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조회는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다는 사실! 자신의 신용등급을 아는 것 자체가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상황이라면 자신의 소비행태를 돌아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에 맞는 소비를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급의 규모에 벗어나는 큰 소비는 아주 신중히 해야 합니다. 신용카드를 쓴다면 되도록 할부가 아닌 일시불로 구입하시길 권해드리고 만약 할부로 구매를 했다면 반드시 제때 할부금을 갚으셔야 합니다. 할부에 대한 이자가 있다면 이 부분 역시 반드시 꼼꼼히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적은 액수라 할지라도 대부 업체를 통한 대출은 신용등급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으니 가지고 있는 돈의 한도 내에서 올바른 소비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신용등급을 올리는 또 다른 쉬운 방법은 주거래 은행 만들기입니다. 평소의 모든 금융거래를 하나의 은행을 정해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면 여러분의 금융자료들이 쌓여 신용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신용등급은 생각보다 훨씬 여러분들에게 중요합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수많은 지원자를 걸러내는 과정 중에 하나로 신용조회를 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자신의 신용등급에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은 되도록 피하셔야 합니다.
많은 사회 초년생들이 자신의 신용도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지내다 정말 대출이 필요한 시점에 은행을 찾았을 때 봉변을 겪곤 합니다.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대출을 거절당하거나 쓰고 있던 카드의 한도가 갑자기 줄어드는 것을 보고 엉망이 된 자신의 신용도에 대해서 뒤늦게 알아차리는 안타까운 경우들이 자주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최하로 낮아지게 되면 최악의 경우 모든 금융거래가 중지될 수 있으니 신용등급에 대해 잘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칼럼을 통해 신용등급의 개념에 대해 쉽게 이해하셨기 바라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부분들을 오늘부터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