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仁宗皇帝勤學>
朕觀無學人
無物堪比倫
若比於草木
草有靈芝木有椿
若比於禽獸
禽有鸞鳳獸於麟
若比於糞土
糞滋五穀土養民
世間無限物
無比無學人
(독음)
정관무학인
무물감비윤
약비어초목
초유영지목유순
약비어금수
금유란봉수어린
약비어분토
분자오곡토양민
세간무한물
무비무학인
(해석)
내가 배우지 않은 사람을 보니,
세상 어떤 것에도 감히 비할 수가 없구나.
만약 초목에 비유하려 해도,
풀에는 영지가 있고 나무에는 춘목이 있으며,
만약 금수에 비유하려 해도,
새에는 난새와 봉황이 있고 짐승에는 기린이 있네.
만약 똥거름과 흙에 비유하려 해도,
똥거름은 오곡을 기름지게 하고 흙은 백성을 먹여 살리네.
세상에 무한한 사물이 있지만,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 비할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현대적 해설)
학문, 즉 '배움'을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로 설정하며, 지식 기반 사회인 현대에 그 의미를 더욱 확장시킨다. 시에서 말하는 '무학인(無學人)'은 단순히 글을 모르는 사람을 넘어, 배우려는 의지 자체를 상실한 사람을 의미한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각자의 쓰임과 가치(영지, 기린, 똥거름의 효용)를 가지지만, 배우지 않는 사람은 그 어떤 가치도 창출하지 못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오늘날 '평생 학습'의 중요성과 맞닿아 있다. 급변하는 기술과 사회 환경 속에서, 어제의 지식에만 안주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는 개인이나 조직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이 시는 극단적인 비유로 경고하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인간의 존엄성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통해 완성되는 것임을 알려준다. 시는 인간이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사물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단순한 지식 암기나 계산 능력은 이미 AI가 인간을 능가했지만,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고, 윤리적 판단을 내리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능력(學)이야말로 인간을 기계와 구별시키는 고유한 가치이다. 배움을 멈춘 인간은 AI의 부속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교육의 기회가 불평등하게 주어진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도 담고 있다. 황제가 '배우지 않은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존재로 규정하는 것은, 역으로 모든 사람에게 배움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함축한 것으로 설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가난이나 사회적 차별 때문에 배움의 기회 자체를 박탈당했다면, 그가 '무학인'이 된 책임은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국제 구호 단체의 활동은, 배움이 개인의 삶을 바꾸고 사회 전체를 발전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토대이다.
이 시는 배움이 개인의 성공을 넘어, 사회 전체에 기여하는 '공적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똥거름조차 오곡을 기름지게 하는 쓸모가 있음을 강조한 것처럼, 진정한 배움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의학을 배운 의사가 돈벌이에만 매몰되지 않고 의료 봉사를 통해 인류에 기여하거나, 법을 배운 변호사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료 변론에 나서는 모습이 바로 '배움의 사회적 쓸모'를 실천하는 것이다.
배우지 않음이 가장 큰 죄악인 이유는, 그것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 전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작품소개)
중국 북송의 제4대 황제인 인종(仁宗)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권학시다. 인종은 오랜 재위 기간 동안 문치(文治)를 숭상하여 북송의 문화적 황금기를 이끌었던 군주이다. 배우지 않은 사람을 세상의 모든 사물과 비교하며, 심지어 하찮아 보이는 똥거름이나 흙보다도 못하다고 말하는 극단적인 점강법(漸降法)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학문, 즉 배움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조건이며, 배우지 않는 것이 얼마나 무가치한 일인지를 역설하며 학문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