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표는 오로지 체지방률 줄이기
첫 피티 한 후 다음날. 아침 9시 10분 줌바를 하기위해 센터로 향했다.
보통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센터에 도착하면 8시 50분쯤 된다. 다른 회원들은 수업 시작 5분 전후로 오는지라 그 사이에 매일 해야할 운동을 한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매일 운동은 세 가지.
1. 팔벌려뛰기 20회*5세트 2.슬로우버피 15개*3세트 3.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요가복습
식단도 정해주셨다.
-아침: 사과 한 개(땅콩버터 찍어먹어도 가능), 삶은계란 3개(노른자 빼고)
-점심: 현미 130g, 채식반찬 3가지(고기 가능)
-저녁: 순두부(간장 첨가, 김치 가능)
-간식: 방울토마토 한움큼, 견과류 한움큼, 계란 3개 이내, 오이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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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하라는대로 최대한 따랐다. “최대한”이라는 단서가 달린 건 매일 100%는 못했다는 말(...) 그래도 1,2번 운동은 매일했고, 일주일 동안 1킬로그램이 빠졌다! 선생님께서 “절대 집에서 체중계 위에 올라가지 않기!”로 약속을 했지만, 너무 궁금한 것이 있어서 집에오자마자 체중계에 올랐다.
애당초 난 몸무게는 관심없었다. 오로지 나의 목표는 “체지방률 줄이기-앞자리 2로 만들기!“ 진짜 심했을때 무려 40%를 찍어서 흡사 낙타의 혹 같던 내 몸.....
첫시간에 잰 체지방률은 무려 39.0%, 과연 일주일 사이 내 체지방은 얼마나 줄었을까? 두둥
와아 ㅇ_ㅇ 38.1% 체지방률이 줄었다! 얏호! 확인하자마자 체중계는 쇼파 밑으로 밀어버렸다. 약속은 꼭 지켜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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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원래 몸무게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첫아이 임신 전까지만해도 앞자리 6을 찍으면 밥을 굶었다. 밥을 두끼 굶으면 몸무게가 3-4kg씩 줄어드니까 그게 나쁜줄도 몰랐고, 그냥 당장 몸무게가 줄어드니까 별 걱정을 안했다. 다들 내 몸무게를 듣고 “생각보다 얼마 안나가네?”라고 놀랬는데, 그걸 듣고 뭔가 잘못되었다는걸 깨달았어야 했다. 보기에도 그 몸무게처럼 보이기 위해선 지방보다 근육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약을 먹고 살을 빼서 키 169cm에 체중 53kg이었을때도 다들 ”날씬해졌는데 53보다는 더 나가보여“라고 했다. 그건 내 몸이 순전히 둥실둥실한 지방으로 이뤄져있어서 그리 보였던 것이다. 그러니 요요도 잘왔고, 건강도 나빠졌다.
그렇게 첫아이를 낳고, 도저히 빠지지 않는 몸무게에 스트레스를 받던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필라테스를 하게 되었다. 정부지원 덕분에 1:1로 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필라테스를 했다. 선생님(지금은 원장님이심)께서 나의 몸을 정확히 진단하고 세심하게 관리해주신 덕분에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운동을 했음에도 운동효과가 굉장했다. 허리통증이 매우 줄었고, 자세도 교정되었다. 맞지 않던 바지도 쏙 들어가니 신이났다.
내친김에 몸무게를 쟀는데 엥? 몸무게가 그대로였다. 이럴수가 있나? 고민끝에 선생님께 “몸무게가 도통 줄지 않았어요”라고 하니 막 웃으시며 하는 말. “다현씨, 중요한건 몸무게가 아니에요” 선생님께선 수업이 끝난 후, 몸무게보다 중요한건 체지방률, 근육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지방이 얼마나 빠졌는지를 보라고 하셨다. 몸무게 재지말고 줄자로 허리와 허벅지 둘레를 재보라고 권하셨다. 더불어 필라테스는 살을 빼는 목적보다 몸의 균형을 잡고 건강한 몸으로 만드는데 의의를 두고있다며, 필라테스 하면서 허리통증이 많이 좋아지지 않았냐고 물으셨다. 맞다고, 그 뿐 아니라 안맞던 옷도 입게 되었고, 볼록 나온 배가 좀 들어갔다고 했다. 선생님 덕분에 건강한 몸도 어느정도 되찾았지만, 가장 감사한 부분은 따로 있다. 내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 주셨다. 내가 별별 이야기를 해도 늘 경청해주셨고, 내가 동작을 못해도 이해해주고 “다음시간엔 다른 동작을 내가 알려줄게요”라고 억지로 동작을 강요하지 않으셨다. 작은 동작을 수행하면 잘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참 감사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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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좀 샜는데, 여하튼 필라테스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몸무게”보단 “체지방률“에 더 집중하는 편이다. 몸무게는 ”건강하지 않은 다이어트“를 해도 빠진다. 하지만 체지방률은 정말 정직하다. 얕은 수(단식)를 쓰면 쉬이 변화가 없다. 내가 땀흘리고 지칠 정도로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단을 해야 슬슬 움직인다. 더구나 kg이 아니라 %(퍼센트)라서 한두번 한다고 바뀌지도 않는다. 굉장히 깐깐한 사감선생님같은데, 그만큼 체지방률이 줄면 성취감도 엄청나고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지는게 느껴지니 어쩌겠는가? 평생 쭉 보고 살아야지.
한 달 전에 주문한 원피스가 오늘 도착했다. 날씬한 사람들이나 어울린다는 피케이원피스다. 2XL 제일 큰 사이즈를 산 덕분에 옷은 잘 맞지만 “피케이원피스 핏”이 영 안산다. 배가 앞으로 나오다못해 옆으로 슬쩍 삐져나왔고, 엉덩이만큼 다리도 굵어서 여리여리한 느낌보단 우람한 운동선수같다. “몸이 커지면 큰 사이즈를 입으면 되는거야”라며 늘 “가장 큰 사이즈”만 찾았던 나의 과거를 반성하며, 반팔 피케이원피스를 올 여름 끝자락에라도 입을 수 있도록 체지방률에 더 집착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