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천장에서 작은 플라스틱에 구멍이 많이 뚫려있는 무언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핸즈프리 마이크인 것을 알겠지만, 어떠한 기능을 하는 장치인지 모르는 운전자들도 있다.
사실 이것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서 장치이다. 그런데 단순히 통화만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운전자는 적다. 오늘은 이 장치에 숨겨진 기능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 것인지 알아보자.
자동차 버전의
노이즈 캔슬링
천장 마이크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기능은 바로 노이즈 캔슬링이다. 헤드셋이나 이어폰뿐만 아니라 자동차에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가 되어있는 것이다. 정식 명칭은 능동형 소음 제거 기능, 다른 말로 ANC(Active Noise Cancelling)이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어떻게 생기게 된 걸까?
자동차에서 소음을 줄이는 방법으로 곳곳에 흡음재와 차음재를 붙이거나 금속과 금속이 만나는 부분에 충격흡수제를 더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런 장치를 추가할수록 차량의 무게는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연비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용됐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현대가 만들어낸 RANC
ANC의 원리는 외부 소음의 파동과 반대되는 파동을 배출해 사람의 귀가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여러 개의 천장 마이크를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을 분석하고 반대되는 소음을 스피커로 출력하며 작용한다.
현대자동차에서는 ANC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RANC(Road-noise Active Noise Cancelling)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노면 소음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던 ANC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이다. 최적의 위치에 있는 가속도 센서가 추가되어 차로 전달되는 노면소음 진동을 분석하고 이에 반대되는 음파를 배출한다. 현대는 이 기술을 2020년식 제네시스 GV80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
점점 전기차의 시대가 가까워지는 시기이다. 전기차는 ANC로 제어할 수 있는 소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면 소음이 크게 느껴진다. RANC는 향후 전기차 소음 제어에 핵심이 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운전자가 소음이 없는 자동차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큰 소리의 배기음에서 오는 감성을 즐기는 사람이 있고, 이미 상용화된 전기차의 조용함이 어색한 사람도 있다. 또한 적당한 소음이 운전자에게 긴장감을 주며 안전한 운전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인공 배기음 기능이 개발되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