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소들은 대부분 에너지 효율과 연관되어 있다. 배터리 완충까지 소요되는 시간 및 전비, 배터리 용량과 주행가능거리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주행가능거리는 특히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완충 후 달릴 수 있는 거리에 따라 곧 다가올 명절 장거리 주행 시 휴게소 방문 횟수가 달라지니 말이다.
특히 이번 겨울 들어 전기차의 상온 및 저온 주행가능거리 차이가 재조명되고 있다. 추운 겨울에는 배터리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상온 대비 주행가능거리가 최소 10~20%, 심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다. 전기차 주행가능거리 인증 기준이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기로 악명 높은 환경부는 상온(25℃) 및 저온(영하 6.7℃) 주행가능거리를 함께 측정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중 저온 주행가능거리가 가장 긴 모델 10종을 살펴보았다.
기아 니로 플러스
제네시스 GV70
10위는 기아 니로 플러스가 차지했다. 64.08kWh 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후 저온에서 353km를 주행할 수 있다. 상온 주행가능거리 392km의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프론트 액슬에 싱글 모터를 얹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40.3kg.m를 발휘하며 복합전비는 5.3km/kWh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9위에 올랐다. 77.4kWh 배터리와 5.0km/kWh의 복합전비를 바탕으로 저온에서 353km를 달릴 수 있다. 니로 플러스와 동일하지만 상온 주행가능거리는 408km로 더 높아 9위로 분류됐다. 파워트레인은 듀얼 모터 구성으로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현대 아이오닉 5
제네시스 G80
8위는 현대 아이오닉 5다. 2WD 롱레인지 19인치 휠 사양 중에서도 빌트인 캠이 적용되지 않은 사양 한정으로 저온에서 399km 주행할 수 있다. 상온 주행가능거리 470km의 84.9%에 달하는 준수한 효율이다. 파워트레인은 77.4kWh 배터리와 후륜 싱글 모터가 탑재되었으며 복합전비는 5.9km/kWh다.
7위는 다시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가 차지했다. G80 전동화 모델은 복합전비가 4.3km/kWh에 불과하지만 GV70 전동화 모델보다 큰 87.2kWh 배터리를 얹어 상온 기준 433km를 달릴 수 있다. 상온 대비 저온 주행가능거리 비율은 무려 94.9%로 저온에서도 411km의 주행가능거리를 기록했다. GV70 전동화 모델과 마찬가지로 듀얼 모터 구성이며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낸다.
제네시스 GV60
현대 아이오닉 6
공교롭게도 6위 역시 제네시스 모델이다. GV60 스탠다드 2WD 19인치 휠 사양은 저온 주행가능거리 416km를 기록했다. GV70 전동화 모델과 같은 77.4kWh 배터리팩을 탑재했으며 복합전비는 5.1km/kWh에 달한다. 비록 상온 대비 저온 주행가능거리 비율이 88.5%지만 상온에서는 470km나 달릴 수 있으니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현대 아이오닉 6는 5위에 올랐다. 77.4kW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2WD 18인치 휠 사양은 상온에서 무려 544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저온 주행가능거리도 428km에 달한다. 상온 대비 78.7%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겨울에도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건 틀림없다. 공기역학에 공들여 5.9km/kWh까지 끌어올린 복합전비가 한몫했을 것이다.
테슬라 모델 Y
테슬라 모델 3
테슬라 차량도 순위에 들었다. 4위를 차지한 중형 SUV 모델 Y 롱레인지 사양은 85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니로 플러스보다 높은 복합전비 5.4km/kWh를 바탕으로 저온에서 432.5km나 달릴 수 있다. 상온 주행가능거리는 511km로 아이오닉 6보다 짧으나 84.6%의 준수한 상온 대비 저온 주행가능거리 비율을 기록했다.
3위 역시 같은 브랜드 차량이 이었다. 모델 3 롱레인지는 모델 Y 롱레인지와 같은 배터리팩과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대신 차체 중량이 274kg 더 가볍다. 복합전비는 5.0km/kWh로 더 낮지만 주행가능거리는 저온 440.1km, 상온 527.9km로 모든 조건에서 모델 Y 롱레인지보다 멀리 갈 수 있다. 상온 대비 저온 주행가능거리 비율은 83.4%로 나타났다.
기아 EV6
테슬라 모델 S
2위는 국산차가 거머쥐었다. 기아 EV6 가운데 롱레인지 2WD 19인치 휠 사양은 저온 주행가능거리가 446km에 달한다. 상온 주행가능거리 483km 대비 92.3%로 저온에서도 저하 폭이 낮은 편이다. 아이오닉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77.4kWh 배터리팩을 탑재했으며 복합전비는 5.4km/kWh를 기록했다.
대망의 1위는 테슬라 모델 S 롱레인지 플러스다. 저온 주행가능거리만 이미 461km로 웬만한 전기차들의 상온 주행가능거리와 맞먹는다. 상온에서는 520km를 주행할 수 있어 상온 대비 저온 주행가능거리 비율은 88.7%로 나타난다. 이번에 소개한 차량 가운데 가장 큰 100kWh 배터리가 탑재되어 4.5km/kWh에 불과한 복합전비는 별다른 방해 요소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