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전북 순창군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70대 남성 A씨가 운전하던 1t 트럭이 조합장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인파를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경찰은 A씨의 도주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같은 끔찍한 사고의 원인은 다름 아닌 ‘운전미숙’이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제동장치를 밟으려다 가속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한 것. 이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시야 및 반응속도 등이 저하됨에 따라 초래한 문제라 할 수 있는데, 다만 고령 운전자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16일 정부가 고령 운전자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이것’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의
절반가량이 고령층
경찰청이 조사한 최근 4년간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20년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7명보다 많은 5.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고령 사망자가 전체의 46%를 차지하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안전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고령 운전자 가운데 70세 이상부터 교통사고 위험도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 기간 64세 이하 비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9.7%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무려 19.2%가 증가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국회입법조사처 연구 보고서를 살피면 2025년이면 전체 고령인구의 절반가량인 498만 명이 운전면허 소지하게 된다고 말한 것.
이에 정부는 16일 ‘2023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발표하며,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에 나섰다. 고령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면허 자진 반납을 지속해 추진하는 한편 운전 능력을 평가해 특정 조건에서만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부 면허제’를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적성검사 결과에 따라
야간 및 고속도로 운전 제한
그렇다면 조건부 면허제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금지, 최고속도 제한, 첨단안전 지원 장치(ADAS) 장착 등 조건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연간 12억 원씩 총 36억 원을 투입해 외부 연구용역에 착수했는데, 2024년까지 연구 검토를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본격 도입하는 게 목표다.
해외 선진국 사례로 본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
한편 정부의 발표에 고령화 문제를 먼저 경험한 해외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는 고령자가 이론 교육과 도로 주행 시험을 모두 이수했을 경우 자택 주변 병원을 비롯한 교회, 커뮤니티 센터 등에 한해서 운전할 수 있도록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독일은 의사 진단에 따른 운전자에게 맞춤형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하고 있는데, 고령 운전자에게 가장 취약한 야간 눈부심을 호소할 시 주간 운전만을 허용한다. 또한 장거리 운전이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자택 반경 몇 km 이내에서만 운전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국내 관계자는 “여러 통계자료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70세 이후 운전 안전대책 기준을 높여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