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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Jun 24. 2021

"드디어 나왔다" 현대차가 공개한 신형 택시 살펴보니

국산차 중 몇몇 차량은 택시 모델이 따로 있다. 기본 모델에서 몇몇 옵션을 제외하는 대신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쏘나타와 K5는 한세대 전의 구형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랜저와 K8은 현행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국내법상으로는 모든 차량을 택시로 개조해 활용할 수 있지만 법인택시의 경우 대량으로 차를 구매하는 특성상 가격을 저렴하게 낮춘 전용 모델 외에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상태다. 


이제 법인택시에게도 선택지가 하나 더 증가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최근 전기차 아이오닉 5 영업용 모델을 출시하기로 한 것이다. 옵션을 몇 가지 제외해 가격을 낮췄으며, 여기에 영업용 보조금은 개인 보조금보다 더 나오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전자신문

아이오닉 5

영업용 가격 결정

최근 현대차가 전기차 아이오닉 5 영업용 모델 판매에 시동을 걸었다. 유출된 가격표에 따르면 기본적인 성능은 기본 모델과 차이가 없으며, ADAS 옵션 사양이 기본 품목에서 제외되었다.


그 외에 전방 주차거리 경고, 블랙 하이그로시 벨트라인 몰딩, 1/2열 이중접합 차음유리(전면 유리에만 적용), 열선기능이 포함된 가죽 스티어링, 유니버설 아일랜드, 전동시트, 앞좌석 통풍시트가 제외되었다.

선택 품목으로는 롱레인지 배터리, 컨비니언스, 현대 스마트 센스, 컴포트가 있다. 롱레인지 배터리를 제외하고 다 적용해야 일반 판매용의 아이오닉 5의 기본 사양과 거의 동일해지며, 고속도로 주행 보조는 2가 아닌 1만 적용되고, 유니버셜 아일랜드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


ADAS 사양이 기본 품목에서 완전히 빠진 점이 흠이다. 택시는 일반차에 비해 운행이 많은 만큼 사고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오히려 ADAS에 더 신경 써야 되지 않나 싶다.

영업용 모델의 가격은 일반과세자 기준으로 4,495만 원이며, 부가세를 감면받는 간이과세자 개인택시는 4,086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일반과세자는 일반 판매(4,695만 원)보다 200만 원 저렴하며, 개인택시는 일반 판매보다 609만 원 더 저렴하다. 


여기에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 가격은 더 낮아진다. 서울시 기준으로 일반인은 1,200만 원을 지급받는데 반해 택시 모델은 600만 원이 더 많은 1,8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합하면 서울시 기준으로 법인택시는 2,695만 원, 개인택시는 2,286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배출가스 감축과 더불어

넓은 실내공간, 저렴한 가격까지

택시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많다 보니 배출가스도 그만큼 더 많이 배출한다. LPG 모델이라도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이산화탄소는 나온다. 전기택시 1대를 도입할 때마다 약 21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 서울시도 이러한 장점을 내세워 일반 전기차 보조금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 외에도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한 덕분에 실내공간이 넓어 택시 승객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며, 보조금을 지급받을 경우 쏘나타/K5 택시와 가격 차이도 크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옵션 사양도 몇몇 품목이 기본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쏘나타/K5 택시에 비하면 훌륭한 편이다. 또한 엔진오일 등 몇몇 소모품은 교체할 필요가 없으며, 충전요금 역시 LPG 대비 저렴하기 때문에 유지비도 적게 든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아이오닉 5 택시는 위와 같은 장점이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아직 존재한다. 먼저 짧은 주행거리다. 택시는 일반 차보다 주행거리가 많지만 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는 그렇게 길지 않다.


스탠다드 기준으로 342km, 롱 레인지 기준으로 429km이다. 특히 법인택시는 온종일 쉬지 않고 운행하기 때문에 더욱 짧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겨울철 되면 스탠다드 기준으로 주행거리가 292km까지 떨어진다. 코나/니로 전기택시를 기존에 운행하던 택시기사도 주행거리 문제 때문에 겨울철에 히터를 틀지 않는 문제점이 보도되기도 했었다.

또한 서울은 그나마 충전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편이지만 지방으로 내려오면 충전 여건이 아직까지 열악한 편이다. 특히 군 단위에서는 군청이나 면사무소 아니면 정말 충전할 곳이 거의 없다. 전국적으로 전기 택시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자체별 보급 목표가 적은 점도 문제점이다. 한정된 예산 내에서 보조금 지급을 집행하다 보니 전기택시 보급 수량이 적은 편인데, 지난달 말, 서울시가 시행한 전기택시 2차 보급에 200대를 편성했는데, 하루 만에 모두 소진되었다. 


반도체 부족난 역시 문제점이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반도체가 더 많이 들어가는 만큼 반도체 부족난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 보니 생산량도 한정적이다. 현재 아이오닉 5는 2~3만대 가량이 대기 중인데, 한 달에 생산되는 양은 2천여 대에 불과하다.

쏘나타, K5 택시

전기 택시가 대체하나?

아이오닉 5가 택시로 나오기 때문에 형제차인 EV6 역시 택시 모델로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거기다가 쏘나타와 K5는 현행 모델을 택시로 판매하지 않겠다는 방침 때문에 구형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거기다가 가격도 거의 비슷하면서 옵션 사양은 앞서다 보니 쏘나타/K5 택시를 아이오닉 5/EV6 택시로 대체하고 단종할 수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물론 바로 단종되는 것은 아니다. 쏘나타/K5 택시가 단종되면 내연기관 택시 모델은 그랜저와 K8이 남는데, 차가 크고 배기량이 낮아 유지비가 많이 들며, 차 값 차이도 꽤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현재 아이오닉 5 일반 보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 부족난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전기차 생산량이 많아지면 그때 고려해볼 수 있겠다. 여러 가지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코나/니로 전기택시도 어느 정도 잘 운행하고 있다 보니 앞으로 택시도 대 전기차 시대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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