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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Nov 03. 2021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난데없이 불거진 요소수 대란

그야말로 “비상사태”가 터졌다. 이 사태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요소수’이다. 디젤 차량에게는 필수적인 이 요소수가, 요즘 디젤 차주들의 심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중국 무역 전쟁’ 때문이다. 


중국과 호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석탄이 부족해진 중국은, ‘석탄 수출 제한’이라는 돌덩이를 내던졌다. 결국, 그 파장은 한국의 요소수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오늘은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이유와 현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한 번에 파헤쳐 보도록 하겠다. 

오마이뉴스 / 한국과 중국 국기

중국에서 촉발된 

요소수 부족 사태 

현재 중국과 호주는 무역 전쟁 중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 석탄이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레 석탄을 원재료로 한 요소수도 물량이 부족해지게 되었다. 이에 중국은 최근 요소에 대한 수출 제한에 나섰다.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은 국내 요소수 제조사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국내 요소수 제조사들이 요소 전량을 오직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소수 제조사들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은 전체 수입량의 66%에 육박한다. 그 외는 인도네시아와 카타르 등에서 수입하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중국이 요소 수출 제한을 풀지 않거나 다른 요소 수입 경로를 뚫지 않으면 한국은 요소수 부족으로 큰 혼란을 겪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YTN 뉴스 / 요소수 설명

그래서 

요소수가 뭔데?

그렇다면, 요소수는 대체 무엇일까.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부착되는 저감장치에 필요한 촉매다. 저감장치의 종류로는 SCR과 EGR, DPF 등이 있는데, 특히 이 SCR에서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는 질소산화물은 물론, 엔진에서 많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약 65%~85% 줄이는 데에 효과가 있다. 따라서 디젤 차량 운전자는 요소수를 지속적으로 차량에 주입해 주어야 하며, 만약 요소수가 부족해지면 시동에 제한이 걸리게 된다. 즉, 요소수가 부족하면 디젤 차량은 운행에 굉장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보이즈오토모빌/ 요소수 주입 모습
엔카매거진 (좌) / 화물 트럭과 디젤 차량

승용차와 화물차는 

요소수를 얼마나 사용할까?

같은 디젤을 사용하더라도, 승용차와 화물차의 요소수 소비량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SUV 등 디젤 승용차는 요소수 10L를 넣으면 평균 1만~2만km 정도 운행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진짜 문제는 화물차에게 있다.


대형 화물차는 소모량이 많아 600~700km마다 10L를 넣어야 하는 데다가, 운행거리 자체가 길기 때문에 수시로 요소수를 주입해 주어야 한다. 한 화물트럭 운전자는 “사업 때문에 화물트럭이 꼭 필요한데, 요소수 대란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 경제 상황도 어려운데, 일주일 만에 요소수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라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YTN 뉴스 / 요소수 판매 제한

요소수 품귀 현상에 

사재기도 일어나 

업계에 따르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7천 원에서 만 원사이에 구매할 수 있었던 요소수 10L는 현재 5만 원에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이미 네이버 쇼핑 등 온라인 쇼핑몰 대부분에서는 요소수가 품절된 상태다. 


이는 요소수 부족 사태를 알게 된 화물차 및 디젤 차량 소유주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요소수가 현재보다 더 적게 유통되게 될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이에 요소수 판매업체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요소수가 일시품절되어 소비자 한 명당 구매 수량을 세 개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미 다른 업체들도 구매 수량을 한 사람 당 1~2개로 제한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 주유하는 모습

휘발유 차량 소유주도 

안심할 일 아냐 

혼란에 빠진 디젤 차주들을 보며 어떤 네티즌은 “난 휘발유차 타서 괜찮지”, “전기차 타면 이런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나는 디젤차 아니니까 상관 없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요소수 대란은 요소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휘발유 차량에 주입해야 하는 휘발유도 결국 디젤 화물차가 운반해서 주유소로 배송하기 때문에, 디젤 화물차가 요소수 문제로 멈추게 되면 휘발윳값도 자연스레 상승하게 된다.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의식주 관련 모든 것들이 디젤 트럭을 통해 배송되고 있기 때문에 디젤 트럭이 멈추면 모든 이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되게 된다.

헤럴드경제 / 택배 대란

이대로면 

물류 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요소수 대란이 지속되면 결국 ‘물류 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택배, 건설, 화물등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분에서 디젤 트럭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요소수가 부족하게 되면 모든 배달과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물류가 부족하게 되고, 이는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요소수 대란은 디젤 차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이다. 


한 요소수 제조사 관계자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12월부터는 시중에 유통되는 요소수 물량도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택배차를 비롯한 화물차의 반절 이상이 멈추게 되고, 지게차나 포크레인, 레미콘, 소방차 등 특수차량도 절반은 운행할 수 없게 된다”라고 전했다.  

motorbiscuit / 현대자동차 로고
flickr (좌) TRANSPORT TOPICS (우) / 스카니아 로고와 볼보트럭 로고

관련 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 중 

현대자동차와 볼보트럭, 스카니아 등 화물트럭 제조업체들도 사태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화물트럭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요소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면 신속히 대응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요소수 대란에 더욱 가까이 있는 요소수 판매업체 관계자는 “우선 3개월 정도 버틸만 한 요소수 재고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 아직 공급상에 문제는 없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악영향을 피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공급망의 다변화 등의 방법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화물차를 포함한 디젤 차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달이면 동난다는데, 기름값 오르고 요소수값 오르면 화물차 하는 사람들은 다 죽으라는 거네요”, “굴삭기도 요소수가 필요해서 건설쪽도 타격이에요”, “디젤 차주인데 요소수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등 요소수 대란에 대해 불안해하는 반응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디젤 차주 이외의 소비자들도 현 상황을 우려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건 우리 모두에게 타격이 오는 거다”, “결국 물가까지 영향 미치겠네”, “택배 배송 대란도 일어날 듯” 등 요소수 대란이 일상생활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는 의견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촉발된 요소수 부족 대란. 과연, 현 사태가 언제쯤 진정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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