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동방의 작은 국가에서 만들어낸 자동차는 오늘날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라 불리는 북미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자동차들과 경쟁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밀리지 않고 저력을 발휘하는 국산 자동차를 보면 가슴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편, 세계 시장에서 우수한 상품성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국산차들이 있다. 애초에 제작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하여 국내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차들의 국내 출시를 바라는 소비자들이 꽤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해외에만 출시된 국산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북미 시장을 강타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
사람들이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북미 시장 출시 국산차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차가 있다. 북미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텔루라이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텔루라이드는 대형 SUV의 강력한 성능과 안정성, 듬직하고 깔끔한 외관으로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국산차이다.
높은 인기로 인해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여 주문이 밀리는 일은 예사로 벌어질 정도였다. 작년 한 해 동안 텔루라이드는 무려 6만 대가 판매되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2만 6,667대가 판매되었다. 2020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에 선정되며 상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국산차로선 최초로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북미 시장 전용으로 출시된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 측은 당분간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는 없을 것이라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공장 가동 포화, 노조의 반대 등 여러 가지 설이 돌고 있다.
그중에서도 모하비 때문에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현재 국내 대형 SUV 라인엔 모하비가 존재하며 인지도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동급인 텔루라이드를 들여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네티즌들은 “모하비보다 훨씬 낫다”, “나오기만 하면 폭발적으로 팔릴 텐데”등의 반응을 보이며 국내 출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직수입 업체를 이용하여 웃돈을 주고 텔루라이드를 들여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이다.
인도 소형 SUV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쏘넷
해외 시장에만 출시되어 높은 성과를 올린 차량은 텔루라이드뿐만이 아니다. 최근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쏘넷은 인도의 소형 SUV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인도에서 열리는 2020 인도 델리 오토 엑스포에서 쏘넷의 콘셉트카가 최초로 공개되었다.
이미 인도 소형 SUV 시장에서 셀토스를 통해 어느 정도 입지를 차지하고 있던 기아자동차가 시장에 쐐기를 박기 위해 새로운 차량을 출시하고 나선 것이다. 이후 콘셉트카 공개로부터 6개월이 지난 8월, 소형 SUV 쏘넷이 콘셉트카와 거의 유사한 모습으로 시장에 공개되었다.
쏘넷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출시 2개월 만에 총 5만 대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당초 연간 판매 목표치인 7만 대에 근접한 수치를 2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후 인도 시장에서의 기세를 몰아 베트남 시장으로까지 진출을 고려하는 등 당분간 쏘넷의 성공 가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인도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쏘넷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쏘넷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 베뉴보다 낫다”, “디자인이 깔끔하게 잘 나왔다” 등 디자인에 대한 칭찬을 주로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 스토닉과 비교하여 “스토닉도 이렇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등의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쏘넷의 국내 출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핫 해치 i30 N은
유럽 시장을 강타했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차종은 SUV이다. 그렇다면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무엇일까? 바로 트렁크 공간이 차체와 이어져 공간 활용성이 높은 해치백이다. 마트까지 거리가 멀고, 여가 및 레저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짐을 싣기 용이한 해치백 스타일이 선호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에 맞추어 현대자동차에서 유럽 시장을 겨냥한 해치백, i30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2017년 7월, i30의 성능 강화 모델 i30 N을 출시하였다. i30 N은 기본 모델이 240마력, 퍼포먼스 팩 모델은 275마력에 달하는 높은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외신들은 i30 N에 대해 재미와 실용성을 동시에 잡은 훌륭한 핫 해치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i30 패스트백
N 브랜드의 세 번째 라인을
장식할 예정이다
i30의 고성능 모델, i30 N이 공개될 때 패스트백 모델도 함께 공개되었다. 패스트백 모델은 전면에서 트렁크 끝까지 완만한 라인으로 이어진 차량을 통칭한다. 일반적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차체에 많이 적용되는 구조이다.
보통 2도어 쿠페나 4도어 세단으로 디자인되지만, i30 패스트백은 트렁크 도어까지 합쳐 총 5도어 패스트 백으로 제작되었다. 이후 2018 파리 모터쇼를 통해 성능 강화 버전인 i30 패스트백 N이 모습을 드러내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만나보기 힘들 전망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i30, 벨로스터 등 해치백 모델은 단종된 상황이며 i30 N, 패스트백 모델은 해외 시장에만 출시되었다. 국내 시장에 남아있는 해치백 차량은 벨로스터 N, 기아 K3 GT, 모닝, 스파크 정도뿐이라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많지 않다.
때문에 유럽 시장에서 호평받았던 i30 N, i30 패스트백 모델을 국내에 출시해달라는 목소리도 종종 들리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두 모델을 국내에서 만나보긴 힘들 전망이다. 대한민국은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해치백 판매량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i30이 단종되기 전 한 해 동안의 판매량은 1,427대에 불과했다.
국산차 시장을 선도한
현대기아차가
뭔가 보여줄 수 있길...
텔루라이드, 쏘넷, i30 N, i30패스트백 등 국산차는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주로 들리는 소식은 결함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현대기아차가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현대기아차가 잦은 결함 소식으로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모쪼록 현대기아차가 품질 경영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상품성이 뛰어난 자동차를 선보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수준을 높여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