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한 줄이 누군가의 한 달을 바꾼다
보고서를 쓰는 일은 늘 익숙한 줄 알았다.
하지만 팀장이 되고 난 후, 나는 한 문장의 무게가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처음 알았다.
어느 오후였다.
베트남 공장의 일정이 또다시 어그러졌다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예상보다 12일 지연.
12일이라는 숫자는 엑셀에서는 작은 셀 하나였지만,
현장에서는 12일 동안 더 뛰어야 하는 사람들의 시간이었다.
나는 자료에 이렇게 적었다.
“생산 일정은 지연 가능성이 있으나, 대응 가능 범위 내입니다.”
그 한 줄을 적는 순간, 나는 알았다.
‘대응 가능 범위’라는 말 안에
누군가의 야근, 누군가의 주말, 누군가의 건강이 들어 있다는 걸.
보고서를 통해 위에서는 ‘괜찮다’고 판단하지만
그 판단을 괜찮게 만드는 일은
항상 아래 사람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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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팀원 한 명이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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